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누리길 제6코스는 행주산성 역사공원에서 시작해 일산호수공원까지 이어지는 도보길입니다. 정해진 구간을 모두 걷지 않아도 괜찮고, 어느 지점에서든 발걸음을 내디디면 각기 다른 분위기와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번에는 일부 구간을 나누어 천천히 걸으며 마주한 고양누리길의 여러 모습을 소개합니다.

출발점인 행주산성 역사공원은 고양인재개발원 주변, 한강변에 자리한 넓은 공원입니다. 2000년 인재개발원 건립과 함께 조성되었으며, 잔디밭과 산책로, 탁 트인 전망 공간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도 한층 여유로운 쉼을 누릴 수 있는 장소입니다. 나무 그늘 아래 쉬어가는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걷는 가족들, 한강을 바라보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고양시민들의 일상에 가까운 힐링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공원 내 군 초소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행호정’이라는 전망대를 만들고, 한강 백사장으로 이어지는 산책길과 친수 공간도 함께 정비하였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철새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주변에는 철책을 활용한 포토존도 있어 걷는 여정에 소소한 재미를 더해줍니다.

강변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과거 행주나루터가 있었던 자리에 닿습니다.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한강 하류 수운의 핵심 거점이었던 역사적 장소입니다. 지금은 물리적인 흔적은 거의 사라졌지만,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여전히 장어, 숭어, 참게 등을 전통 방식으로 잡으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심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 전통은 나루터의 기억을 조용히 지켜가고 있으며, 오래된 지역의 생업과 풍경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점에서 고양시의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이어지는 행주대교 아래 구간은 현재 한강시민공원 행주지구 주차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이 일대는 낮에는 한가롭게 산책하는 시민들이, 밤이 되면 강변의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산책객들로 채워집니다. 과거 나루터의 풍경을 떠올리며 이 구간을 걷다 보면, 물길과 사람, 오가던 배와 그 안의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신평IC 인근부터는 DMZ 평화의 길 고양 테마 노선이 이어집니다. 한때 군 철책으로 인해 출입이 제한되었던 이 지역은 지금은 지하 통로를 통해 일산 방향으로 안전하게 연결됩니다. 논과 수로, 농로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펼쳐지고, 자동차 소음이 닿지 않는 조용한 길이 이어집니다. 걷는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도시의 흐름에서 벗어나 전원의 고요함과 여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길의 마지막 지점은 일산호수공원 내 선인장 전시장입니다. 도심 속에서 가장 많이 찾는 친숙한 공간이지만, 긴 여정 끝에 도착한 이 온실은 다시금 다른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수많은 선인장이 놓인 고요한 온실은 걷기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풍경입니다.

고양누리길 제6코스는 걷는 방식과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기는 길입니다. 역사의 흔적과 자연의 결, 도시의 일상과 전원의 정서가 차분히 이어지며, 어느 지점에서 시작해도 충분히 좋은 길입니다. 고양이라는 도시의 속도와 호흡, 그 안에서 이어지는 사람들의 삶이 이 길 위에 천천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2025년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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