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분위기로 자꾸만 바라보게 되는 '오정동 선교사촌'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을 만나러 대덕구 "오정동 선교사촌"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1930년대 미국 남감리회 소속 선교사들이 거주하며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생활하고 활동하던 곳으로 그 당시의 건축 양식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 하는 곳입니다.

붉은 벽돌 외관을 가진 건물과 목조 주택이 조화를 이루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 단골 장소이기도 합니다.

ㄷ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안고 있는 주택은 실제로 선교사들이 머물던 주택으로 전통 기와지붕과 서양식 창문이 어우러진 모습이 눈에 띕니다. 마당 한가운데 우뚝 선 나무 한 그루는 지나온 시절을 그 자리에서 지켜온 듯 단단하고 고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보면 숲과 정원 사이로 작은 붉은 집이 또 하나 보입니다. 마치 유럽 시골 마을의 별장처럼 나무와 나무 사이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선교사촌은 살펴볼수록 이국적인 분위기와 높게 솟은 나무 덕분에 가로등과 잔디, 겹겹이 쌓인 초록색 풍경이 예쁘게 어울려서 자꾸만 멈추어서 바라보게 됩니다.

선교사촌을 걷다 보면 이곳에서 선교와 교육, 그리고 의료에 힘썼던 인물의 흔적이 그가 머물던 주택 앞에 흉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변으로는 기와지붕이 얹힌 벽돌 건물들이 있었는데 붉은 벽과 기와, 초록빛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서의필 박사의 흉상 앞에 서보았습니다. 서의필 박사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로서 1954년 한국에 파송되어 40년간 선교와 교육에 헌신하신 분입니다. 한남대학교의 설립위원으로 참여했고 1968년부터 1994년까지 영문학과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였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이곳이 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이자 핫플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아하고 차분하게 내려앉은 넝쿨과 나무들이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선교사촌을 걷다 보면 계절을 먼저 아는 아이처럼 길모퉁이에 장미 한 송이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그날따라 햇살도 좋고 바람도 적당해서 그 장미가 괜히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나무들은 생각보다 훨씬 키가 크고 그 아래 선교사 주택은 조용히 숨어 있었습니다.

그 벽 너머 창가 쪽으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장미를 봤을 땐 마치 누가 일부러 숨겨둔 풍경을 나만 알아차린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괜히 괜찮은 곳 하나 발견한 것처럼 딱 내가 좋아할 만한 장소를 누가 몰래 선물해 준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선교사촌이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만의 비밀장소를 발견한 듯한 선교사촌이었습니다. 선교사촌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길을 천천히 걷고, 누군가 살았던 시간과 흔적을 둘러보며 생각보다 묵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많아 놀랐던 곳이었습니다.

풍경과 함께 발자취가 오래 남는 곳, 대덕구로 여행을 오신다면 선교사촌에서 여러분도 시간의 멈춤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임보름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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