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블로그기자단]푹푹 찌는 더위 물리치는 비결! 선선할 때 올림픽공원에서 운동해요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추미양
장마가 끝나고 30℃를 훌쩍 넘기는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잠깐 외출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하루에 서너 번 샤워하고 냉커피에 수박을 먹어도 잠시뿐! 뱃속만 차갑고 몸은 찌뿌둥하다. 비 때문에 외출도 줄였는데, 덥다는 핑계로 운동 미루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오늘은 5시 32분에 해가 뜬다. 빨리 일어나 선선할 때 걷자”
6시가 되니 창밖이 훤하다. 크로스백에 배변 봉투, 간식, 물을 넣고 똘이와 올림픽공원 남 2문으로 향했다.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걷고 있다. 일상인 양 머뭇거리지 않고 힘차게 발을 뻗으며 숲길로 들어간다. 간편한 반바지 차림에 모자만 쓴 분도 있지만, 양산 쓰고 긴 바지 차림에 토시로 무장한 사람도 눈에 띈다. 새벽이라지만 곧 피부를 공격할 자외선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갑갑해. 너무 덥고. 눈 뜨면 밖으로 나와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지”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는 어르신 부부가 말씀하신다. 아침에는 젊은 사람보다 장노년층이 많다.
활기찬 아침 운동, 배드민턴과 체조
오늘은 몽촌둘레길(젊음의 길)을 걷기로 했다. 3.1km인데 45분 소요된다고 한다. 숲길을 벗어나 큰길로 나오니 전에 보지 못한 광경이 시선을 끈다. 어르신들이 네트까지 치고 배드민턴 복식 게임을 한다. 서브가 날카롭고 네트 부근에서 점프해 스매싱도 날린다. 올림픽공원에 자주 왔지만. 아침 일찍 온 적이 없어 보지 못했다.
"88서울올림픽 끝나고 시작했으니 벌써 30년이 넘었어요. 저희 ‘정 클럽’은 일반인들이 이용하기 전에만 코트를 사용해요. 6시부터 7시 반까지요. 혼자 하는 조깅이 심심하다며 네 명이 복식 게임도 할 수 있는 저희 클럽에 많은 분이 가입했어요. 걷는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지만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도 해야 합니다. 운동이 재미있어야 오래 할 수 있고요" 정 클럽을 운영하는 유희석님이 힘주어 말한다.
잔디밭인 ‘88마당’ 방향으로 걸었다. 좌측에 간이 체육시설이 있다. 올림픽공원에 12개 있는데, 88마당 가장자리에 6개 있다. 헬스장보다 운동기구는 적지만 나무 그늘에서 신선한 공기 마시며 운동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 구부러진 팔을 위로 쭉 뻗고, 다리도 쫙 벌리면서 밤새 굳어진 근육을 풀고 있다. 동참하고 싶지만, 똘이와 왔으니 걷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88마당 주변에는 키 큰 나무 많고, 부드러운 흙이 요가 매트처럼 덮여 있다. 여러 명이 모여 건강 체조나 기체조 하기에 적합하다. 벌써 많은 분이 모였다. ‘올팍 스트레칭 건강 체조’ 시작을 기다리는 77세 어르신과 대화를 나눴다.
"3년 전, 119로 서울아산병원에 실려 가 심장 스턴트 시술을 받았어요, 재활치료도 했고요. 그러다가 올림픽공원에서 체조하는 모습을 보고 참여하게 됐죠. 월 1만 원만 내면 계속 운동할 수 있으니 가성비도 갑이죠. 꾸준히 했더니 통증이 심한 고관절과 허리가 싹 나은 것 같아요. 재활치료비는 아주 비싼데 여기에서 하는 체조는 돈도 적게 들고 친구도 사귀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어요"
백발 어르신 얼굴에 소녀 같은 웃음이 생글생글 피어난다. 체조가 시작되니 신발을 벗으신다. 맨발의 청춘이시다.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소리도 가끔 지르신다.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에 푹 빠지셨다.
김용남 회장(77)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20년째 하고 있는데, 현재 회원은 100명 정도 됩니다. 1년에 두 번, 설날과 추석을 제외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체조를 하죠. 10여 년 아프던 분이 이 운동을 계속해 병이 나아 매일 오십니다. 보람을 느끼죠. 회비는 꼭 내지 않아도 돼요. 차(tea) 값 등 기본 경비 지출이 있다 보니 받지요. 오셔서 함께 운동해요~"
다른 체조팀도 보인다. 동작이 간단하지만 유쾌하다. 가벼운 음악도 곁들여 재미를 더한다. 자기 몸 상태에 맞는 팀에 들어가 운동하면서 아침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반려견도 운동이 필요하죠
길을 걷다가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 나눈 적 있으신가요? 반려견과 함께라면 자연스럽게 인사 나눌 수 있죠. 견주끼리 OK 하면 강아지들은 킁킁대며 친구와 몸으로 대화를 나누죠. 그동안 견주는 반려견을 소재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강아지 몇 살이에요? 아휴~ 귀여워요. 이 아이는 어떤 간식을 좋아하나요?”
강동구 성내동에서 온 백구 ‘라니’는 올림픽공원 산책을 즐긴다고 한다. "라니는 지방의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했고 지금 한살이에요. 산책을 너무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죠. 길에서 친구를 만나면 먼저 다가가 신나게 놀고 싶어 해요. 요즘 습진으로 좀 고생해요" 라니의 피부병 이야기에 꿀 정보가 오고 간다.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모임 같은 분위기다.
