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찬란히 빛나는 여름꽃, 호미반도 자락길 모감주나무
찬란히 빛나는 여름꽃,
호미반도 자락길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나무 중 하나로
여름의 한복판에서
가장 찬란히 빛나는 꽃을 피워냅니다.
다른 꽃들이 봄날에 앞다투어
맵시를 자랑하며 피어날 때에도
모감주나무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조용히 잎을 넓혀 가며
꽃대를 준비하고
더운 계절이 완연해지기만을
묵묵히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태양이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는
한여름이 되면,
모감주나무는 기다렸다는 듯
화려한 노란 꽃을
길게 뻗은 꽃대 위에
촘촘히 피워냅니다.
그 노란빛은
이글거리는 햇살 아래에서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하게 빛납니다.
한 그루가 꽃을 피우면
그 주변까지 환하게 물들일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지요.
서양인들은
이 나무를 처음 접했을 때,
황금비 내리는 나무
(Golden Rain Tree)라
이름 붙였습니다.
꽃잎이 떨어지며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마치
황금빛 비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름조차도 시적이고 아름다우니,
이 나무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고장 포항에서도
여름이면 모감주나무가 지천으로
꽃을 피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대동배,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호미반도 자락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많은 모감주나무가
도로 양옆과
산자락에 줄지어 서서
화사한 노란빛으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 중에서도
동해면 발산 2리의
모감주나무의 군락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2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현재 포항의 군락지는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모감주나무 자생지 중
규모와 개체 수에서 가장 큰 곳입니다.
면적은 무려 26,768㎡에 달하며,
수령 120년에서 130년 사이의
나무 약 300주가 자라고 있습니다.
각각의 나무는
키가 크고 줄기가 굵으며
가지는 위로 퍼져
자라는 형태를 하고 있어
군락지 전체가
하나의 울창한
노란 숲처럼 느껴집니다.
모감주나무는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봄에 잎이 돋고 가을에 지며
한여름에는 노란 꽃을
가을에는 독특한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갈색으로 변하고,
얇고 마른 종이 같은 껍질이
세 방향으로 갈라집니다.
그 안에는
윤기 흐르는 까만 씨앗이 들어 있는데,
이 씨앗은 손에 쥐고
문지를수록 더욱 반질반질해집니다.
그래서 예부터
염주의 재료로 널리 쓰여 왔으며,
이 씨앗은 ‘금강자(金剛子)’라 불립니다.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변치 않는
특성을 지녔다는 뜻이며,
불교에서는 이를 통해
도를 깨우치고 지혜와 덕이 굳세어
번뇌를 이겨낸다는
상징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는
특히 큰스님이나 고승들이 사용하는
귀한 물건으로 여겨졌습니다.
포항 동해면 발산 2리의
모감주나무 군락지는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학술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모감주나무의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기다림'입니다.
이는 뜨거운 계절을
묵묵히 기다렸다가
자신만의 때를 맞아 찬란하게 피어나는
이 나무의 성정을 잘 나타냅니다.
동해면 임곡리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입구에서
시작해 대동배 1리와 2리를 지나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929번 호미길
그 여름 길 위에는
지금 노란 모감주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오고 가는 길손들의
눈과 마음을 환히 밝혀주는
노란 꽃의 물결 속에서
여름날의 깊은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고장 포항에는 모감주나무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 있습니다.
2025년 포항시 소셜미디어기자단
박한규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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