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대한민국 최초로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20세기 후반의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지역이자 지금도 외지인들에게는 여전히 그런 느낌이 강한데요.

하지만 20세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1997년 광역시로 승격이 되면서 커다란 전환을 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생태 도시'로 말이죠.

당시 이런 구호가 시민들 사이에서도 크게 와닿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광역시 승격 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울산이라는 도시의 모습을 보자면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생태 도시'로의 전환이 하나둘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도심 공원인 '울산대공원'이 2002년에 문을 열고, 태화강대공원은 지방 정원을 거쳐 2019년 국가 정원으로 지정이 되면서 현재까지 24시간 시민들이, 그것도 무료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 정원'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도시가 되었으니 말이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2028년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까지 생각하면 단순한 '생태 도시'를 넘어 미래형 탄소 중립 산업도시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정원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생각을 엿볼 수도 있지요.


이렇듯 도심 곳곳으로 다양한 성격의 정원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는데요.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연암 정원'의 여름 풍경을 만나고 왔습니다.

연암 정원은 2019년~2022년 생태복원 사업으로 조성된 정원입니다.

북구 동천강 옆에 위치한 연암 마을은 동쪽으로는 무룡산이 선명히 눈에 들어오는 장소인데요.

고려 시대 무룡산 서쪽 자락인 '오봉산' 끝에 있던 큰 바위에 성서로운 백련(白蓮) 무늬가, 마치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섬섬옥수 새겨진 것처럼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습이 당시 수도인 '개경'까지 펴지더니 이걸 보고자 문인과 시인들이 찾아 들었고 그 바위를 '연암(蓮岩)'이라 부르면서 마을 이름도 그 이후 '연암 마을'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정원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사진 우측 높은 언덕이 이전 동해남부선 철도 길이다)

이곳 연암 마을은 이전 동해남부선 철도 구간인 '울산역 ~호계역' 사이 철도 바로 옆에 위치한, 차로 북구를 지나가면서는 보이지가 않는, 어찌 보면 외지인들에게는 숨어 있는 마을인데요.

동해남부선 철도가 이전을 하고, 기존 마을의 유휴 공간들을 정비하면서 연암'정원'이 들어서게 된 것이지요.

울산에 반세기 가까이 살고 있는 저 역시도 '연암 정원'이 조성된 이후 이곳을 처음 방문하였는데요.

이런 곳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도심속 꼭꼭 숨어 있는 '비밀의 정원'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장소인 거지요.

정원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외진인들도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인 공원이고요.

주차장 옆 정원 안내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원이 생각보다 꽤나 넓습니다.

정원 역시 테마별로 다양한 정원들이 들어서 있고요.

그냥 한 번만 찾을 게 아니라 계절별로 찾더라도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잔디광장

그럼에도 연암 정원하면 여름 풍경인 것 같습니다.

연암 정원 중심 잔디광장 앞에 위치한 커다란 연꽃을 보더라도 말이지요.

연꽃이 피어나고 있다(7월 10일 방문)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는 지금부터 연꽃은 절정을 향할 텐데요.

앞으로 당분간은 핀 꽃보다 필 꽃이 훨씬 많은 만큼, 여름 연암 정원의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연안 정원 조류관찰대

연암 정원은 울산 철새 탐방 코스이다

연암 정원에서 만난 왜가리

연암 정원 다니다 보면 '조류관찰대'를 보고를 만날 수 있는데요.

처음에 연암 정원은 소개하면서 도심 속 '비밀의 정원' 느낌이 난다는 말씀을 드렸지요.

이런 비유가 과장된 것이 아니라 새들 입장에서도 도심 한가운데서 방해를 받지 않고 낮 동안 먹이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도 진짜 도심속 비밀의 정원인 거지요.

이런 이유로 울산을 찾는 철새를 만나고자 매일 울산을 누비는 '울산 철새여행 버스'의 여러 코스 중 하나가 바로 '연암 정원'인 것입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만난 '통나무 다리 포토존' 안내 표시

여름 연꽃 정원으로 조금씩 인기를 끌던 연암 정원이 올해 봄부터 SNS 상에서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바로 '통나무 다리'로 말이죠.

저 역시도 이번 여름에 다시 연암 정원을 찾은 이유가 이곳 '통나무 다리' 여름 풍경을 담기 위해서인데요.

