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이라 일컫는 세종대왕에 대해 논하려면 꼭 빼놓지 말아야할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그 형님인 양녕대군입니다.

양녕대군은 조선의 세 번째 왕 태종의 장남이자 세종의 가장 큰 형님입니다.

현충원과 사육신공원, 용양봉저정, 효사정 등 효(孝)와, 충(忠)으로 상징되는 우리 동작구에 숨겨진 또 하나의 역사 유적지인 양녕대군 이제 묘역을 한 번 방문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 양녕대군이 어떤 분인지 한 번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쉽진 않습니다. 상도역에서 신상도지하차도를 지나 그대로 국사봉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정동의 돌담길이 연상되는 이런 멋진 길이 나옵니다. 그리고 곧 이제묘역 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이제'는 양녕대군의 이름입니다.)

이곳은 양녕대군의 사당인 지덕사와 같이 조성되어 있고,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이긴 하지만 엄연히 사유지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사유지인 만큼 조용하게 둘러보아야겠죠?^^

양녕대군은 태종의 맏형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세자의 자리를 동생인 충녕대군(세종대왕)에게 사양(양보하심)하셨습니다. 물론 실제로 세자로서 여러 악행을 저지르고 패륜적인 행동을 하여 태종의 눈 밖에 나서 쫓겨났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녕대군이 폐세자가 됨으로써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성군인 세종이 탄생했다는건 역사적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죠.

입구에 들어가자 마자 좌측에 안내소가 있습니다.

입구를 지나 왼쪽으로 들어서면 푸른 잔디 밭이 펼쳐집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 푸른하늘과 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양녕대군 이제 묘역이 특별한건 단순히 세종대왕의 '형'이라서가 아닙니다. 복잡한 서울 한 복판에 잘 조성된 작고 특별한 공원이기도 하고, 조선시대 최고의 명필 중 하나인 양녕대군의 글씨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소동파의 '적벽부'와 '후적벽부'라는 시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위 비석은 양녕대군이 초서체로 쓴 '후적벽부'를 새겨져있습니다. 한 눈에 쉽게 알아보기 힘들지만 초서체는 어지간한 서예가들도 쓰기 쉽지 않은 필체입니다. 양녕대군이 얼마나 훌륭한 서예가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글씨죠? 네, 바로 숭례문(남대문)의 현판입니다. 우리나라 국보 1호인 남대문의 현판이 바로 양녕대군의 글씨입니다. 이 비석의 크기는 실제로 더 큽니다. 힘이 넘치고 간결하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숭례문'의 글씨를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양녕대군은 서예뿐만아니라 시도 잘 썼다고 합니다.

전국을 유람하던 시절, 묘향산의 어느 암자에서 썼다는 이 시를 한 번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비석과 시를 감상하고 위로 시선을 돌리면 작은 숲이 펼쳐집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푸른 나무와 잎, 각종 꽃 덕분에 더욱 울창하게 느껴집니다.

중간에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걷다가 위를 올려다 보면 이렇게 이제묘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아무때나 올라갈 수는 없고 미리 관리소에 연락해서 방문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사계절 푸른 소나무로 둘러쌓인 이제묘역을 등지고 있으면 저 멀리 북쪽 하늘이 보입니다. 마치 경복궁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 세자로 책봉되었지만 온갖 기행을 일삼으며 풍류를 즐겼던 이제. 지금은 세종대왕에게 세자 자리를 양보한 '형' 정도로만 기억될 뿐이지만 사실은 조선의 서예가이자 시인으로서 나름대로 조선전기의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위인이었습니다.

조선으로 잠시 여행하고 싶은 분들은, 이곳 양녕대군 이제 묘역에 한 번 놀러가 보세요^^

감사합니다.

※ 본 콘텐츠는 동작 SNS 홍보단이 작성한 글로, 구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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