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북누리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컨텐츠는

선잠단지 지킴이 30년 이만규님의 이야기입니다.


이만규 님

1979년 성북동에 정착하여

47년째 거주하고 계시는 이만규 님은

선잠단지 지킴이와 선잠제보존위원회 활동을 통해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데 일조하셨습니다.

1950년 충남 서천군에서 태어난 이만규 님은

1960년대 후반, 아직 스물이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일을 찾아 고향을 떠나

도착한 서울에서의 첫날 밤을 이렇게 회상하십니다.

서울에 어두워져서 도착했을 거예요.

저 돈암동 미아리고개, 그 산동네를 걸어서 올라 가지고

하룻저녁인가 이틀 저녁 자고 다른 곳으로 갔었죠.

울었어요, 첫날은.

미아리고개 딱 그 산꼭대기서 보니까

참 고향이 그립고,

부모가 당장 보고 싶고 그립더라고요.

뭐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지죠.

1960년대 미아리고개(Ⓒ서울기록원)

이후 액자 틀을 만드는 공장에 취업한 이만규 님은

그 이후 줄곧 이 계통으로만

외길을 달려왔다고 하시는데요.

공장 작업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성실히 일하셨고,

결혼 후에는 미아리고개에

신혼집 옆 작은 공장을 마련해 직접 액자를

만들어 팔며 살림을 꾸려나가셨다고 합니다.

.

.

.

제조·표구 분야의 직업인으로써

오랫동안 종사하고 계시는 이만규 님이

선잠단지와 연을 맺게 된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1980년대 당시

선잠단지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마찬가지로 수선 가게를 하며

선잠단지 지킴이를 하시던 할아버지께

지킴이일을 물려받으며 시작된 것입니다.

2014년 선잠단지(Ⓒ 서울연구원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그리고 옛날에는 지킴이가 있었어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그 할아버지가 하시다가 연세가 많으니까,

저보고 “자네가 전주 이가라니까 자네가 하게.”,

그 양반도 전주 이씨였거든요.

… 그 말씀도 맞더라고요.

내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던 거

뒤에서 협조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윗분들 이어서. 그래서 하게 된 거예요."

선잠단지 지킴이를 후손 된 도리로

선조 뜻을 이어받는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처럼,

선잠제보존위원회에 참여하고

선잠제를 복원시킨 것도

특별한 역사적 사명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 동네 분으로 했었죠.

거의 동네에서 가게 하고, 동네에 있던 분들이에요.

그리고 이런 모임에 뜻을 갖는 사람들이지.

… 옛날에는 동네잔치였어요.

오면은 국수 한 그릇씩하고,

막걸리 한 사발로 먹고 갔으니까.”

1998년 선잠제향 / 2009년 선잠제향 행렬

.

.

.

이만규 님에게

이렇게 꾸준히 지역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유를 물었을 때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객지 나와서 모임이라는 거는

그러니까 타지역 사람과 이제 교류 하는 거잖아요.

업종이 달라도 얘기도 듣고 교류도 하니까

객지 나와서 객지 친구를 만나고

그런 게 좋았던 것 같아요.

한 번은 딱 이런 게 있었어요.

우리 서천군 사람이 새마을에 네 명이 있었어요.

그게 참 힘든 건데, 한 1, 2년인가는 네 명도 있었어요.

… 그런 게 반갑고 좋은 거죠.”

2022년 수상한 새마을기념장증 / 2024년 선잠제 봉행 당시

이만규 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는 힘이

동네 대소사를 위해 내 힘을 보태겠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 사람들의 삶을 듣는 일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공동체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게 합니다.


선잠단지 지킴이 30년 이만규님의 이야기.

재밌게 보셨을까요?

이번 이야기는

성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성북마을아카이브'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발행하는

금도끼(금요일마다 돌아오는 성북의 이야기)

콘텐츠를 발췌하였습니다.

성북마을 아카이브

성북문화원에서 성북구의 다양한 역사,

문화, 생활에 관한 기록을 보존한 누리집입니다.

성북구와 관련된 기록물과

역사문화자원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잊혀져 가는

성북구의 마을기록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만규님의 이야기 전문이 보고싶은 분들,

성북마을아카이브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itle":"선잠단지 지킴이 30년, 이만규님의 이야기","source":"https://blog.naver.com/storysb/223731379881","blogName":"성북구청 ..","domainIdOrBlogId":"storysb","nicknameOrBlogId":"성북누리","logNo":223731379881,"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