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성지, 합덕전통시장

방문기

솔뫼성지는 '소나무가 뫼를 이루고 있다' 하여 순우리말로 '솔뫼'라 이름 붙여진 곳으로,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탄생한 자리입니다. 이날은 마침 주일이라서 타지역 천주교 신자들의 단체 성지순례 행렬이 많이 보이네요.

성지 내에는 1845년 김대건 신부가 조선에서 중국으로 항해할 때 이용한 ‘라파엘 호’를 상징하는 배 모양의 성당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당 남서쪽에는 순례자들이 야외에서 미사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아레나가 마련되어 있고, 그 북서쪽에는 김대건 신부의 옛 생가를 기와집으로 복원해 놓았습니다.

솔뫼성지 소나무 숲은 당진 9경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 중심에 1977년 건립된 김대건 신부의 동상과 그 곁에는 1946년 건립되어 솔뫼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물인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 기념비가 소박한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솔뫼성지를 방문 후 아이들과 차로 5분거리인 합덕전통시장을 방문했습니다. 합덕은 남동쪽으로 평야 지대를 끼고 삽교천을 접하고 있어 일찍부터 수리 농경 문화와 시장이 발달한 지역인데요. 합덕이 당진보다 인구가 더 많았던 시절엔 시장에 손님이 말도 못할 정도로 바글바글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서울이나 인근 타 지역에서도 장날이 되면 찾아오곤 하지만 이전보다는 못하다고 하네요.

상추, 쑥갓, 치커리, 토마토, 토란, 땅콩, 옥수수 등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시장엔 다양한 모종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주머니가 모종을 많아 사길래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자녀들과 손주들이 옥수수, 참외, 수박을 좋아해 텃밭에 심을 모종을 사러 나오셨다고 합니다. 주말이나 방학때 손주들이 놀러오면 함께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열매를 따며 수확 하려고 다양한 채소를 심는다고 하네요.

수선화, 튤립, 히야신스, 백합 등 다양한 종류의 구근과 꽃 모종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농협 하나로마트 맞은편엔 각종 상회와 분식집, 채소가게, 생닭을 파는 가게가 모여 있는데요.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닭집에서는 옛날식 튀김닭도 팔고 있었는데 어릴적 시장에서 먹던 추억의 맛이네요.

안쪽으로 들어가니 갈치, 가자미, 도다리, 갑오징어 등 제철 생선과 어패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밥도둑 꽃게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고, 어릴적 즐겨 먹던 바다가재도 보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합덕시장에서 장사해 온 상인들과 합덕장을 애용하는 소비자가 물건을 놓고 흥정하는 모습이 정겨운데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시장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독특한 풍경인 것 같아 더 정감이 갑니다.

합덕전통시장 내에 있는 한우특화거리는 당진한우를 맛볼 수 있는 전문 식당과 고품질의 한우를 맛 볼 수 있는 한우판매장이 모여 있는데요. 시장 입구부터 맛있는 한우 냄새가 솔솔 풍겨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한우특화거리의 인기비결은 품질 좋은 당진한우를 착한 가격에 원하는 부위를 구매할 수 있다는 건데요. 판매장에서 구매한 한우는 맞은편 전문식당에서 저렴한 상차림 비용으로 맛깔난 반찬들과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상차림비는 1인당 7,000원으로 된장찌개, 누룽지, 냉면 등 고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메뉴와 육회, 한우뚝배기불고기, 한우수육, 육회비빔밥 등 다양한 식사메뉴가 있다고 하네요.

집에 있는 아이들과 먹으려고 한우 스페셜 특수부위를 구매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구워먹었는데, 지글지글 고기 익어가는 소리에 군침이 절로 나네요. 잘 익은 고기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입에서 살살 녹는 한우의 매력에 푹 빠져 순삭했습니다. 인심좋은 주인장이 서비스로 준 차돌박이로 된장찌개를 끓였더니 저녁 상차림이 풍성합니다.

시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뻥’ 하고 커다란 소리를 내는 뻥튀기 기계인데요. 어릴적 시장에 가면 뻥이요~소리지르는 '뻥튀기' 아저씨의 말이 무섭게 혼비백산 도망가기도 하고,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구경하기도 했는데요. 뻥 소리와 함께 뿌연 연기가 구름처럼 일어나면 길을 잃지 않으려고 엄마손을 꼭 잡고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쌀 한되 들고 장에 나온 아주머니들은 커다란 봉투에 한가득 담긴 튀밥을 받아들고 집으로 향합니다.

잔칫날에 빠지면 안 되는 음식 중 하나가 떡인데요. 제철 맞은 쑥떡도 있고, 꿀떡, 절편, 바람떡, 인절미, 약식 등 떡이 너무 많아 보는 것 만으로도 배가 부릅니다. 그래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라 수는 없겠지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꿀떡을 구매해 먹었는데 정말 꿀맛이네요.

고소한 기름냄새가 진동하는 기름집 앞 진열대엔 판매용 참기름, 들기름도 전시되어 있고, 볶은 보리와 옥수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장길을 따라 걷다보니 노점에서 물건파는 분들도 보이는데요. 제철 채소와 열매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길거리 좌판에서는 마을 어르신이 직접 기르고 채취한 상추, 나물, 머윗대, 민들레 등을 팔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사람 냄새가 가득하고 인정이 넘치는 합덕시장에서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도 되새기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합덕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코로나19도 완화되고, 솔뫼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시장으로 이어져 예전처럼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으셨는데요. 합덕에서 만난 상인의 기대와 희망처럼 시장활성화를 위한 지혜가 모아져 합덕전통시장이 예전의 명성를 회복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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