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을 이겨낸 전통의 품격 덕천마을 송소고택

안녕하세요, 청송 온통청송 홍보단 장은희입니다.

여행은 꼭 화려하고 북적이는 곳에서만 의미를 찾는 건 아니죠.

때로는 조용히 걷고, 바람을 느끼며,

오랜 시간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공간에서 마음을 쉬게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찾은 곳은 바로 청송 덕천마을입니다.

축제의 북적임도, 알록달록한 꽃의 화려함도 잠시 미뤄두고,

느림과 고요 속에 사색할 수 있는 조용한 여행지입니다.

청송 덕천마을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작은 마을로

오랜 세월 청송 심씨 가문이 세거지로 삼은 역사 깊은 마을입니다.

이토록 고요한 마을에도 아찔한 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청송으로 번지면서 덕천마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불씨는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와 송소고택과 초전댁,

송정고택, 벽절정과 소류정 등

문화유산들이 밀집한 이 마을까지 위협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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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청송 심씨 문중과 마을 주민, 소방관과 공무원들의

용기 있는 대응으로 덕천마을의 90% 이상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송소고택의 대표 심재오 씨와 초전댁의

심상민 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수차례 보내고

소화전과 수도꼭지를 활용해 집 앞에 물을 뿌리는 등

마을 주민과 함께 몸을 아끼지 않고 화마를 막아냈다고 합니다.

정자 인근의 잔가지와 낙엽을 미리 정리하고,

축축하게 물을 뿌려 불길을 차단한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나무들이 초록빛 기지개를 켜고 있는 풍경과 흙담 너머로 스며드는 바람 소리였습니다.

마치 시간을 잠시 멈춰놓은 듯한 그 정적이, 오히려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요.

이 마을의 중심에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50호 송소고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만석꾼 송소 심호택이 지은 이 고택은

경상북도 북부 상류 민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전통 한옥의 구조와 배치, 생활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송소고택은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으며,

관람 시 조용히, 배려하는 마음으로 둘러보셔야 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3시까지입니다.

고택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곳곳에서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낸 정갈함이 느껴졌습니다.

한옥 특유의 들창 구조는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창을 옆으로 여는 것이 아닌 위로 들어 올려 고정하는 형태로,

시원한 개방감을 자랑하며

햇살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구조였습니다.

마루 위로 드는 햇살, 선선하게 스며드는 바람,

이곳에 잠시 누워 낮잠이라도 잔다면 정말 깊은 단잠에 빠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송소고택 앞마당에는 소담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조경은 없지만 단정하게 가꿔진 풀과 나무들이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먀루에 앉아 잠시 정취를 느끼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를 듣다 보면

여행이 주는 힐링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특히 이 고택에서는 고택 머무름도 운영되고 있어

실제로 한옥에서 하룻밤 묵으며

조용한 전통의 공간을 경험할 수도 있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북적이지 않지만 따뜻했던 이곳.

불길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낸 마을과 고택,

그 안에 깃든 사람들의 정성과 지혜가 그 자체로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청송 덕천마을 송소고택에서 보낸 시간

은 저에게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청송 덕천마을

청송 송소 고택 위치: 경북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길 15-2

고택방문시간:오전 11시~ 오후 3시까지

편의시설: 주차장, 화장실, 매점, 식당, 카페 , 숙소

인근여행지: 주왕산 국립공원, 주산지, 얼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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