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 그 정책] <시민덕희> 속 보이스피싱

*<그 장면, 그 정책>은, 매주 금요일마다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 속에 등장한 정책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홍길동 님 맞으시죠? 여기 OO지방검찰청인데요.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됐어요.”

나는 발급한 적이 없는 대포통장이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고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이 떨립니다. 자신은 검찰청 직원이라며, 자신을 믿고 당장 주변 은행으로 가라는 말에 옷매무새도 정리하지 못한 채 밖으로 뛰쳐나가는 모습.

여러 기사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일 텐데요. 바로 ‘보이스피싱’ 범죄입니다. 아마 대부분은 “나는 절대 속지 않을 거야!”라는 굳은 믿음을 갖고 계실 것 같아요. 과연, 정말 속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번 주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룬 영화와 함께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과 사후 피해 구제 정책을 들여다볼게요!

피해 실화를 담은
영화 <시민덕희>

시민덕희 스틸컷 / 사진 쇼박스, 네이버영화

2023년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보이스 피싱 범죄 피해자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극 중 ‘덕희(라미란 분)’는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는 은행원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 은행원이 말한 계좌로 수천만 원을 입금하죠. 그리고 은행원은 연락이 끊깁니다. 감이 오시죠? 보이스 피싱이었어요. 덕희가 친구들과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이 위치한 중국으로 가 총책을 검거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보이스피싱,
영화 속 이야기일까?

“그걸 왜 속아? 난 절대 안 속지!”

보이스피싱 수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요. 피해자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AI로 복제하여(*딥보이스: 인공지능 기술로 특정 사람의 목소리를 합성한 기술) 범죄에 이용한 사례도 있죠. 피해자를 증가시키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문자 메시지나 채팅 플랫폼을 활용한 스미싱 범죄도 치밀해졌어요. 채팅 메신저의 이름과 아이디, 프로필 사진을 그대로 복사해 돈을 입금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도 많이 보셨을 거예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을 살펴보면, 2023년의 보이스피싱 총피해액은 1,965억 원으로, 2022년보다 514억 원 더 증가했어요. 1인당 피해액 역시 2023년 1,700만원으로 최근 5년 사이 최고액입니다.

😥미리 예방할 순 없을까요?

메시지 속 처음 보는 URL 접속 금지, 택배 송장 폐기, 개인정보 노출 유의 등은 이미 대부분 잘 실천하고 계실 것 같아요. 너무나 당연한 일상 속 행동 요령 외에, 시스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피해 등이 의심되는 금융 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자신도 모르는 대출이나 카드론 등의 거래 시도와 금융사의 중단 조치 등을 빠르게 알 수 있어요. 피싱범이 피해자 신용정보로 대출을 시도하면, 이 시스템을 통해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출처 금융위원회

10월 18일, 정부는 인공지능 기술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지정했다고 밝혔어요. ‘실시간 통화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AI 기술과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결합해 탐지 정확도를 높이는 서비스입니다. 범죄로부터 일상이 더욱 안전해지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아요.

🪙"이미 돈을 보냈어요.
사후 구제는 안 되나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았다면,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 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 이 서비스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모든 계좌를 일괄 또는 선택하여 지급을 정지할 수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약 49만 건이 이용됐다고 해요.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 서비스
-정지 신청: 고객 본인 모든 계좌 조회 및 일괄지급정지

-이용 대상: 만 19세 이상 내국인 (미성년자, 외국인은 이용 불가)

-대상 계좌: 수시입출금계좌 및 금융투자회사계좌

-방문 신청: (거래 금융사 영업점): 영업시간 중

-전화 신청: (거래 금융사 콜센터) 및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 모바일 앱: 연중무휴 매일 00:30 ~ 23:30

어카운트인포

보이스피싱 피해는 구제가 가능해요. 금융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피해금을 빠르게 환급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피해구제 신청부터 피해금 환급금 결정 및 지급까지 10주 이상이 소요됩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 흐름도 (출처: 금융감독원)

직접 현금을 건넨 경우를 ‘대면편취형’이라고 해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개정되어, 이 경우에도 피해 구제가 가능해졌습니다.

수사기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사기범 등을 검거

→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사기 이용 계좌 확인

→ 해당 금융회사에 지급정지 요청

→ 피해자 및 피해금 특정 후 금융회사에 통지

→ 금감원에 채권 소멸 절차 개시 공고 요청

→ 채권소멸과 피해환급금 지급 등 절차 진행

참 아이러니하죠? 피해자가 조심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인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게 맞을 텐데요. 국가, 기관, 기술, 그리고 시민이 힘을 합쳐 피싱 범죄가 근절되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와 일상이 더욱 안전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