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산책하기 좋은 곳, 반석천 산책로

"여기 오길 잘했어." 딱 이 말이 맞는 산책로입니다. 퇴근 시간,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반석역으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친구는 조금 늦는다는 문자가 왔죠.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생기니 고민이 생겼습니다. 카페 가서 기다리기 너무 아쉬움이 큰 오월이죠. 오월은 어디든 야외가 좋은 날씨기 때문입니다.

지도를 살피다 근처에 천과 함께 들어선 긴 산책길이 보입니다. 천의 이름은 반석천. 반석천은 유성구 우산봉 동남쪽에서 시작해 반석동, 지족동, 죽동, 장대동 등을 지나 유성천에 합류하는 지류인데요. 저의 선택은 반석교에서 시작해 지족교까지 걷는 거였죠.

1. 편의시설 (운동 기구)

'내 마음속에 저장'. 반석동 먹자골목을 지나니 작은 포토존이 보입니다. 예전 유행어처럼 '내 마음속에 저장'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포토존이죠. 그리고 이 포토존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곳곳에 운동 기구가 놓여 있더라고요.

여기서 헛둘헛둘 가볍게 스트레칭해도 좋습니다. 사실 운동 기구는 여기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또 다른 운동 기구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 운동 기구 위에는 그늘막이 놓여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비 맞지 않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배려겠죠? 물론 비 가리개 덕분에 운동 기구가 녹슬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되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2. 도심과 연결된 산책로

이제 반석천 산책로로 향합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꽤 많은 분이 나와 이 길을 걷고 있더라고요. 가볍게 운동하러 나온 분들, 산책하는 커플, 유모차를 끄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과 자전거 타고 쌩 지나치는 라이더까지. 양옆으로 나무가 늘어서 있는 반석천 산책로의 장점은 도심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천을 따라 조용히 걷다 지치면 바로 도심으로 향할 수 있는 계단과 길이 마련되어 있죠. 그래서 더 가볍게 들리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걸을 땐 몰랐는데 고개를 들어 올리니 나무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아, 맞다! 여기 도심이었지!" 잊을 뻔했습니다.

3. 자전거 진입 가능, 오토바이는 진입 금지!

산책로를 걷는 데 몇 가지만 유념하면 됩니다. 비 오는 날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다른 길로 우회하는 걸 추천하고요. 그리고 반석천 산책로는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일체화되어 있어 자전거 탑승한 분들도 속도를 내기보다는 조심히 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안정상의 문제로 오토바이도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조화롭게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 되어야겠죠?

반석천 산책로는 길이 정말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 딱 좋은데요. 저는 왕복 1시간 정도를 선택했습니다. 반석천 바로 옆 산책로는 그늘이 없는데, 그 길을 벗어나 위로 올라가면 숲이 그늘을 제공해 줍니다. 선택은 자유롭게 하면 되겠죠?

4. 반려동물 동반 가능!

그리고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산책길인데요. 반려동물 동반 시에는 목줄을 필수 착용, 그리고 배변 봉투를 꼭 챙겨서 수거해 가는 센스 아시죠?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공원이 되어야 합니다.

반석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리를 만나는데요. 다리마다 다른 매력이 있어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단 지족1교는 이렇게 귀여운 벽화가 그려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벽화 앞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 다리를 그늘막 삼아 쉬었다 가기 좋죠.

이 길은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는 의미로 조성된 도보 길입니다. 아니, 대전 유성을 거쳐 세종시로 갈 수 있다니! 이곳에서 14.2km를 더 걸으면 세종보가 나오고요. 다른 방향으로 5.8km를 더 걸어가면 유성온천이 나오죠. 1구간 징검다리길은 총 4코스가 있는데요. 그중 죽동교에서 시작해 반석교를 지나 세미래공원까지 이어지는 3코스는 총 4km로 1시간이 소요되는 길입니다.

도심과 숲, 건물과 천이 조화를 이루는 반석천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힘내요 당신, 조금만 더 걸어요." 다리 위 적힌 문구를 보니 조금 더 힘을 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시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길, 반석천에서 여유를 느끼며 걸어 보세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운 산책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