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동해안 하면 많은 분들이 새해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장소인 울주군 '간절곶'이 가장 먼저 떠올릴 텐데요.

해안선의 총 길이가 약 184km에 달하는 울산 바다에는 해돋이 1번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재했습니다.

다만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해안선을 따라 각종 산업공단이 자리를 하면서 이런 삶의 모습들이 많이 사라졌지요.

2016년 대곡 박물관에서 열렸던 '울산 역사 속의 제주민'

그럼에도 울주군과 북구를 중심으로 바다를 기반으로 현재도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이들이 바로 '울산 해녀'입니다.

울산 해녀가 외지인들뿐만 아니라 울산 시민들에게도 많이 낯선 모습이지요.

하지만 현재도 제주 출신 3만여 명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울산입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한반도에서 제주 출신 해녀가 가장 많은 곳 중 한 곳이 바로 울산인 겁니다.

이런 울산 해녀를 주제로 2016년에 대곡 박물관에서는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으니 해녀 역사를 다룰 때 울산은 빠질 수가 없는 지역인 거지요.

한반도 해안 곳곳으로 제주 해녀가 '바깥 물질'을 나갔다

제주를 떠나 육지에 와서 살던 사람들을 '두모악'이라고 불렀습니다.

조선 시대부터 이런 두목악이 울산에 거주를 했는데요.

울산 최초의 인문지리서인 '학성지(1749년)'에도 기록이 되어 있을 만큼 제주 해녀의 울산 정착은 역사가 깊습니다.

조선 후기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임금에게 진상할 해물 채납이 필요 없게 되면서 울산의 '두목악'은 잠시 사라지는데요.

19세기 말 일본 어민들의 제주 해협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제주 해녀들의 본격적인 '바깥 물질'과 함께 다시 울산과의 인연을 이어 갑니다.

울산 바다 곳곳에 남아 있는 해녀의 집

19세 말 본격적인 바깥 물질이 시작되지만 바깥 물질할 수 있는 장소가 경남의 '기장', '울산' 두 곳으로 제한이 되었습니다.

이후 해녀 활동이 점차 왕성해지면서 벌이 나가는 지역도 넓어지게 되는데요.

당시 울산을 중심으로 한 경남 지역에 바깥 물질을 하는 제주 해녀의 70% 이상이 거주를 하게 됩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기에 지금도 울산 바다 곳곳에서 '해녀의 집'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거고요.

울주군 송정마을에서 활동 중인 해녀분들

울산 바다 곳곳에서 해녀의 집을 쉽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더라도 직접 물질하는 해녀는 막상 만나기가 일반적으로 쉽지가 않은 편이지요.

또 만나더라도 작업 중인 해녀분들을 붙잡고 이리저리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는 것도 쉽지 않고요.

이런 상황에서 울주군 송정마을에서 '해녀 체험' 프로그램이 새롭게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해녀 체험' 팸투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송정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울주군 송정마을

송정항에 위치한 바다 낚시터

울주군 간절곶 인근에 위치한 서생면 송정마을은 31번 지방도 '진하해수욕장과 ~ 간절곶'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004년 어촌정주항으로 지정되면서 대대적인 정비를 거쳐 해상 교통, 관광, 유통 기반 시설을 마련하게 되었는데요.

항 안에 위치한 바다 낚시터는 울산 울주군의 숨겨진 낚시 명소라는 역설적인 이름으로 인근 낚시객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입니다.

편리한 시설에 주차 공간도 좋고 참돔, 감성돔, 우럭 등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바다 가두리 낚시터이지요.

송정마을은 해파랑길 4코스 구간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뚜벅이 여행객들에 서생면 송정마을은 해파랑길 4코스 중에서 걷는 맛이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도 도보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울산 해파랑길 모든 구간을 도보로 걸어 봤는데요.

해파랑길 4코스 중에서 '간절곶~송정마을~대바위공원~진하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이 가장 좋더군요.

