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일 전
공릉천변에서 송강을 기리다 <송강공릉천공원>
송강공릉천 공원의 가을
공릉천은 고양시 덕양구와 양주시 장흥면의 경계에서 발원하여 파주를 거쳐 한강과 합류하는 총 길이 30.5km의 고양시의 대표적인 하천입니다.
‘공릉천’은 파주시에 위치한 ‘공릉’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공릉천 일대는 퇴적 평야지대로 화훼단지가 많이 위치해 있습니다.
공릉천 성산보에서 송강보까지 이어지는 약 2.4km의 길 마지막 공릉천변에 ‘송강공릉천공원’ 일명, 송강시비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원 바로 옆에는 공릉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라이딩을 하거나 공릉천변을 산책하다가 잠시 들러보기 좋습니다.
송강 정철은 조선 명종과 선조 때의 고위 관리이자 문인입니다. 이조좌랑, 관찰사, 좌의정 등을 역임했고 서인의 영수로서 권력의 정점에서 활동한 인물입니다.
그는 문학적 재능도 뛰어나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100여 편에 달하는 가사 문학을 남겨 ‘가사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송강은 말년에 고향인 고양시 공릉천변의 신원마을로 낙향하여 공릉천변을 유유자적하며 4년 동안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고 합니다.
공릉천변에 그의 시비공원을 조성한 이유입니다.
현재 송강의 묘는 우암 송시열에 의해 고양에서 충북 진천으로 옮겨졌습니다.
송강공릉천공원은 규모는 작지만 전통정원 ‘송강정’, ‘약속의벽’, ‘연리지언덕’, ‘잔디마당’ 등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소규모이기는 하나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습니다.
송강시비공원에도 가을이 짙게 내려앉았습니다. 공원의 나무들은 벌써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었습니다.
단풍이 든 나무들 사이사이 송강의 시가 새겨진 커다란 비석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고즈넉한 시비공원에서 느끼는 가을의 정취가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송강시비공원에서는 송강이 아꼈던 기생 ‘강아’에 대한 시를 비롯해 문학과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표기법이 오늘날과 달리 읽는 데 어려움이 느껴지는데요.
뜻을 유추하고 음미하느라 자연스럽게 사색에 잠기게 되는 것 같아요.
송강은 ‘강아’라는 기녀를 무척 아꼈다고 해요. 강아역시 송강을 몹시 흠모하여 송강이 생을 달리했을 때에는 여승이 되어 송강의 무덤을 돌보며 여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송강이 강아에게 지어준 시를 인용해 봅니다.
봄빛 가득한 동산에 자미화 곱게 피어
그 예쁜 얼굴은 옥비녀보다 곱구나
망루에 올라 장안을 바라보지 말라
거리의 사람들 모두 네 모습 사랑하여 다투리
가을은 괜스레 옛사랑도 떠오르고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도 깊어지는 계절인 듯한데요. 이름난 단풍 명소도 좋지만 이렇게 고즈넉한 공원에 앉아 선인의 삶을 반추하고 문학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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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공릉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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