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깊었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면 누가 뭐라 해도 꽃의 계절입니다.

여왕님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이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무릉도원의 보좌에 앉아 계십니다.

그 앞에 무릎 꿇고 겸손하게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습니다.

만개한 꽃을 보고 싶어 부천자연생태공원의 무릉도원 수목원을 찾았습니다.

수목원으로 가는 길에 자연생태박물관 건물에 매달린 무당벌레들은

내 손끝에서 놀다가 휘익 날아가 저 벽에 붙었는데 아직

여름을 더 즐기려는 듯 하늘로 날아가지 못한 모양입니다.

무당벌레도 한철인데 이곳에는 평생 서식하겠지만

아무리 폭염으로 대지가 뜨거워도 이때 아니면 날아가는 벌레보다는

꽃들의 여왕을 알현하러 가야 합니다.

부천자연생태공원 내에 있는 부천무릉도원수목원은 약 63,000평의 대지에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 주위에 절리석의 기암절벽과 폭포가 있습니다.

상부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은 연못과 폭포를 통과하여 정화되고

땅속의 온갖 뿌리들에게 물을 공급해

이상 세계인 무릉도원으로 만들고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겸손하게

그곳으로 들어가는 숲을 통과해야 합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 여름이지만 카메라에 담은

대청부채꽃과 범부채 꽃이 더 깨끗하게 보이는 것은

어쩌면 뜨거운 태양이 있으니 그렇게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오솔길에서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벌개미취는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태양의 뜨거운 빛을 받는 것이 더 어울리는 야생화입니다.

사람들이 가꾸어 피는 것보다 숲길에서 자연의 정기를 받아

저절로 자라는 것이 더 보기 좋으니까요.

여름꽃의 대명사인 비비추도 발레리나같이

통 큰 치마를 입고 무대에 나와 춤을 추듯이

군집을 이루어 모여 있네요.

때론 한 송이 꽃보다 무리 지은 꽃이 더 예쁘게 보이는 건

그 또한 생존 방법입니다.

잘 다듬어진 오솔길 옆에는 키 작은 해바라기들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지금은 아직 나설 때가 아닌가 봅니다.

그 들은 늦여름에 가장 뜨거운 햇살을 받기 위해

길게 목을 뽑을 것입니다.

금잔화같이 생긴 노란 꽃이 여자의 마음같이 홀로 바람에 흔들거립니다.

여름 내내 흔들리다가 가을이면 빨간 카펫을 밟기를 바랄 뿐입니다.

작은 연못에 핀 수련은 아직 덜 피었습니다.

잎이 더 넓게 펴지고 자신들이 그에 버금가는 시간이 되었을 때

이 연못을 완전히 덮을 정도로 무리 지어 활짝 필 것입니다.

연못 주위에 여러 가지 종류의 수국이 가득합니다.

색깔이야 관계없이 그냥 수없이 많은 국화라 해서 수국이라고 부를까요?

수국은 정말 푸짐하게 꽃이 핍니다.

수국도 진달래처럼 전 부쳐 먹는 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세상 아무것도 부럽지 않고 다리가 썩어도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은 무릉도원이네요.

부천 무릉도원 수목원은 '누구나 숲길'이라는 별명이 있더군요.

언덕이 없고, 장애물이 완만하여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이

무려 2km나 이어져 있습니다.

국화같이 생긴 무더기로 핀 꽃.

근처에 이름 표시가 없기에 인터넷 검색해 보니 '에키네시아'라는 꽃이네요.

무슨 뜻일까요?

'거친 털이 나있는'이란 뜻이라는데 거친 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른처럼 더 크면 보일까요?

어느 넓은 곳에 해바라기를 많이 심어 놓았네요.

키가 작은 걸로 보아 다른 이름의 꽃일 수도 있습니다.

가을에 오면 좋을 것 같네요.

문득 소피아 로렌이 생각났습니다.

너무 더워 시원한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 분수대 옆에 앉았습니다.

분수도 너무 더워 나처럼 땀을 철철 흘리고 있습니다.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듯이 솟구치고는 힘이 없는지

다시 밑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시지프스같이 다시 뛰어오릅니다.

무릉도원 수목원의 꽃 축제는 8월 말까지 화려한 모습을 자랑할 것입니다.

덥다고 집안에서 에어컨 바람 속에서만 지내기보다는

땀 흘리며 여름을 즐겨야 더 건강한 삶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이 여름을 가족과 함께 부천자연생태공원으로 외출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부천자연생태공원에는

유모차와 휠체어를 대여할 수 있으며

주차공간도 넉넉합니다.

산책길이 좋고, 낮은 산을

등산할 수 있습니다.

꽃 사진 투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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