이런 통나무 다리 인기를 반영해서인지 주차장 입구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통나무 다리 포토존' 안내판입니다.

연암 정원 '통나무 다리'에 영감을 준 경주 천년의 숲 통나무 다리 모습

경주 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오랜 기간 머물다 정비 후 2023년에 문은 연 경주 천년의 숲(舊 '경주 산림환경연구원')에는 통나무 다리가 경주를 대표하는 포토존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특히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날 단풍을 배경으로 통나무 다리 풍경이 무척 좋아서 매년 가을이면 평일, 주말 상관없이 이 풍경을 담고자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는 장소이지요.

연암 정원 통나무 다리

이런 천년의 숲 통나무 다리에 영감을 받아 올해 4월 연암 정원에도 통나무 다리가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이런 크고 굵은 통나무 다리를 이곳까지 옮기기도, 비용도 만만치 않아 보였는데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구하기도 비용도 만만치 않았던 통나무 다리를 완충 녹지에서 고사한 나무를 옮겨오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단 몇 개월 사이에 SNS 상에서 울산을 대표하는 이른바 아주 핫(!) 한 포토존이 된 것이지요.

제가 찾은 날이 평일임에도 계속 사람들이 통나무 다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날 연암 정원을 찾았던 모든 이들이 빠짐없이 통나무 다리로 가더군요.

이미 '연암 정원=통나무 다리' 느낌이 들 정도였네요.

저는 해지고 나서 풍경을 담고자 통나무 다리를 찾았기에 통나무 다리가 어떤 느낌인지 간단히 확인만 하고 여름 연암 정원 산책을 이어 갑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온 곳이 능소화 터널이었습니다.

작년에 조금 앙상해 보였던 능소화도 한 해가 지나면서 제법 모습이 잡혀가더군요.

2년 정도가 흐르면 아마 새로운 연암 정원의 핫(!) 한 포토존이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해 봅니다.

올해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통나무 다리 풍경을 보고자 연암 정원을 찾았다면 능소화 터널도 한번 만나고 가기를 살짝 추천드립니다.

연암 정원 그라스 가든

몇 년 전부터 울산에 새롭게 등장하는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을 들자면 바로 '그라스 정원' 존재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통해서 도심 속 공중 정원이라는 새로운 정원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직접 조성하는 정원이 태화강 국가 정원 안에 있는데요.

'아름다운 정원은 절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신념하에 여러해살이풀, 이른바 '그라스'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에 주목하여 자연주의 정원을 태화강 국가 정원 안에서 펼치고 있는 거지요.

이러한 그의 영향 속에서 이름부터 '그라스 정원'이라는 정원이 남구 태화강변에 2023년에 문을 열기까지 했습니다.

연암 정원 '그라스 가든'

연암 정원 '그라스 가든'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곳 역시 제법 그라스가 무성해지면서 올해 늦가을부터 내년 봄까지 연암 정원의 다른 구역이 살짝 움츠려들 때 가장 화려하게 찾는 이들을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늦가을 이후 통나무 다리를 만나러 연암 정원을 찾는 이들이라면 그라스 가든에서 아마 또 다른 연암 정원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초저녁 통나무 다리

연암 정원을 한 바퀴 돌고 차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통나무 다리를 찾던 이들도 어느새 모두 떠나고 저 멀리서 퇴근 차량의 소리, 북구 산업단지에서 연암 정원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 자전거 소리만 들려옵니다.

미리 준비한 소품들을 이용해서 통나무 다리를 장식해 보고자 했는데요.

아뿔싸, 출발하기 전 미리 집에서 확인했던 몇 가지 전구들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쉽게도 준비한 전구들은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 간단히 등만 가지고 사진을 담아보기로 합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그렇게 몇 컷을 담고 연암 정원을 떠나옵니다.

올해 4월부터 통나무 다리로 새로운 울산 핫플로 떠오르는 있는 연암 정원, 통나무 다리와 더불어 연꽃 만발한 여름 풍경이 꽤나 매력적인 장소이라지요.

조만간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할 텐데요.

저마다의 이유로 멀리 떠나지 못할 이라면 도심 속 비밀의 정원인 연암 정원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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