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소암기념관, 겹겹의 서사
제주 서귀포공립미술관 소암기념관에서 제주의 풍경을 멋지게 담아낸
금릉 김현철 초대전 '겹겹의 서사'가 전시되고 있어 다녀왔습니다.
소암기념관
제주도 서귀포 서귀동에 위치한 서귀포공립미술관인 소암기념관은
20세기 한국 서예의 거장 소암 현중화 선생의 예술과 삶을 기리기 위해 개관되었다고 해요.
✅ 운영시간: 매일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 입장료: 무료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소암로 15 (서귀동)
✅ 전화번호: 064‑760‑3511~2
금릉 김현철 초대전, 겹겹의 서사
✅ 전시기간: 2025.7.4.(금)~9.14.(일)
✅ 전시장소: 소암기념관 전시실
현재 전시 중인 금릉 김현철 초대전 '겹겹의 서사'는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의 실험적인 작품까지 총 30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요.
그중 4 점은 처음 공개되는 신작이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금능 김현철
금능 김현철 작가는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2011년 제주현대미술관 입주작가로 참여하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고 해요.
모사, 한국화를 수련하다
서양화를 전공한 김현철 작가님은
독일 전시를 계기로 '진정한 한국화의 뿌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기로 결심하면서
동양화 모사를 통해 수련과 학습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김현철 작가님이 모사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옛 그림을 따라 그려 보았다.
그 시절의 반복과 연습은 조용하면서도 묵묵했다.
기본과 바탕에 대한 성실한 준비였으며
점차 자신만의 시선과 언어를 찾아가는 발판이 되었다
서두름은 없었다.
늘 그 자리에 머물며 차근차근 쌓아 갔다
변경윤(소암기념과 학예연구사)
계화, 정갈함과 깊이가 깃든 선
김현절 작가님 그림에는 전통 목조건축물이 많이 등장합니다.
정밀하고 직선적인 선묘로 기둥, 지붕, 문짝 같은 부분을
꼼꼼히 묘사하는 기법을 '계화'라고 한다고 해요.
도면처럼 구조를 명확히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이해하면 돼요.
실제로 보면 자로 대고 그린 듯 정말 정교하더라고요.
특히 경복궁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에 사용한 도면과 <동궐도>를 분석하고
직접 현장을 답사한 다음 약 7개월에 걸쳐 경복궁 경내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큰 화폭에 그려진 인왕산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경복궁의 모습에서 여백과 장엄함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김현철 작가님의 그림에는 유난히 '여백'이 많습니다.
기림사 작품에서는 특히 그 여백을 더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언제가 책에서 읽었던 '텅 빈 충만감' 을 떠오르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좋은 작품은 다 말하지 않는다.
짐작의 공간을 넉넉하게 남겨두는 데에 미가 있다.
나와 세계, 나와 당신 사이에 짐작이라는 아름다운 호응이
언제부터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짐작은 생략인데,
생략을 통해 우리는 어떤 '섬김'에 다다르게 된다.
생략된 것을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풀이하게 하는 것이니
상대에 대한 배려요. 섬김이라 할 만하다.
산수화, 거대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내려놓다.
저는 이번 전시에서
김현철 작가님이 그려낸 제주의 풍경에 압도당했습니다.
그림 앞에 서면
모든 생각이 멈추고 그림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됩니다.
제주의 풍경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리고 한국적으로 풀어낸 작가가 있을까 싶어요.
린넨이라는 소재의 색과 질감을 살려서 그린 그림에는
린넨의 바탕색이 달이 되기도 하고 폭포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제주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에 떠있는 달
그리고 고요한 제주 바다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마음까지 평화롭고 고요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김현철 작가님 한라산 영실 작품을 보면서
한동안 그림 앞에 머물게 되더라고요
어지러운 마음을 밀어내고
밀어낸 자리에 고요한 평화가 자리 잡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중국 산둥성에 가서 그림을 그린
운문산은 정말 장엄하더라고요
마치 이 풍경 앞에 실제 서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마법 같은 김현철 작가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제주에서의 몇 달은 오래도록 침잠해 있던 감각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바다와 섬, 바람과 수평선이 건네는 풍경을
그는 조용히 받아들였다.
말갛고 고요한 새벽의 공기,
어깨에 걸쳐진 푸른 수평선의 기억은 어느새 작가만의 색이 되었다.
맑고 고요하고 푸른 수평선을 남기고 과감히 지우고 비워냈다.
푸른 안료가 겹겹이 스며든 그 수평선에는
비워낸 자리에서 오는 단단한 평온이 머물러있다.
변경윤<소암기념관 학예연구사>
소암기념관은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제주의 자연을 담은 그림과 함께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김현철 작가가 작품에 남긴 '짐작의 여백'을
여러분의 기억과 추억으로 다시 완성하시기 바랍니다~~!
<겹겹의 서사>에서는 작가가 풍경과 마주하던 시간들,
그리고 한 겹 한 겹 쌓여온 감각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 보았으면 한다.
오래 보고 묵묵히 지나온 그 시간의 여백 앞에 잠시 머물러 보며,
각자의 마음속에도 또 한 겹의 이야기가 더 해지기를 바란다.
변경윤 (소암기념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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