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우리 민족의 상징, 소나무를 재료로 한 전통주 소개전 ‘솔과 수-울’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에 위치한 대전전통나래관에서는 11월 3일부터 26일까지 특색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인데요, 바로 2023년 지역무형유산보호지원사업 전통주 소개전 ‘솔과 수-울’ 전시회입니다.
○ 관람 안내
- 관람 시간: 평일 10:00 ~ 17:00 (매주 월요일 휴관)
- 전시 공간: 3층 기획 전시실
- 관람료: 무료
대전전통나래관에 들어서면 1층 로비에서는 맥키스컴퍼니에서 운영하는 전통주 바틀샵 “누룩”과 함께하는 전통주 시음 행사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어 다양한 전통주를 시음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드는 전통주를 소개하는 전시인 ‘솔과 수-울’ 전시와 함께,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교육 프로그램 또한 11월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었는데요. 저는 11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송절주의 이해’ 교육에 참여해서 송절주의 특징과 역사, 세계화 전략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참고로 11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마지막 교육 프로그램인 ‘보은송로주의 이해’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인 송절주의 이수자 박민정 선생님께서 교육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송절주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호로, 소나무의 마디를 재료로 이양주 기법(술 빚는 기법에서, 두 번의 술 담기를 하는 기법)으로 빚은 엷은 빛깔과 그윽한 향이 특징인 약용주입니다. 재료는 소나무 마디와 누룩, 찹쌀과 멥쌀, 소나무 삶은 물을 사용합니다. 송절주에는 진달래, 국화 등 계절 색을 더하는 재료와 다양한 약재를 넣어 빚기도 합니다. 술을 빚을 때는 집집마다 다른 약재를 선택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약재가 다른 이유는, 집안의 병력과 관련되어 보호해야 하는 부분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술 빚기에도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조선 영조 때의 강력한 금주령에도, 관절에 좋은 ‘송절차’라 하여 즐겨 마셨던 송절주의 역사에 대한 교육을 듣고 난 후 송절주를 빚는 영상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술 빚기에 담긴 정성과 노력이 엿보이는 영상이었는데요, 청결을 중요시하며 술을 빚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수자 박민정 선생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전통주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고품질과 독특한 맛을 유지하면서 숙성 기법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하고, 외국에서 관심을 보이는 전통주인 만큼 국제 시장에서 홍보와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이며 전통을 지키는 것만큼 발전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송절주를 시음해 볼 수 있었는데요, 소나무를 이용하여 만드는 술이어서 그런지 쌉싸름하고 화한 맛과 함께 달달한 맛도 느껴졌습니다.
교육과 시음이 모두 끝난 후에는 3층 기획전시실의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인내와 근성을 상징하는 소나무는 이러한 나무의 상징성이 민족의 특징을 잘 갖고 있으며, 건축과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배어있기에 우리의 삶과 마음속에서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소나무를 재료로 한 술은 우리에게 있어 장수를 상징하며 맛과 향, 효능 등은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더 나아가 역경을 딛는 불굴의 정신과 강인함, 자연과의 조화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전시실 내부로 들어서면 영상을 통해 소나무를 이용한 전통주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실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지역의 무형문화재 술 종목들을 한눈에 알아보기에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소나무는 오랜 시간 동안 우리 민족과 더불어 살아온 만큼, 함께 자란 줄기나 꽃, 잎사귀 등을 채취해서 사용합니다. 소나무를 재료로 한 우리 술에는 앞서 이야기한 송절주 외에도 송순주, 보은송로주, 송화백일주 등이 있습니다. 송순주는 대전광역시의 무형문화재로서 소나무 새순을 이용하며, 은진 송씨 송병하 가문에서 전승되고 있는 가양주이고 보은송로주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이며 송절주를 소주로 증류하여 만든 술입니다. 송화백일주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며, 송홧가루를 비롯하여 산수유, 구기자 등과 함께 약수와 찹쌀, 멥쌀, 누룩을 혼합하여 100일간 발효, 숙성 시킨 후 증류한 술이라고 합니다.
전시실에서는 소나무를 이용한 무형문화재 술 종류와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해당 술의 발효와 증류에 대한 시청각 자료와 함께 술독이나 소줏고리 같은 주조 도구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송순주, 송절주, 보은송로주, 송화백일주의 누룩도 다양한 모양으로 전시되어 있어 각각의 특징들을 비교할 수도 있었습니다.
1층 시음 행사가 진행되는 곳 옆에는 이렇게 대전 지역 전통주와 MZ 세대 인기 전통주도 볼 수 있었는데요. 11월 26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인 만큼, 소나무나 전통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고즈넉한 소제동의 분위기를 즐기신 후에 전시회도 같이 구경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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