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발안만세시장’에 도착하고 조금은 놀랐습니다. 사전 조사로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사’와 ‘발안만세거리’처럼, 시간이 멈춰 고즈넉한 전통시장을 유유히 걸으며 역사투어를 해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는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발안만세시장에 가보니, 우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가득하고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처럼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띄어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최근 발안만세시장 공영주차장이 개방되었습니다. 현재 ’무료‘로 이용 가능하니 방문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주변에 큰 대형 잡화점을 비롯하여 스타벅스 카페도 오픈하여 주변 인프라는 매우 좋아진 상태로 방문 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발안만세시장에 대한 선입견은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둘러보고자 시장 주변의 도로와 골목들을 걸어봤습니다.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틀리지만, 오히려 요즘에는 대형마트와 식자재 마트 등에 밀려 전통시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게 보통인데, 발안만세시장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나 정착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나름의 활기를 띠고 있어 보기에 나쁘지 않았네요.

이국적인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마치 동남아 도심 속 야시장을 온 것처럼, 주말이면 시장 곳곳에 외국인들이 자국 식재료를 팔거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모습이 독특한데요. 마치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동남아 여행지의 풍경과 매우 닮았습니다.

또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아니고 사람들은 많이 몰려 혼잡해 보일지 모르지만 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밀집되어 어떤 사고가 일어나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전혀 그런 기색 없이 오히려 내국인 입장에서는 신기한 광경에 나름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발안만세시장의 상인들과 외국인 손님들이 함께 어우러져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약속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고, 생필품을 사거나 고향의 식재료를 사 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요. 관광객들과 상인들을 위한 개방형 화장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최근에 5일장 같은 곳을 제외하고 이렇게 활기차 보이는 곳이 있었을까? 하는 재미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공존의 분위기 속에서 가장 눈에 띄던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미등록 이주 여성 건강 검진 서비스’라고 하여, 아직까지 미등록 이주 여성이 꽤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는데요. 발안만세시장 중심부에 있는 문화공간인 ‘문화더함공간서로’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이기도 하니, 이렇게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 나빠 보이지 않네요.

원래 발안만세시장은 5일장으로 운영되던 곳이지만, 현재는 상설시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00년도 넘은 전통을 자랑하고 과거의 아픈 역사인 ‘제암리 학살사건’이 바로 이 발안만세시장에서 시위를 하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일이기에 ‘발안만세시장’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하였죠.

또한, 최근에는 화성시에서 발안만세시장 일원의 총 4.4km의 구간 항일기념 ‘발안만세거리’가 조성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시장을 중심으로 동서로 제암리3·1운동기념관과 제암리순국23위묘역초장지까지에 이르는 거리를 역사투어 둘레길로 정하고 중간지점에 조형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인데요. 그 중심에 있는 발안만세시장에서는 만세 거리와 일제강점기의 옛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역사투어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느낌의 여행이었지만, 발안만세시장이 품고 있는 역사 이야기와 외국인 거주자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이색적인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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