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조용한 시간 속을 걷는 논산여행지 은진향교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싶을 때가 있곤 한데요.
오늘은 그런 날에 딱 어울리는 조용한 논산 여행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논산 은진면에 위치한 고즈넉한 공간, 은진향교입니다.
은진향교는 고려 우왕 6년(1380년)에 창건되어 조선 인조 20년(164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진 유서 깊은 향교예요.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들과 단정한 돌담길은 조선시대의 정신과 질서를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은진향교는 조용한 마을 길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도보로 천천히 걸으며 접근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시작이 됩니다.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 옆 공터에 주차하신 후,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오시면
논산의 정겨운 풍경과 함께 향교의 고요함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논산 시내와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한 은진향교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조선 시대 유교 교육과 제향의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지금도 단정한 품격과 정갈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향교 앞에 다다르면 세월의 흔적이 담긴 오래된 문과 그 너머로 흘러나오는 고요함이 마음을 차분히 내려앉게 해줍니다.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담 너머로 보이는 기와지붕과
정갈하게 쌓인 소담한 돌담이 이곳이 오랜 시간을 품은 장소임을 미리 말해주는 듯합니다.
햇살은 고르게 내려앉고 하늘엔 구름까지도 유난히 예뻤던 5월의 어느 날.
그 풍경 덕분에 향교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 한편에 잔잔한 설렘이 피어올랐습니다.
향교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단정한 한옥 건물이 조용히 맞아줍니다.
중앙에 위치한 이 건물은 명륜당(明倫堂)으로,
조선시대 유생들이 글을 읽고 학문을 익히던 향교의 중심 강당이에요.
명륜당을 중심으로 양옆에는 각각
동재(東齋)와 서재(西齋)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요.
전해지는 해석에 따르면 동재는 비교적 어린 유생들이, 서재는 나이가 많은 유생들이 거주했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은진향교의 전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명륜당을 중심으로 양옆에 동재와 서재가 마주하고
그 뒤편 언덕 위로는 대성전이 자리 잡고 있어
학문 공간과 제향 공간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이 질서 있는 배치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교육과 예(禮)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어요.
외삼문을 지나면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은행나무 보호수가
묵직한 기운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굵은 줄기가 세 갈래로 나누어진 이 나무는 그 자체로도 의미를 지니는 듯했고
무성한 잎사귀를 바라보다 보니 노랗게 물들 가을의 은진향교가 벌써부터 기다려졌어요.
은진향교에서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자리한 대성전(大成殿)입니다.
이곳은 공자와 유학의 성현들에게 제향을 올리는 공간으로, 지금도 정갈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조용한 시간이 참 좋았는데요.
고요한 돌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마주하게 되는 대성전의 단청은 처마 아래를 따라 정교하게 이어지며
흰색 벽체와 붉은 나무 기둥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청록빛과 붉은빛의 조화는 빛바래지 않은 듯 선명하고
그 위로 펼쳐진 맑은 5월의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눈부시게 느껴졌어요.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
대성전을 감싸고 선 대나무숲과 그 잎사귀들이 바람에 살랑일 때마다
이곳의 고요함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돌담과 햇살 따라 흐르는 단청의 색감, 그리고 대숲 사이로 부는 바람까지
조용한 시간을 걷는 논산 여행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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