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환경의 날인 6월 5일, '습지보전법' 제8조에 따라 대전시 서구와 유성구에 걸쳐있는 갑천 습지를 31번째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어요.

대전의 허파 갑천

대전시는 12년 4월과 13년 7월에 이어 22년 3월, 갑천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환경부에 세 번째 건의했는데요. 환경부는 지역 공청회지자체 및 관계부처와 협의, 국가 습지 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0.901㎢의 구간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어요. 덕분에 대전시는 10여 년 만에 숙원을 이뤘지요.

갑천 자전거 도로와 산책길

마침 막 풀과 잔디를 깎아, 깨끗하고 시원해진 갑천 자전거길을 운좋게 담았어요.

갑천 변, 활짝 핀 국화과 한해살이풀인 기생초와 여러해살이 덩굴풀인 메꽃

도심 안으로 들어와 흐르는 갑천은 하천 퇴적층이 발달하여 자연상태가 유지, 생태적 가치가 우수해요. 기생초는 북아메리카 원산인데 전국에 관상용으로 심어 일부가 야생화되었어요.

갑천 이대로! / 갑천 누리길 양버들 마당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공동주최하고 갑천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거나 애쓴 분들이 갑천 누리길 양버들 마당에 6월 22일 15시에 모여 자축했어요. 초록의 잎새로 무성한 양버들 나무 밑, 양버들 마당은 갑천 자연 하천구간 도심 속 생태 보고 지역의 시작점이에요. 모두 갑천 누리길로 함께 걸어 들어갔어요. 화장실이 갖춰진 이곳 갑천 누리길 안내엔, 자갈길이 있고 길도 좁아 산책하는 분들에게도 위험해 자전거 출입 자제를 권하네요.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 잘 자란 왕버들 암그루에 달린 <물웅덩이>를 소개

갑천은 도심을 흐르는 하천, 도솔산의 산림, 이곳 웅덩이를 포함해 월평공원 곳곳에 자연스레 생긴 자연생태 연못 등 습지로 이어지는 세 개의 생태계가 형성된 덕분에 아주 많은 야생 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이번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자연 입지 조건에도 이 자생 웅덩이, 습지 덕이래요.

근처 웅덩이, 큰산개구리알(2022년 2월 27일 촬영), 두꺼비알(22.3.26. 촬영)

나무 근처에 있는 물웅덩이에는 양서류인 개구리와 두꺼비가 2월과 4월 사이에 산란해요. 올챙이 시기를 거쳐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가며, 성체가 되면 다시 근처 산으로 올라가지요. 22년 2월과 3월 말에 기자도 이곳에 생태-탐사를 위해 왔을 때, 이 웅덩이에서 큰산개구리알, 두꺼비알을 봤어요.

근처 도솔산으로 연결되어 많은 동식물이 사는, 물웅덩이 주위 숲

6~7월 비가 올 때 운이 좋으면, 물웅덩이에서 개구리나 맹꽁이들이 와 짝짓기하느라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참고로, 큰산개구리는 "호로로롱, 호로로롱" 맹꽁이는 "맹~", "꽁~"하고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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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를 안내하는 왕버들 아래서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은, 갑천 누리길에 충남 희귀식물, 약관심종 중 하나인 쥐방울덩굴 서식지가 있음을 알려주었어요. 쥐방울덩굴은 개울가에 살아가는 다년생 덩굴풀로 까마귀오줌통, 까치오줌요강, 마도령, 방울풀로도 불려요. 한국 멸종위기종인 꼬리명주나비와 사향제비나비가 쥐방울덩굴, 등칡 잎 뒷면이나 앞면에 알을 낳아, 애벌레는 그 잎을 먹고 자라요.

갑천누리길 산책

아이도 함께 엄마 손을 잡고 새로 지정된 습지 보호구역까지 걸어가 보며 습지나 갑천의 생태를 직접 보고 느끼며 체험했어요.

갑천에서 도솔산과 연결된 입구

월평공원이 있는 도솔산과 연결되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가는 도중 또 다른 습지가 나왔어요.

웅덩이에 들어온 참개구리

마침 참개구리가 습지에 보호색을 띠며 있는데 보이시나요?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물에 대한 짧은 강의

생물학적 평가에서 수질 등급은 4등급으로 나뉜대요. 1급수는 식수로 사용 가능한 물이지만 산이나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생수로 먹었을 때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끓여 먹길 권했어요. 그러나 지하에서 샘솟는 물은 마셔도 그다지 탈이 나지 않는다네요. 흔히 약수를 끓이지 않고도 마시는 걸 떠올리면 될 듯해요.

옴개구리와 무당개구리를 잡아 보여주는 문광연 선생님

양서류인 개구리와 맹꽁이에 대한 연구를 하는 문광연 선생님이 옴개구리와 무당개구리를 양손에 잡아 보여준 뒤 놓아줬어요. 예전엔 흔하던 개구리나 두꺼비 도롱뇽들이 요즘엔 이런 곳에 오지 않으면 보기가 힘들어 유감입니다.

월평공원의 친구들

월평 공원에서 발견되는 동식물로는 수달, 삵, 큰고니 등 멸종위기1급 야생동물을 포함해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낙지다리, 이삭귀개, 쥐방울덩굴 등 총 490여 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어요.

월평공원 종합안내도

도솔산에서 내려오는 실개천이나 갑천은 달팽이나 고동류가 서식해 이를 잡아먹고 사는 늦반딧불이가 서식해요. 8월 중순부터 10월 사이에 밤 21시 이후면 이곳에서 볼 수 있대요. 밤에 한 번 와 확인해 보고 싶어요.

숲, 물이 어우러진 갑천 상류

위에서 갑천을 내러다 보면 구불구불 뱀이 기어가는 듯한 S자 사행천임이 보여요. 유속이 느린 곳, 빠른 곳이 있어 여울도 생겨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이 됩니다.

도솔터널 부근 갑천-삼거리

월평동 도솔산을 관통하는 길이 720m의 편도 쌍굴인 도솔터널이 지나가는 곳에서 산책을 멈추었어요. 주위 경관을 둘러보며 산책한 감회나 자기소개 등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작은 다과회를 열었어요.

시원한 음료와 과일을 준비한 디과회

생태에 관심이 많은, 여러 지역에서 온 다양한 대전 시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매년 1~2월, 큰고니가 오는 갑천

환경부는 대전 갑천습지의 우수한 경관과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도록 23년 하반기에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 수립하려 한대요. 아울러, 정기적으로 생태계를 조사하고, 생태계 교란 종 퇴치와 생태 훼손지역 복원에 힘쓰겠대요.​ 대전시도 보호지역 내 텐트 설치 같은 불법행위를 예방하고 생태가 긍정적으로 보전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이곳이 대전 시민들의 생태휴식공간으로 활용되게 탐방로, 안내·해설판 설치 등 보강하면 더 좋겠네요. 지역주민을 감시요원과 자연환경해설사로 채용하면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을 하지 않을까요?

도안 아파트와 수초 사이 흐르는 갑천

새로 도안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갑천 산책길 옆 천변에는 소리쟁이를 비롯해 달뿌리 풀과 물억새 같은 수초로 우거져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자연스러운 생태를 잘 보전하여 미래 세대에도 누릴 수 있도록 대전시민과 시민사회, 대전시 등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나가면 어떨까요? 이번 갑천의 국가습지 보호지정을 계기로 대전이 과학도시뿐만 아니라 멋진 생태도시로도 우뚝 솟아 다른 곳의 모범 사례가 되길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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