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연대, 이대, 서강대 등 대학가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젊음이 떠오릅니다.

엠티를 가기 위해서는 신촌역에 모여야 했고,

만나의 장소는 독수리 다방이었습니다.

그 시설 청춘들의 기차역은

신촌관광안내센터로, 독다방은 2층에서

8층으로 전망 좋은 카페로 변했습니다.

그때는 신촌역사

지금은 신촌관광안내센터

▲ 구 신촌역사와 현 신촌관광안내센터 모습

신촌에는 2개의 기차역이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인근에 있는 역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입니다.

연세대 인근에 있는 역은 서울역에서

문산역으로 오고 가는 경의중앙선 신촌역입니다.

현재의 경의중앙선은 첫 번째 사진에서

나오는 오래된 작은 역사가 아니라,

그 뒤로 보이는 대형 역사로 들어가야 합니다.

새로운 역사가 생겼는데,

왜 옛 역사가 남아있는 것일까요?

2007년 역사 주변으로 대규모 쇼핑몰과

함께 새로운 민자 역사가 들어서면서,

구 신촌역사는 운영을 종료했습니다.

운영은 끝났지만,

구 신촌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남아 있는 건물 가운데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 경의중앙선 신촌역으로 들아가는 입구/구 역무실 현 여행자 쉼터/옛 신촌역사의 모습

1903년에 개통한 구 신촌역사는

용산-신의주 간 경의선에 속한 철도 역사입니다.

등록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된 건물은

전형적인 식민지 근대 건축물로

1920~1930년대의 조적법, 목재 지붕틀,

창호, 굴뚝 등의 원형이 잘 남아있습니다.

연면적 199.4㎡의 단층 건물로

서울 역사보다 5년 앞서 지었습니다.

즉, 구 신촌역사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입니다.

큰 바위 얼굴은 많이 들어봤지만,

큰머리 얼굴(역사)은 처음입니다.

구 신촌역사는 큰 덩어리 하나로

이루어지는 큰머리형 역사입니다.

대칭과 비례를

잘 살려 어디서도 눈에 잘 띕니다.

비록 구 신촌역의 매표소와 역무실이

민자 역사의 출입구와 겹치면서 위치를

옮기게 됐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 예전 모습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추억네컷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요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역사가 아닌 관광안내센터로

싹 다 고쳤을 줄 알았는데,

곳곳에 예전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특히, 지붕은 전혀 손을 대지 않은 듯,

굴뚝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수상한 자는 즉시 신고합시다'라는

표어가 누군가는 반갑고,

누군가는 낯설게 느껴지겠죠.

예전에는 기차를 타기 위해 저 문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잠겨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대신 지금과는 많이 다른 교복을 입고,

기념으로 추억네컷을 남겨보세요.

직원에게 문의하면 무료 촬영이 가능합니다.

▲ 여행자를 위한 코너/ 여행자 쉼터에 있는 기도실과 세족실

예전 모습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새롭게 변신한

관광안내센터를 만나볼까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안내데스크가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여행 관련 책자와 함께

여행자 쉼터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 중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행자 쉼터에 있는

기도실과 세족실은 너무 생뚱맞으니까요.

이곳은 이슬람 문화권 관광객을 위한 공간입니다.

기도하기 전에 손발을 씻어야 해서

세족실이 함께 있습니다.

기도실은 남녀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 여행자를 위한 분야별 안내 책자

여행자 쉼터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여행자를 위한 분야별 안내 책자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박물관과 미술관을 시작으로,

관광과 체험 그리고 지도와 가이드북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여행 정보를 구할 수 있지만,

분야별로 정리된 책자가 가끔은

더 빠르기도 합니다.

서대문구 블로그 서포터즈답게

안산자락길 관광안내도가 눈에

확 들어왔다는 거, 안 비밀입니다!😄

그때는 엠티를 가기 위해 신촌역사에 모였다면,

지금은 서울 여행을 하기 위해

신촌관광안내센터로 모이겠죠.

시대도 건물도 변했지만,

신촌 = 젊음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듯하네요.

전망 좋은 카페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온 독수리 다방

▲ 독수리 다방 외관/옛 독수리 다방은 흑백사진 속에서 찾아요/편지를 주고받았던 그때 그 시설을 재현

독수리 다방은 1971년 음악다방으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1970~80년대 대학생들의 아지트로,

1980~90년대는 연세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서강대 등 신촌 대학가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 이상으로

추억 속 미팅의 장소이자 각박한 현실을

고민하고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신촌 문화의 상징이었던 이곳은

별다방과 같은 커피 체임점에 밀려 33년

(2005년) 만에 자진 폐업을 했습니다.

추억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던 독수리 다방은

2013년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건물 외관에 내부까지 그때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합니다.

독수리 다방은 그 시설 신촌을

대표하는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이야 전화나 문자로 바로 연락을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이었습니다.

없다고 연락을 못 했을까요?

그 시절 우리에게는 독수리 다방이 있었습니다.

다방에 있던 게시판에 전할 말을 편지로

써서 꽂아 두면 상대방이 와서

그 편지를 확인합니다.

1970~80년대 독수리 다방은

아날로그 시대 카톡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8층에 있는 독수리 다방 입구/현재의 독수리 다방 내부/흑백사진으로 남아있는 그 시설 독수리 다방

예전에는 2층 건물이었다는데,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와야 합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그 시설로 시간 여행을 떠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름만 독수리 다방일 뿐,

옛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빛바랜 흑백사진이 독수리 다방임을

인증하고 있었습니다.

▲ 테라스에서 바라본 신촌 풍경/경의중앙선 신촌역으로 들어가는 기차

구 신촌역사도 독수리 다방도

그 시절의 추억은 없습니다.

엠티를 가기 위해 신촌역으로 오지 않았고,

독수리 다방 게시판에 편지를

꽂아 둔 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 세대이니까요.

그 시절의 추억은 없지만,

오늘부터 1일로 해서 새롭게 바뀐

독수리 다방과의 첫 추억을 만들려고 헙니다.

그때는 2층 건물로 전망은 꿈조차

꾸지 못했을 테지만, 지금은 테라스가 있는

8층 건물로 신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전망 좋은 카페에 있으니,

굴다리를 지나다니면서 소리로만 듣던

기차를 실제로 보게 되네요.

그 시절의 독수리 다방은 흑백사진만

남아있는 줄 알았는데, 메뉴판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메리카노는 블랙커피로,

카페라테는 밀크커피로 그리고

그 당시 히트 상품 딸기 주스는 딸기 셰이크로

이름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맛있습니다.

구 신촌역사는 엠티의 시작점에서

신촌관광안내센터가 되고, 독수리 다방은

만남의 장소에서 전망 좋은 카페가 됐습니다.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그리움이 된다고 합니다.

달라지고 변했더라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그립지 않고 반갑고 행복하니까요.

<사진, 글 : 서대문구 블로그 서포터즈 '남혜경'>

{"title":"그 시절 청춘의 추억을 찾아 \"구 신촌역사&독수리 다방\"","source":"https://blog.naver.com/sdmstory/223098418586","blogName":"서대문구청..","blogId":"sdmstory","domainIdOrBlogId":"sdmstory","logNo":223098418586,"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