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시간 전
비 오는 날, 여주향교에서 보낸 특별한 밤 - 달빛 풍류 음악회 후기
여주시민기자단|김영진 기자
세종의 이야기를 품은 밤
여주향교 달빛 풍류 음악회 및 전통문화예술 체험 후기
2025년 5월 17일 토, 여주향교에서는 전통문화예술 체험과 창작 판소리 콘서트 「세종이도가」를 주제로 한 ‘달빛 풍류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세종대왕 나신 날(5월 15일)이 올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여주시가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 이 함께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유구한 시간 속 전통을 품은 여주향교
여주향교는 조선 초기에 마암(馬巖, 현재 여흥동) 인근에 창건되어, 공자와 여러 성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지방민을 교육·교화하던 공립 교육기관이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화재로 소실된 뒤 1685년 잣나무고개(홍문리)에 중건되었으나, 이후 풍수지리적 이유로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향교는 교육 공간인 명륜당과 제향 공간인 대성전, 동무·서무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대성전에는 5성, 송조 2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봄·가을 석전대제과 매월 초하루 및 보름에 분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을 갖춘 명륜당과 익공계 맞배지붕 양식의 대성전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건축적 정교함과 지역적 특색이 잘 드러나는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여주향교 대성전 인근에는 여주 향토문화재로 지정된 수령 100년의 향나무와 높이 20m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여주향교의 오랜 역사와 함께해온 자연문화유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통을 손끝으로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
평소 고요함이 매력이던 여주향교 마당은 이날 가족 단위 참가자들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 전통문화예술 체험은 향교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생생한 체험 마당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아이들은 책상 앞에 앉아 '문자도 효(孝)' 부채에 색을 입히고, 조심스럽게 글씨를 써넣으며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체험 공간에서는 향나무 구슬로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이 한창이었습니다. "향나무 냄새가 너무 좋아요"라며 구슬을 손에 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체험 부스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유생복 입어보기와 스티커 사진 촬영 코너였습니다.
아이들이 도포와 사대를 차려입고, 조심스럽게 두건을 써보며 전통 복식의 멋을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성전 앞마당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글 문자도 공모전 수상작 전시도 함께 열렸습니다. 가족들은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건 우리 딸이 그린 거예요”라고 설명하거나, “아이들 시선에서 바라본 효의 의미가 참 따뜻하다"라는 감상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통 공예와 예절, 놀이가 어우러지며 여주향교는 이날만큼은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 찬 마당이 되었습니다.
시상식과 함께 시작된 음악회
오후 6시 30분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에게 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음악회에 앞서 진행된 '제1회 선비의 정신 한글 문자도 공모전' 시상식은 이야기꾼 오체원의 사회로 따뜻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이 향교의 맛은 인공물이 없이 자연과 고건축을 함께 보는 것인데, 오늘은 비로 인해 다소 아쉽지만 여러분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셔서 열심히 진행해 보겠습니다"라고 전하며 객석과 소통하였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 4월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되었으며, 총 68점의 작품 중 17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여주시 미술협회와 관련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들은 현장 전시에 이어 이날 시상식에서 이름을 빛냈습니다.
여주향교 원욱희 전교는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지만, 선비 정신 덕분에 오늘은 행사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라며, 대성전에 모셔진 성현 18위의 뜻을 되새기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선비 정신을 이어받아 예의 바른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라는 말로 시상식을 마무리했습니다.
비와 함께 깊어진 무대의 감동
시상식 후에는 본 공연인 '창작판소리 콘서트 세종이도가(世宗李祹歌)'가 막을 올렸습니다.
비는 점점 굵어졌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국악과 현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지며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창작 예술로 풀어낸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공연은 시민 정가단의 시조창 '청산리 벽계수야'로 시작해, 국악실내악단 여민의 연주와 소리꾼 정초롱, 박성우, 래퍼 아이삭 스쿼브, 거문고 연주자 박천경, 무용가 김민지, 세종 이야기꾼 오채원 등의 무대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판소리와 랩으로 구성한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았고, 세종과 소헌왕후의 애틋한 이야기를 담은 ‘나 그대에게’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무대 뒤편의 고즈넉한 대성전과 전통 조명, 그리고 빗소리가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물하였습니다.
지역 유산에서 만나는 살아 있는 전통
사실 향교라 하면 거리감 있는 문화재로 느껴지기 쉽지만 이날의 여주향교는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체험하는 살아 있는 전통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겐 전통과 가까워지는 계기였고, 어른들에겐 잊고 있던 선비 정신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주시는 시민과 방문객이 전통을 체험하고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오늘의 경험처럼 전통이 일상이 되고, 문화가 모두의 것이 되는 시간이 더 많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행사 정보 요약
✅ 행사명 : 여주향교 달빛 풍류 음악회 – 창작판소리콘서트 ‘세종이도가’
✅ 일시 : 2025년 5월 17일(토) 오후 5:30 ~ 8:30
✅ 장소 : 여주향교 (경기 여주시 향교길 1길 24)
✅ 주최 : 여주시
✅ 주관 :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
✅ 내용 : 전통문화예술 체험, 문자도 공모전 시상식, 창작 국악 공연
✅ 문의 : 여민 (02-798-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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