고양시 소셜기자단으로 각 동네의 이색 가게를 소개할 때마다 꼭 한 곳은 독립서점으로 가보고자 하는데요.

그 이유는 우리 곁을 지키는 동네 책방을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오프라인 서점은 점점 사라지고,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만 살아남고 있죠.

그러다 보니 지나가다 문득, 혹은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잠깐 서점에 들러 책을 구경하는 일도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책을 가까이하는 게 어려워진 거죠.

또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읽는 시간마저 복잡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을 살아가는데 할애합니다.

저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점차 책 읽는 습관을 잊어가고 있는데요.

이럴 때라도 서점을 찾고 책을 만지다 보면 조금이나마 거리를 좁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고메북스>는 더욱 특별한 서점입니다.

고양시 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동네 책방이기 때문이죠.

북적북적한 주엽역에서 문촌마을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오면 수많은 계절을 지나온 ‘동부썬프라자’가 있습니다.

고즈넉한 가게들 사이, 아늑함이 느껴지는 <고메북스>가 보입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쓰기도 하는 이곳은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입니다.

벽면은 갖가지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정중앙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담하지만 워낙 책이 많아 세세히 둘러보면 시간이 꽤나 걸릴 듯합니다.

여느 독립서점처럼 역시 독립출판 서적이 눈에 띕니다.

다만 다른 서점과 달리 <고메북스>에서는 이곳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출간된 책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책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고메북스>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거죠.

“미식가가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처럼,

책으로부터 받는 문학적 행복을 담고 싶었어요.”

<고메북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꽤나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미식가, 식도락가’를 뜻하는 영단어 「gourmet」를 담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 같은 발음인 우리말 ‘고매하다’의 뜻도 가지고 있고요.

(고매하다: 인격이나 품성, 학식 재질 따위가 높고 빼어나다.)

서점 안은 책방지기인 정경혜 시인의 취향으로 가득합니다.

독립출판 서적을 주로 판매하지만 일반 서점에서도 볼 수 있는베스트셀러, 에세이와 시집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책방지기가 읽은 책 중에 살면서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을 꼽아 가져다 놓았다고 합니다.

책을 구경하다 보면 이렇게 책방지기가 써놓은 메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가에 대한 정보일 수도 있고, 그 책을 읽고 느낀 점일 수도 있죠.

저는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는가,’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독서라고 생각하는데요.

확실히 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읽으면 배경이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쉬워질 듯합니다.

이곳은 정경혜 시인의 꿈이 실현된 공간입니다.

책을 읽고 쓰는 공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고메북스>의 시작인데요.

그 바람으로 시작한 서점이 어느새 6년의 시간이 흘러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서점이 되었습니다.

책방지기의 꿈은 점점 확장되어 지금은 책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람들의 꿈도 실현하고 있습니다.

바로 <고메북스>에서의 다양한 모임을 통해서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한 권으로 책으로 만드는 것까지 모두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책을 “읽는” <북클럽>이 있습니다.

정해진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활동이죠.

수요일에 진행하는 수요 북클럽과 토요일에 열리는 토요 북클럽은 격주로 모여 한 달에 두 권정도 책을 읽는 모임입니다.

‘고양시의 알쓸신잡’이라고도 불리는 철학 모임은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활동이라고 합니다.

마니아 북클럽에서는 한 작가의 작품을 한 달에 한 권씩 읽어 6개월 동안 6권을 읽는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읽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벽에 써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애독자들도 읽기 어렵다는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도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쓰는” 모임입니다.

에세이와 시, 두 분야로 나누어서 진행되는데요.

에세이는 외부 작가분이, 시는 책방지기인 정경혜 시인께서 직접 진행합니다.

특히 시 모임에서는 작품들을 모아 곧 동인지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고 하나의 작품을 써낸 분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드는” 활동도 이루어집니다.

작품을 책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한 독립출판 워크숍입니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 사진, 만화 등 자신의 창작물 어떤 것이든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출간된 책은 <고메북스>에서 판매도 가능하죠.

<고메북스>의 읽고, 쓰고, 만드는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은

서점의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메북스>라는 이름에 담긴 뜻처럼 책방지기께서는 음식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데요.

음식과 관련된 책을 큐레이션 해놓은 이 구역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음식은 사람과 떼어놓을 수 없죠.

음식을 먹고 느낀 맛과 향으로 그날을 추억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마들렌의 향을 맡고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죠.

또, 우리는 어떤 음식을 보고 작품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예를 들어 설렁탕을 보고 작가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떠올리는 것처럼요.

이렇게 책을 읽으며 음식에 관련된 장면을 따로 메모해 둔다든지,

어떤 색깔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색다른 책 읽기 방법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책방지기와 한참 이야기하며 책을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본 시간이었습니다.

짧게나마 북클럽을 경험해 본 것 같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끝으로 책을 읽는 분들 혹은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요즘은 책을 잘 읽지 않아 아쉬워요.

본인 수입의 1%라도 책을 읽는 것에 써보는 건 어떨까요?”

덧붙여 책방을 어려운 곳이 아니라 자신이 읽은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편안한 공간으로 생각하길 바란다고도 하셨는데요.

보다 많은 분들이 책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는 건

언제든 다리를 건너 자신에게 오라는 초대장과 같은 게 아닐까.”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독립서점, <고메북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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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470 동부썬프라자 B동 128호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12시~18시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제6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하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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