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

G밸리산업박물관 특별기획전

G밸리산업박물관은

지난 구로공단의 역사를 살펴보고

G밸리의 미래를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교육 프로그램들이 있는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혹은 친구나 연인과 함께,

아니면 혼자서라도 가볼만한 곳인데요.

구로공단과 서울 산업 역사를 기념하고,

산업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되었으며

벌써 개관한지 2주년을 맞이했다고 해요.

11월 14일부터 2024년 5월 10일까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기획전

<갓생시대: 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에서는

'갓생러' 선배들이 열심히 열정을 불태우며 읽고,

배우던 교과서를 비롯해 그 시절 치열한 삶의 흔적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배움의 열망을 놓지 않았던

구로공단 청년 학생들의 이야기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삶을 배우다

배움에서 생활로, 일상으로 1990년대 이후

구로공단은 여러 변화를 겪었다고 해요.

제조업이 쇠퇴하고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며

사회문화적 변화가 찾아오면서

G벨리 노동자의 교육은 위로부터의 취미교양 수업,

아래로부터의 문화운동까지 문화와 생활을 강조하며,

점차 자기계발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회를 배우다

야학은 지식만 배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노동자의 존엄성에 대해 깨닫고

토론하고 행동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글을 배우다

구로공단 형성 초기 당대 노동자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는 '학교에 가는 것'이었다고 해요.

공부 나이에 또래보다 먼저 산업현장에 나온 노동자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실용교육을 받은 노동력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일치하였고,

학교 등 공공영역에서 노동자의 학력 상승을 돕는

제도적 장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술을 배우다

기업은 똑똑한 노동자를 원했고

노동자는 취업과 보다 나은 급여를 원했기에

기술 교육이 필요했습니다.

공장 안에 학교가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중소기업인 경우 자체 교육을 운영하기는 어려웠기에

한국수출산업공단의 직업훈련원 등

공공제도가 활발하고, 청소년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자활 성격의

인정직업훈련원이 많았다고 해요.

직업교육은 맨손으로 구로공단에 들어온 사람들이

노동자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 제도였습니다.

1983년의 주경야독이 2023년의 신조어인

'갓생'과 이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갓생'이란 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生'이 합쳐져

매우 부지런하고 모범적인 삶을 산다는 신조어 인데요.

무한경쟁 사회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갓생을 살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죠.

지금도 이어지는 '갓생' 정신,

그 때 그 시절의 갓생러들, 주경야독으로 밤을 지새우던

노동자들의 이야기...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여전히 사람들의 이야기

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의 갓생시대입니다.

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

교육은 권리 이전에 국민의 기본 의무였지만

모두에게 열린 문이 아니었다.

1970년까지 초등학교 졸업 후 30%,

여학생은 절반 넘는 수가 학업을 중단했다.

높은 교육열과 고학력이 성공으로 직결되는 시대,

공부할 수 없음은 개인의 절망이자

사회로부터 고립과 같았다.

국내 최고의 수출기지 구로공단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노동집약적 경공업이

발달한 까닭에 미혼의 청년, 여성 근로자가 많았다.

기본교육이라는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에서 이탈한

어린 노동자들에게 취업이 생존의 문제라면,

취학은 나의 존엄에 대한 문제였다.

8323 갓생시대

1983년 구로공단에서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고 싶었다.

친구처럼 졸업장을 가지고 싶고,

월급 오르는 자격증을 따고 싶고,

인간다운 일자리를 위해 노동법을 배우고 싶은

소소하기 때문에 절박하게 살아온 삶.

일과 공부, 그리고 하루를 열심히 산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과 함께,

더 나은 삶과 내일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학교 졸업장을 따고,

기술학교 자격증반에 가고,

야학에서 노동자 정체성을 토론하고,

이를 문화교실에서 표현했었던,

G밸리에서 노동자로 보낸 시간은 더 나은 삶의 자존,

자신감을 위해 소중하게 보낸 흔적입니다.

2023년 G밸리에서도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다.

열심히, 잘 살고 싶은 마음,

성취의 뿌듯함은 다르지 않다.

'갓생' 열풍은 SNS에 드러난 요즘의 삶이지만

잘 살고 싶다, 성취의 뿌듯함이란 근본은 같다.

그리고 여기, 출근 전 커피를 시키며

동영상 강의를 듣고 시간을 쪼개 운동하고,

퇴근 후 스터디카페로 달려가는

G밸리 청년들이 있습니다.

구로공단과 G밸리 사이의 환경은

서로 달라도 주어진 하루를 살아가는 고단함과

굳센 다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방에서 물어보는 안부와 갓생태그에 달린

'좋아요'에 따뜻함을 느끼는 마음도 여전합니다.

이번 <갓생시대 : 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

전시를 통해 구로지역 산업체학교 4명,

야학 관계자 18명의 이야기를 만나

노동자의 교육과 자기계발을 살펴보고

우리 시대 G밸리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있었는데요.

리플렛 뒷면을 활용해

나만의 하루를 만들어 볼 수 있고,

자료 속 노동자 학생들 그리고 오늘날 갓생을 사는

우리들에게 응원의 스티커를 붙일 수도 있었어요.

전시회 곳곳의 해설을 읽으며 당시의 모습과

전시의 의의를 잘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방향도 모른 채 달려가는 갓생이 지친다면

1983년 밤 10시 하굣길의 밀린 수다,

야학방에 모여 잘 지냈나 묻는 안부에서

힘을 얻은 선배님들처럼

나의 갓생기록에 좋아요를 눌러준

온기를 떠올려도 좋을것 같아요.

《갓생시대 : 공부하는 노동자, 일하는 학생》

ㆍ전시기간 : 2023년 11월 14일(화) ~ 2024년 5월 10일(금)

ㆍ관람시간 : 화~토요일 10:00~18:00 무료관람, 무료주차(2시간)

ㆍ전시장소 : G밸리산업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6길 38, G타워 3층)

ㆍ휴관일 : 2024년부터 매주 일~월 / 설날당일

ㆍ주차 : 무료주차 (2시간 / 안내데스크 문의)

https://www.instagram.com/museumg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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