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 행사장 인근 숨겨진 볼거리 ‘계신리 마애여래입상’
여주시민기자단│김영진 기자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에서 느끼는 마음의 평안
봄의 시작을 여는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가 1주일 연기되면서 4월 5일 금요일부터 4월 7일 일요일까지 여주시 흥천면 귀백리 168-3 인근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올해 8회를 맞이하는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는 흥천면 귀백리와 율극리, 상백리 일대에 일직선으로 펼쳐지는 벚꽃 터널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축제 진행 시 차량을 통제하여 만개한 벚꽃이 만들어 내는 터널을 천천히 걸으며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를 즐긴 뒤 여주의 다른 명소를 보고 싶다면 일반적으로 영릉이나 신륵사를 찾게 되겠지만, 이미 한 번쯤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축제장 인근에 숨겨진 볼거리인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을 추천합니다.
이포보에서 여주흥천벚꽃축제장으로 향하는 333번 지방도는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선 벚나무들로 축제장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흥천면 계신리를 지나다 보면 멀리 절벽 위에 전각이 보여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강이 보이는 절벽에 세워진 전각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지지만, 이곳의 옛 지명을 아는 사람이라면 대충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지명은 그 지역의 특징을 담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흥천면 계신리는 부처울, 중숭골, 신촌동이 합하여 이루어진 마을로 옛날 중숭골 입구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주민들이 이 나무를 계수나무라 믿고 일 년 중 정월 보름날 동네의 안녕을 빌었다 하여 계신리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부처울이란 지명은 동네에 부처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길에서 보이는 전각은 부처 바위를 보호하며 기도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계신리 마을을 돌아 산기슭으로 접어들면 석불사라는 작은 암자가 있고 그 안으로 들어서면 절벽 위에서 남한강을 지긋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부처상,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8호 여주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을 만나게 됩니다.
마애여래입상은 돌 위에 새겨진 서 있는 부처를 뜻합니다. ‘마애’는 암벽에 새겼다는 뜻이고 ‘여래’는 석가모니를 뜻하며 ‘입상’은 서 있는 형상을 의미합니다.
통일신라의 불상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작품으로 알려진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신륵사에 머물 때 배를 타고 한강을 지나다 삿대로 벼랑에 그려 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강을 통해 물건을 옮기던 시절 많은 뱃사람과 뗏목꾼이 오가던 절벽에는 마애여래입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서울로 향하던 물길이었던 남한강만 보더라도 충주 창동리 마애여래입상, 여주 계신리 마애여래입상,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입상 등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강에서 보이는 절벽에 마애여래입상을 새기는 이유는 아마도 오가는 배 위에서 항해의 안전과 무사를 기원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계신리 마애여래입상 역시 뱃사람과 뗏목꾼의 왕래가 많았던 복하천 하류와 남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천년의 세월이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의 흔적을 희미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미소 띤 부드러운 표정과 포근한 자세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뛰어난 조각 솜씨는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불상의 머리 뒤편에 빛이 나는 표현을 해놓은 두광은 3겹의 동심원이 계단식으로 중첩이 되고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를 새겨놓았습니다.
세밀하게 조각된 얼굴, 목 아래 세 개의 주름인 삼도, 옷 주름의 표현은 고려 전기 시대의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의 따스함과 남한강의 탁 트인 풍경은 근심과 걱정을 가지고 찾는 사람의 마음을 잠시나마 편안하게 해줍니다.
벚꽃이 만발하는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를 즐기고, 계신리 마애여래입상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한강과 벚꽃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 그리고 마애여래입상의 편안함을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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