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공릉천 문화체육공원 맞은편에는 필리핀군 참전기념비와 추모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6·25 전쟁에 참전한 필리핀군 1,496명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해 1974년 국방부가 건립한 조형물이며, 2003년에는 국가현충시설로 지정되었습니다.

기념비는 높이 17m, 기단 높이 4.5m, 기단 둘레 27m의 규모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쪽 탑신에는 전투 장면이 부조로 새겨져 있습니다. 탑 기단에는 약 50명의 인물이 표현된 부조 조각이 둘러져 있고, 필리핀 고유의 전통문화 요소와 자유, 평화의 상징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 조형물은 고(故) 이일영 조각가의 작품으로, 예술성과 상징성을 함께 갖춘 구조물입니다.

기념비 주변에는 6·25 전쟁 당시 함께 싸운 16개국의 국기들이 함께 걸려 있어, 이 공간이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가진 장소임을 느끼게 합니다. 맞은편에는 태극기공원이 있어 이 일대가 자연스럽게 ‘기억의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공릉천 문화체육공원과 연결된 산책로가 가까워 접근성도 좋고, 가볍게 들러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기념비 인근에는 조선 태종의 아들인 성령대군 묘, 그리고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고려 말 명장 최영 장군의 묘소도 함께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사 유적은 고양 지역의 정체성과 함께, 전쟁의 기억과 인물을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자녀와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고, 자연 속에서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 좋은 장소입니다.

직접 방문해보니 기념비는 화려하거나 크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공간 속에서 조형물이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조각과 구조물만으로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전해졌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러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양시에 이처럼 조용하고 의미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잠시 머무르며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장소로,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을 지나는 분들께도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2025년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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