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시간 전
대구 수성구 천을산 육군공병5기 6.25참전 기념비 행사에 다녀오다.
대구 수성구 천을산
육군공병5기 6.25참전 기념비 행사에 다녀오다.
천을산을 오르는 길,
그곳에서 다시 만난 육군공병5기 6·25 참전 기념비.
푸르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고요히 자리한 기념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에서 자랐다’
이곳은 제301공병교도대 간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한
174명의 청년들의 넋을 기리는 장소입니다.
1950년 10월 27일,
조국의 부름을 받아 전장으로 향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1964년 천을산 자락에 이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흰 장갑을 끼고, 가슴 가득 훈장을 단 노병들의 모습.
거수경례를 하는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습니다.
누군가는 담담히, 누군가는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헌화하고 향을 올리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에 보답한다는 의미의 호국보훈.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더 많이 사랑하고 의미를 찾아주며,
추모를 아끼지 않는 도시가 명품도시이며 품격 있는 도시라는 말씀.
그 말이 유독 마음에 남습니다.
흘러갈 수도 있는 인사말 같지만,
우리 일상 속에서도 ‘품격’이란 말이
결코 가벼울 수 없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이번 참배식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젊은 군인들의 존재였습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온 군인들이 행사장 곳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행사 진행을 돕는 헌화병, 하얀 국화꽃을 차례로 챙겨주던 손길.
묵념을 울리는 군악대의 나팔 소리.
그 젊은 군인들은 단순히 ‘업무’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 자리가 우리에게도 참 의미가 큽니다.”
세월이 지나도, 그들도 이날을 기억할 것입니다.
군복을 입고 함께 한 이 순간이,
군인이기에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참배식에는 육군공병 5기 동기생회를 비롯해
무공수훈자회를 비롯한 수성구청 관계자,
주민, 참배객들도 함께 했습니다.
이 작은 기념비가 단순히 '기억'하는 공간을 넘어
‘가르침’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깊이 남습니다.
하얀 국화꽃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에서
우리는 또 다른 ‘호국의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기념비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이 공간을 찾아주는 발걸음들이 끊이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희생을 기리며,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걸어본 천을산.
어김없이 지켜낸 이 작은 현충시설에서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가슴에 새깁니다.
"내년에 또 뵐 수 있을까요?"
노병들의 걸음이 매년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 조금씩 씁쓸하지만
그다음을 다시 지켜줄 이들이 있다는 것이
또 다행이다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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