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의성군블로그기자단 이수이입니다.

우화루, 가운루, 약사전, 연수전 그리고 대적광전

아름다운 전각들이 산자락을 수놓던 천년 고찰, 고운사.

신라 신문왕 5년(685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고려 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호에서 이름을 얻은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해동 제일 지장 도량으로 많은 이들의 기도가 쌓인 곳이기도 합니다.

24년 9월, 고운사 가운루 (직접 촬영)

고운사 일주문을 지나, 오랜 석불과 비석이 모인 고불전을 거쳐, 국가지정 보물이었던 가운루에 닿던 그 길은 천천히 걸을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고, 고운 최치원이 지었다는 우화루의 호랑이 벽화 앞에서 발걸음이 한참 머물던 시간이 추억처럼 스칩니다.

그 풍경은 더 이상 온전하지 않습니다.

극락교 너머, 계곡 위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나무 기둥을 올려 지탱하던 가운루는 이제 돌기둥만 남았습니다.

사찰 내 유일한 왕실 건물, 연수전도 사라졌고, 솟을삼문이었던 만세문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고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 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전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운사로 들어가는 숲길, 천년 숲길도 아픔을 함께 한 듯합니다.

현재, 아픔 속 살아남은 나무에서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힘차게 다시 새순을 내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기특하기도, 희망차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기도, 다정한 발걸음, 조용한 응시.

다시 한번 힘을 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고운사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복구는 건물을 다시 짓는 일이지만, 극복은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일입니다.

고운사는 제게 ‘천천히’ 찾아가는 공간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가보는 것도,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관심 없이, 오랜 시간 아껴두었던 곳이라 눈물이 먼저 났습니다.

오랜 시간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고운사를 기억합니다.

고운사로 가던 길목에 있던 최치원문학관도 모습은 바뀌었지만 그 자리 그대로 작고 강한 빛을 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고운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고운사입니다.

여전히 고운사입니다.

고운사는 ‘기억해 달라’고, ‘다시 걸어 달라’고 그래야 고운사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속삭이듯 찐한 먹먹함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꼭 지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24년 9월 가운루 (직접 촬영)

천천히, 오래,

어느 날, 문득.

고운사를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걷고 싶은 고운사,

고운사는 여전히 고운사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운사로 들어가는 고운사 숲길.

천년의 숲이 두 팔 벌려 반기던 길은

고운사를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준비였다.

​

한때 나를 설레게 했던 길은

무너진 숲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다시 걷기로 했다.

무너졌어도, 그 길은 여전히 고운사로 가는 길이니까.

​

불타버린 그 자리,

잿더미 속에서

흔적마저 사라진 듯해도,

천년의 바람은 멈추지 않네.

​

흔적조차 없이 쓰러진 가운루의 노래

깨진 범종은 말없이 아픈 시간을 흘려보내지만

그토록 아름다웠던 고운사의 숨결로

영원히 이어질 희망으로

다시 일어서리라.

​

지금,

고운사는 여전히 고운사인걸

​

■ 의성 고운사

이 블로그의 체크인

📍 문의 : 054-833-2324

📍 홈페이지 바로가기


​

{"title":"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다, 걷고 싶은 의성 '고운사'","source":"https://blog.naver.com/uiseong-good/223896655291","blogName":"새로운 도..","domainIdOrBlogId":"uiseong-good","nicknameOrBlogId":"의성군","logNo":223896655291,"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fals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