올림픽공원 산책로에는 보행 정보 안내판이 곳곳에 있어 위치를 파악하기 쉽다. 체력이 달리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중간에 샛길이나 지름길로 빠져나올 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계절마다 꽃이 피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요즘은 무궁화, 배롱나무, 맥문동이 한창이다.
반 바퀴를 걸었더니 똘이 혀가 축~ 늘어졌다. 벤치가 보이니 쉬고 싶다는 눈빛을 강하게 보낸다. 간식과 물을 먹이고 호수를 바라보며 땀을 식혔다. 이 호수는 한성백제 시대에 방어용으로 조성한 ‘몽촌해자’다. 잠시 물멍 하면서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잡념을 비웠다.
반갑다 흙, 맨발 걷기
흙 밟기 힘든 시대다. 인도(人道)는 블록으로 덮여 있고, 대부분 마당 없는 집에 산다. 등산이라도 가야 흙을 디딜 수 있다. 몇 달 전 오금공원에서 맨발로 걷는 분들을 만났는데, 황톳길 맨발 걷기가 유행이란다. 자세히 살펴보니 올림픽공원에도 신발을 벗고 걷는 분들이 보인다. 명상하듯이 천천히 발을 옮기는 모습이 수행자 같다.
서울의 몇몇 근린공원에 신발장과 세족장(洗足場)을 갖춘 황톳길이 있다. 올림픽공원에도 황톳길이 있지만 딱딱하다. 부드러운 흙으로 덮인 맨발 산책로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음수대와 화장실에서 발을 닦지 않도록 세족 시설도 필요해 보인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샤워를 하니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견과류 듬뿍 넣은 토마토 야채샐러드, 삶은 달걀, 찐 고구마로 에너지와 활력을 보충했다.
해 질 무렵, 가족과 연인들의 산책
올림픽공원의 저녁 모습은 아침과 좀 다를까? 해 질 무렵 서둘러 공원으로 향했다. ‘세계평화의 문’을 지나니 하하호호 물놀이장 주위를 자전거가 달린다. 아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아빠는 연신 뒤돌아본다. 아이는 아빠와 싱싱 달리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두 바퀴가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광장을 누빈다.
저녁 산책은 토성언덕길로 정했다. 40분 소요되는 2.3km의 길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지루하지 않게 산책할 수 있다. 한성백제 시대 왕궁이 있던 토성을 따라 만든 산책로인데,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출발 지점은 배드민턴장 안쪽의 ‘야생화학습장’이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다른 산책로와 달리 계단 구간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는 다니기 힘들고, 22시까지만 개방한다.
토성언덕길을 오르면 탁 트인 잔디밭에 ‘나 홀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사진도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는 올림픽공원 9경 중 하나다. 망월봉에 오르면 저 멀리 남한산성의 평탄한 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심호흡하면서 잠시 쉬었다 가자.
활기찬 발소리가 들리던 아침과 달리, 해가 지니 차분하고 호젓한 분위기다. 부부, 연인, 친구 등 다양한 커플들이 푸르른 자연 속을 점점이 걷는다. 갓 벌초한 잔디 위로 달빛이 내려앉고 새소리가 잔잔히 퍼진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은 때이다.
모여라! 농구코트로
야간 조명까지 설치된 농구코트에 찐한 땀방울이 쉬지 않고 떨어진다. 격렬하게 농구를 하고 나면 얼음 넣은 음료가 당길 것이다. 운동 후 야외 테이블에서 시원한 음료로 땀을 식히면 어떨까?
올림픽공원역 방향으로 이동하니, ‘만남의 광장’ 좌측으로 150m 길이의 직선형 지압로가 펼쳐져 있다. 발바닥에는 오장육부가 다 모여 있다니 맨발로 걸으면 지압이 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압로는 평화의 광장 좌측 느티나무 아래에도 있는데, 53.4m의 태극 문양의 순환형이다.
'손목닥터9988'에서 걸음 수 확인
운동은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목표를 세우고 진행 과정과 결과를 체크 하면, 동기 부여도 되고 반성도 하게 된다. 걷기 관련 다양한 앱이 출시돼 있는데, 서울시에서 개발한 ‘손목닥터9988’ 앱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고 다니면 자동으로 걸음수가 기록된다. 블루투스를 통해 손목닥터9988 앱과 연동되어 즉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Pay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도 준다.
아침과 저녁 두 차례 걸었더니 다리 근육이 조금 뭉쳤다. 스트레칭을 한 뒤 손목닥터9988 앱을 열었더니, 평소 2배인 17,774걸음이다. 게다가 연속 190일째 기록이다. 비 올 때도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부족한 운동을 채운 덕분이다. 뿌듯 ^-^
올림픽공원은 서울에서 조깅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워낙 규모가 큰 공원이라 출입 통로가 사방에 여럿 있다. 올림픽공원역, 몽촌토성역, 한성백제역과 바로 연결돼, 멀리서도 접근하기 쉽다. 산책로도 다양하다. 평탄한 길, 경사진 길, 숲길, 호숫길도 있고 송파둘레길 1코스인 성내천 구간과도 연결된다.
주말 아침, 다시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마라톤 동호회, 달리기 동호회 회원들이 삼삼오오 토성 둘레를 뛰고 있다. 헛둘헛둘 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 근육도 함께 요동친다. 헉헉 숨소리가 내 심장까지 뛰게 한다. 에잇! 나도 뛰자!
👉올림픽공원 홈페이지👈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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