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전
울주 서생 송정항 해녀체험기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천혜의 영남알프스와 동해를 품고 있는 산업수도 울산.
빼어난 명소들이 많지만, 검푸른 동해의 백색소음이 번뇌를 씻어 주는 아담한 항구 마을,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는 숨은 아름다운 송정항이 있습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에 있는 작은 어항입니다.
한반도의 가장 동쪽에 자리를 잡은 서생은 아시아 대륙의 끝점입니다.
진하해수욕장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다 간절곶 1km 전에 있는 옛 잿골입니다.
송정항에서 지난 5월 21일 '어촌뉴딜 300사업 역량강화(SE)' 팸투어에 12명의 울주군 SNS 홍보단과 참가했습니다.
지역공간연구소 다온에서 지원하는 이번 해녀체험의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사양으로 접어든 해녀에 대한 새롭고 이색적인 체험이었습니다.
둥근 모양의 만(bay)을 형성하고 있어 바다쉼터 조성이 좋아 방파제, 물양장, 선양장, 송정 가두리 낚시터로 유명합니다.
송정마을은 앞바다에 해양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생선, 미역, 전복, 성게 등 해산물이 풍부해 현재 10여 해녀들이 남아 있는 전형적인 반농반어촌입니다.
송정항은 2004년 9월 23일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어선이 20척 이상이며, 어업의 근거지와 해상 교통이 관광 유통 입지여건을 갖춰 개발 잠재력이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22년 어촌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어 해양 체험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어촌·어항을 현대화하고 특화 개발을 통해 어촌의 활력을 높이는 지역밀착형 사회간접자본 사업입니다.
하루가 즐거운 바다 나들이 체험 거점 송정항을 비전으로 어항 시설 및 마을 환경 정비, 해양레저 체험장 조성으로 활력이 넘치는 어촌이 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어촌·어항 재생사업 관리 우수 지자체 평가'에서 우수상도 받았습니다.
어촌 소멸을 막고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행 중인 항입니다.
또 해양레저 체험장 운영을 위한 인명구조 자격증 등 인적자원 양성과 지역 특색을 반영한 소득사업 브랜드 개발 등 역량 강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울주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어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송정 해녀체험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교육실과 탈의실 등 시설이 있고, 바다가 훤히 보입니다.
해녀들에게 직접 물질을 배울 수 있는 ‘해녀체험’을 지도할 송정마을에는 10여 명 해녀가 보입니다.
해녀는 상군, 중군, 하군의 엄한 계급이 있습니다.
한 번에 2분 가량 잠수하는데 상군은 15m 이상, 중군은 10m, 하군은 7m에서 작업합니다.
등대와 테트라포드가 이색적인 경관입니다. 평화롭게 노는 갈매기 부부가 정겹습니다.
굽은 등에 진 테왁이 달처럼 보입니다.
평생을 물질로 살아온 해녀 등. 오랜 뭍과 바다를 디디며 망사리를 내려놓지 못한 등입니다.
테왁에 생을 지고 갈고리를 든 채 천 길 물속에 몸을 던진 해녀는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해녀체험은 여성의 강인함과 자연과의 공존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해녀 문화 경험. 해양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면서 어촌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기회였습니다.
해녀체험은 초보자용으로 2시간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센터 3층에 마련된 교육장에서 송정마을 출신 젊은 여성 강사의 강의를 경청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해송이 많아 송정마을로 명명되었지만, 옛 이름은 기와를 굽던 곳이어서 잿골이라 부릅니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대부분 서생리 등 다른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어업도 겸하고 있습니다.
해녀 체험에 앞서 송정마을에 있는 송정공원을 돌아봤습니다.
차분한 하루를 보내려면 송정공원만한 곳도 드물지 싶습니다.
검푸른 서생 바다와 송정항, 그리고 초록빛 잔디, 연초록 나무와 향긋한 풀 내음이 이 공원의 장점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해변 위 둔덕에 조성된 공원과 산책로는 자연 친화적이고 쾌적했습니다.
싱그러운 산과 바다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공원은 정성이 가득 담긴 포토존과 예술품 같은 조경이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서 울주 3대 공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바람개비 광장 포토존이 반깁니다. 성처럼 쌓은 모형이 인상적입니다.
바다 입수 전에 고무 옷, 물안경, 신발, 테왁과 망사리, 호흡기, 허리에 차는 납덩이 등 챙겨야 할 준비물이 많았습니다.
고무 옷을 입으면서 해녀가 되어 갔습니다.
몸이 조여오고 걸음걸이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해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합니다.
바다에 들어서자 우선은 차갑습니다.
해녀들이 호흡법과 잠수를 일러줍니다.
내 안에 숨비소리가 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해산물을 직접 따서 눈으로 보니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물질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입수해 숨을 참고, 수압과 물살을 이겨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또 짧은 체험이었지만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바다에는 미역이 많았습니다.
일반 미역에 비해 쫄깃하고 비린내가 적어 인기인데 3월에서 5월이 가장 맛있다 합니다.
품질이 좋은 이유는 바다 수온이 차고 조류가 강할 뿐만 아니라 햇빛이 잘 드는 수심 얕은 바위에 자라기 때문입니다.
송정 해녀들은 자연산 돌미역, 전복, 성게를 채취하기 위해 물질을 하고 있습니다.
얕은 송정마을에 파도가 들려주는 환상의 오케스트라와 백색소음이 들려옵니다.
싱싱한 수산물이 자라는 바다 밭에는 어촌 뉴딜사업으로 '레저관광형 어촌'의 희망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이 나를 껴안아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바다는 적의 침입을 두려워하듯 으르렁거렸습니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바다의 숨비소리 같았습니다.
뒤웅박인 테왁이 바닷물에 출렁이며 떠 있는데 너울 타는 이랑에 핀 바당 꽃 같았습니다.
잠수했다가 올라와 테왁을 껴안고 숨비소리를 냈습니다.
힘겹게 뿜는 호요 바람 소리가 비파 음 같았습니다.
해녀의 속을 비워내는 도저한 소리에 파도가 부서졌습니다.
속을 채우기 위해 사는 세상에 비워야 하는 해녀의 속은 얼마나 깊기에 그 많은 숨비소리를 담는 걸까요.
‘저승에서 돈 벌어 이승에서 쓴다.’라는 해녀 일생은 숨비소리로 점철됩니다.
악마의 뱃속 같은 바다에 들어간 해녀에게는 부여된 숨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와 거부할 수 없는 소리입니다.
송정항 해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뜻깊었습니다.
연료하신 그분들의 체취에서 바다가 터전이고 해녀는 운명임을 느꼈습니다.
단순하지 않은 그들의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바닷속이 미끄러운 바위여서 오랫동안 체험은 못 하고 밖으로 나오자 성취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숨을 참았다 내는 숨비소리와 안전하게 괴는 테왁은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바다는 해녀들과 공존하는 삶의 터전임을 체감했습니다.
해녀 문화와 삶도 함께 체험했습니다.
파도와 갯바위가 만들어 주는 물거품의 묘미가 압권이었습니다.
거친 파도가 삼키면 파도 소리 들리는 송정마을 바다. 인생도 갯바위처럼 닳았지 싶습니다.
주상절리를 닮은 갯바위부터 상큼하게 생긴 갯바위가 참선에 들었습니다.
바다에 물수제비를 떠보지만 거친 파도가 삼켜 버립니다.
사진을 촬영해 준 지역공간연구소에 감사를 드립니다.
연안 보전과 해녀체험을 돕는 관광사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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