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가을이 찾아오는 9월에 만나본 대전 뿌리공원에서 열린 풍류와 풍물놀이
‘풍물 친다’·‘풍장 친다’는 말은 모두 농악기를 두드리며 노는 것을 뜻하며 풍물놀이 역시 농악기를 가지고 판을 벌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꽹과리·징·장구·북 네 가지 악기와 나발, 태평소, 소고 등의 악기가 풍물의 기본 구성이라고 합니다.
대전문화재단은 오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대전 명소 5곳의 야외공연장에서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첫 공연을 보기 위해 대전 뿌리공원으로 발길을 해보았습니다.
뿌리공원은 성씨별 조형물과 함께 사신도, 12 지지를 형상화한 뿌리 깊은 샘물, 잔디광장과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음악이 들리는 곳을 따라서 가다 보니 오리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 바로 옆의 야외무대에서 풍류와 풍물놀이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전문예술 단체이며 퓨전국악그룹 '풍류'는 전국에 수많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 팀이라고 합니다. 오리배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돌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9월의 첫 주말 뿌리공원에서는 9월 2일 퓨전국악그룹 풍류(국악으로 떠나는 오감만족 일상회복 콘서트 ‘풍류가 있는 날’), 신명풍무악(희희-낙락, 대전연희콘서트, 시민과 함께하는 풍물잔치)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한 You Raise me up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크릿 가든의 롤프 뢰블란(Rolf Løvland)이 편곡을 하고, 브렌던 그레이엄(Brendan Graham)이 가사를 쓴 노래 you raise me up은 롤프 뢰블란은 원래 아일랜드의 민요인 런던데리의 노래를 편곡하여 기악곡을 만들고 그 제목을 "Silent Story" (사일런트 스토리, 조용한 이야기)로 하려 했다고 한다.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웨스트라이프의 5번째 앨범인 Disneynature Chimpanzee Soundtrack의 첫 번째 싱글이었습니다.
첫 번째 팀 공연이 끝나고 30분이 지나 풍물놀이를 드디어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럿이 어울려 즐기는 풍류는 한판 흐드러지게 놀고, 그 속에서 시작(詩作)과 음악이 교류되며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내놓을 수 있는 마당이 진행되었습니다.
풍물의 다른 뜻은 풍광경물(風光景物)이나 풍속물산(風俗物産)의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퓨전국악그룹이 다소곳한 공연이라면 풍물놀이는 조금 더 다이내믹하고 관객들과 함께하는 공연입니다.
가을바람이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지나가는 것이 바로 풍류라고 합니다. 속되지 않고 운치 있는 일이나 음악이 바로 바람 ‘풍(風)’ 자와 물 흐를 ‘유(流)’자가 합쳐져서 된 풍류입니다.
이곳 뿌리공원의 수려한 풍광을 만들어내는 자연만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 풍류입니다. 풍류란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 멋이 있는 것, 음악을 아는 것, 예술에 대한 조예, 여유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기도 합니다.
수려한 가을날 풍경과 국악의 선율이 어울리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줄풍류·대풍류는 악기 편성을 뜻하고, 사관풍류는 악곡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풍류를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사람을 풍류객이라고 표현합니다.
풍류라고 하는 것, 그리고 풍물이라고 하는 것은 삶에 생명이라는 생물학적인 개념과 한 멋진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치원이 설파하였던 풍류는 멋 혹은 삶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국가를 위하여 태평을 이룩하시매 종고(鐘鼓)를 가져 스스로 즐기셔도 술에 취하고 음악을 즐김이 아니어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시려고 철을 가려 의식을 거행하는데 풍물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23일은 대청댐 분수대 공연장에서 전통타악그룹 '굿'과 남사당 대전지회의 공연이 진행되는데요. 깊어가는 가을, 대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문화공연을 무료로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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