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끝자락, 초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던 날 경남고성 두호마을 숲에서는 밀사리 체험이 열렸습니다.

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참가했는데

올해 4회째를 맞는 행사의 절반을 함께한 셈이라 더욱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작년에 처음 참여했던 아이들은 그 즐거운 기억을 잊지 못해

며칠 전부터 엄마 언제가요? 하며 체험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일년에 딱 하루뿐인, 아이들도 손꼽아 기다릴 만큼 재미있고 즐거웠던 밀사리체험 현장을 전해봅니다.

두호마을 숲에는 이른 아침부터 마을 어르신들과 관계자분들이

체험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바쁘게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밀사리 체험이 끝나고 우리 밀 반죽으로 수제비를 끓여 먹는 체험을 위해

하나하나 정성 들여 준비한 모습에서 행사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토종밀 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여성농업인 선생님들과 함께 걸어가면서 작년에도 왔었지?하며

반갑게 인사해 주셔서 더욱 정겨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앉은키밀’이라고 불리는 토종 우리 밀은 우리나라 전체 밀 생산량의 1%밖에 재배되지 않는 아주 귀한 밀이라고 합니다.

특히, 토종밀의 재배를 우리 고성군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게 되어 더욱 뜻 깊은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의 단 1%라니요!

귀한 우리 밀로 체험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우리 고성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1%의 밀로 하는 체험이니 우리나라 상위 1%의 체험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밀 밭에서 밀사리체험에 필요한 밀을 직접 수확해 보았습니다.

초록초록한 밀 밭에서 아이들이랑 사진도 찍고 밀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푹 빠져들었습니다.

밀의 줄기 부분을 동그랗게 만들어 비눗방울을 불어보는 체험도 아이들이 즐거워 했던 체험입니다.

잘 안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눗방울이 잘 불어져서 꽤 재밌었습니다.

이날 군수님의 깜짝 방문이 있었는데요.

군수님께서 어릴 적 밀사리를 해서 드셨다는 이야기에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또 ‘앉은뱅이밀’이라는 말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어 ‘앉은키밀’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덕에

아이들에게도 배려와 존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을음에 입이 시커멓게 될 때까지 먹었다는 밀사리는,

과거 보릿고개 시절 식량이 부족하던 때 덜 익은 밀을 수확해 구워 먹으며 허기를 채우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절대 알 수 없는 배고픈 시절의 추억이

이제는 체험활동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밀사리를 하기 위해 불을 짚히자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불놀이(?)가 제일 재밌었다고 얘기 할 정도로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 합법적인 불놀이가 신기하고 흥미로운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구운 밀 이삭을 두 손으로 비벼 후후 불어가며 껍데기를 날리면 이렇게 초록 빛의 밀알이 나오게 됩니다.

고소하고 쫀득한 맛의 구운 밀은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것이 자꾸 손이가는 맛입니다.

아이들도 고소하다며 연신 더 달라고 외쳤습니다.

앉은키밀 가루의 반죽을 뚝뚝 떼어 수제비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정성가득 뽑아낸 멸치육수와 각종야채, 마을 어르신이 직접 담근 김치까지...

입안이 즐거워 지는 맛이었습니다.

토종밀수제비 정말 최고의 한끼였습니다.

참가하신 분들 모두 맛있다 맛있다 하며 그릇을 싹싹 비워내었습니다.

이날 체험객들은 체험비 7천원을 내고 방문하였는데, 아이들 맘껏놀고 밀사리체험에 맛있는 수제비도 먹고 기념품까지..

7천원에 대한민국 어디가서 이렇게 놀 수 있을까요?

두손도 가득해지고 마음도 풍성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모로 우리나라 상위 1%의 체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내년에 또 가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고성군민으로써 자부심까지 느껴졌던 토종밀사리체험, 내년에는 아이들과 꼭 방문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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