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시간 전
하나 되는 물길, 마음이 쉬어가는 자리 – 영천 두물머리, 유정숲을 걷다
경기도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강이 시작된다면,
영천에도 금호강이 시작되는 ‘두물머리’가 있습니다.
영천의 자호천과 고현천이 손을 맞잡는 그곳,
사람들은 그 풍경을 두고 유정숲, 혹은 구터라 부릅니다.
이곳은 영천 시내의 서쪽 관문으로
보현산에서 발원한 자호천이 영천 시내를 관통해 흘러오고,
팔공산 자락을 따라 흐른 신녕천이 고현천과 어우러져
우뚝한 유봉산 아래에서 하나로 만납니다.
그렇게 두 물줄기는 마침내 금호강이 되어 큰 물로 거듭납니다.
각기 다른 물줄기가 먼 길을 돌아 큰 강이 되어 흘러가는 장면을
회화나무 아래에서 보고 있으면
한 방향만을 고집하지 않고 언제나 흘러오면서도
결국은 서로를 품어내는 것이라는 묵직한 잠언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최근 영천시에서는 민속그네를 설치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와
약 3,000평 규모의 버들숲을 조성하여 자연 속에서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맥문동, 가우라 등 다양한 수목과 고즈넉한 벤치와 흔들의자 사이를 걸어가면
하늘빛을 품은 강물 위로 대구선과 중앙선 철길이 나란히 지나갑니다.
한때는 낮은 자세로 지나던 기찻길이
지금은 고가철로가 되어 물과 하늘, 나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조합이 묘하게 어울립니다.
수백 년을 살았을 듯한 회회나무와 버드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굵은 가지마다 고요한 세월이 달려 있고,
굽은 허리로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들 앞에서 숙연해집니다.
그 아래, 자호천과 고현천은
서로를 부드럽게 안으며 하나가 되고,
새로운 이름, 금호강으로 다시 길을 떠납니다.
물소리와 나뭇잎이 말없이 속삭이는 영천의 두물머리 이곳 유정숲은
자호천과 고현천이 만나듯
나무와 철길과 물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람들의 기억과 발길이 그 자리에 머물며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영천의 두물머리
그곳은 물이 하나 되고, 마음이 쉬어가는 자리입니다.
시간도 강물처럼 흘러가지만,
그 풍경은 오래도록 우리 안에 남아,
마음속의 쉼표가 되어줍니다.
영천시 성내동 247-13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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