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간 전
[블로그 기자] 노란 고양이와 함께한 장생포의 봄, 예술로 피어나다
안녕하세요 울산 남구 블로그 기자단 이수현입니다. 울산 남구 장생포는 예전부터 특별한 분위기를 가진 곳입니다.
한때 고래잡이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시간이 흐르며 산업의 흔적 위에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더해지면서 독특한 정취를 지닌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장생포 문화창고는 과거의 이야기를 품은 건축물에 현대적 감성을 불어넣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최근 저는 이곳 4층 갤러리 C에서 열린 Spring with Thoma 전시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전시의 따뜻한 색감과 메시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예술가의 철학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 한편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토마 뷔유(Thoma Vuille)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는 스위스 태생으로, 일찍이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거리 예술가입니다.
그의 대표작이자 상징적인 캐릭터는 바로 노란 고양이 ‘무슈 샤(Monsieur Chat, M.Chat)’입니다.
벽을 타고 나타나는 이 밝고 익살스러운 고양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도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소와 위로,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전시장을 처음 들어섰을 때 느낀 첫인상은 '밝다', '가볍다', '귀엽다'였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특히 '봄'이라는 계절에 주목하였습니다. 봄은 생명의 에너지가 움트는 시기이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계절입니다.
그런 봄의 감정을 노란 고양이의 웃음과 함께 시각화한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단순한 선들 속에 담긴 따뜻한 의도는 무척 순수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다가왔습니다.
토마 뷔유는 단지 갤러리 안에서의 작업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를 캔버스로 삼아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술가입니다.
그의 노란 고양이는 파리 퐁피두 센터, 에펠탑 등 유서 깊은 장소뿐만 아니라, 베트남처럼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지역에도 등장하며 ‘평화’와 ‘자유’의 상징으로 활약해 왔습니다.
이번 울산 전시에서는 그런 그의 철학이 한국의 봄이라는 정서 속에서 잘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작품 앞에서 여러 번 발걸음을 멈추었고, 그때마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용기를 내볼 수 있는 마음을 얻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한 후, 인근에 위치한 창작스튜디오 131도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이곳은 (구) 장생포 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시각예술 레지던스 공간으로, 현재는 ‘제4의 벽을 넘는다’라는 이름의 울산 남구 문화 예술창작촌 입주작가 소개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2025년 3월 11일부터 4월 23일까지 진행되며, 총 17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회화, 설치, 시, 수필, 아동문학 등 장르가 매우 다양했고, 작품 하나하나마다 작가의 세계관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학과 시각예술이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있었던 점입니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감정선을 형성하고 있었고, 덕분에 관람자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서 더 깊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4의 벽’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예술과 현실, 창작자와 관람자 사이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시도들이 전시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습니다.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정서와 메시지는 다양했지만, 그 속에 흐르는 공통된 감정은 삶에 대한 탐색과 회복, 그리고 공감이었습니다.
장생포문화창고의 Spring with Thoma와 창작스튜디오 131의 제4의 벽을 넘는다 전시는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예술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도시와 개인, 공간과 감정을 연결해 주었고, 다른 하나는 지역 예술가들의 섬세한 시선을 통해 개인의 서사와 감정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두 전시를 연이어 관람한 저는 예술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굳이 거창하거나 무거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노란 고양이의 웃음처럼, 작고 단순한 표현 속에서도 우리는 감동받을 수 있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은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배웠습니다.
장생포의 봄은 참 따뜻했습니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순간처럼, 이번 전시는 제게도 작은 시작을 위한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장생포가 이런 다채로운 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공간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예술이 주는 기쁨과 위로를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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