송정마을에 위치한 송정공원

송정공원

송정공원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특히 송정마을 옆 송정공원 시설이 무척 좋아서 뚜벅이 여행객들에는 해파랑길 4구간 최고의 쉼터로 꼽히는 장소입니다.

편의 시설도 좋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역시 무척 좋습니다.

울주군과 남구를 잇는 석유화학공단,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 동구 가장 끝 방어진 슬도까지 울산 대부분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이거든요.

해파랑길을 걷지 않더라도 한적하게 울산 바다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드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을 입구에 새롭게 들어선 '송정 활력 플랫폼'

해녀체험 장비들

체험 행사 시작 전에 미리 도착해서 송정마을을 한 바퀴 돌아 봅니다.

2022년 어촌뉴딜 300 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송정마을은 기반 시설 정비를 통하여 어업활동의 편의성과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다양한 지역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 활성화를 꽤 하고 있는데요.

이번 해녀 체험은 지역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라고 합니다.

마을 입구에 위치한 '송정 활력 플랫폼' 역시 어촌뉴딜 300 사업으로 새롭게 마련된 공간이고요.

체험 시간에 맞춰 팸투어 체험객들이 송정마을에 도착을 합니다.

행사에 대하여 잠시 설명을 들은 후 각자 해녀복과 장비를 지급받아 체험 준비에 나섭니다.

마을 산책 겸 준비 운동 시간

입수 전 준비 운동

체험 당일 남해안 전역과 '부산~울산' 동해안으로 해무가 정말 짙게 끼었는데요.

대기 기온이 급격히 오른 반면 수온은 많이 오르지 못한 이유로 차가운 해수면에 더운 대기가 부딪히면서 수증기가 응결한 것이 해무이지요.

이 말인 즉슨 수온이 아직은 많이 차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체험에 앞서 준비 운동 겸 마을 산책 시간을 잠시 가져 봅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준비 운동을 하고 입수를 시작합니다.

해녀 분들이 미리 입수하여 체험 준비를 마쳤다.

해녀 체험을 위해서 입수를 시작한다.

마을을 둘러보고 준비 운동을 하는 동안 오늘 체험을 이끌 해녀분들은 미리 입수해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이제 체험객들이 차례로 입수를 시작합니다.

체험객들 몇 명씩 나누어 해녀분들이 각각 데리고 다니면서 해녀 체험이 이뤄졌습니다.

우리가 해녀라고 부르는 이들이 모두 다 같은 해녀가 아닙니다.

해녀 사회에서는 '상군', '중군', '하군'으로 물질 기술에 따라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군은 수심 15m 이상의 바다, 중군은 수심 8~10m, 하군은 수심 5~7m에서 작업이 이뤄지는데요.

붉은 테확에 몸을 의지하여 바다로 나가는 거지요.

체험하는 이들 역시 물에 대한 친숙도 차이가 있겠지요.

이러다 보니 해녀 체험이지만 제법 수심이 되는 곳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가슴팍 정도 깊이 내에서만 체험이 이뤄지더군요.

물론 당일치기 짧은 체험이라는 한계도 있겠지요.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제주도 해녀학교 같은 본격적인 해녀 체험 프로그램도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가져 봤습니다.

체험을 마치고 저마다 테확을 들고나오고 있다.

체험 후 채취물을 확인 중이다.

1시간 남짓 바닷속 해녀 체험이었지만 그래도 테확 아래 붙은 그물망에는 제법 채취물들이 들어 있습니다.

마을 해녀분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저마다 오늘 밥값 했다는 뿌듯함이 가득한 표정들이더군요.

다만 열심히 채취한 것들은 개인이 가져갈 수 없고 전복이 들어간 해물 라면을 먹는 것으로 해녀 체험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대신 취재를 해주었다면 이날 꼭 해녀 아니 '해남' 체험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마을에 계시는 해녀 분들을 만나 해녀로서의 삶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물질이 이뤄지는 전 과정을 자세히 살피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팸투어 이후 부족한 부분들을 듣고 보완하여 7월부터 본격적인 송정마을 '해녀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울산을 대표하는 바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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