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을 끼고

걷는 힐링 트래킹

전북 서해안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 3개가 있는 선운산

이열치열 (以熱治熱)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라는 속담이 있듯 여름철 무더위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초래합니다. 주말이어도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이면 거리는 한산하고 모두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집 밖을 나서지 않거나 또는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피서를 가는데요, 그만큼 운동량도 줄어 평소 즐기던 운동을 잠시 쉬는 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원한 계곡 트래킹으로 몸도 마음도 힐링할 수 있다면 한번 가볼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전라북도에서 시원한 계곡과 함께 트래킹 할 수 있는 고창 선운산 천마봉 트래킹 코스는 지난 5월 17일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이 국내 5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습니다. 고창 선운산은 천마봉과 도솔암 마애불, 진흥굴이 지질명소로 지정되었는데요. 오늘 그 세 개 지질명소를 다 둘러보는 트래킹이 되겠습니다.



선운산 천마봉 트래킹 코스는 선운산 주차장에서 천마봉까지 약 4.5km에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도솔암에서는 두 갈래 길로 오를 수 있으니 자신의 감정에 맞게 골라가면 되는데요. 저는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용문굴 코스 대신 천마봉 직등 코스로 올라 반대로 용문굴 방향으로 하산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운산 도솔천 물빛이 검은색이어서 반영이 더 아름답습니다. 물은 맑은데 바닥에 타닌 성분을 함유한 열매가 쌓이면서 침전물이 바위에 눌어붙어 물빛이 검게 보이는 것입니다. '검은 것이 맑은 것보다 더 아름답다'라는 역설이 통하는 유일한 곳이지 싶습니다.

선운산 천마봉에 오르는 것이 오늘 목표이기에 선운사는 스쳐 지나갑니다. 조계종 24교구 본사로 백제 위덕왕 때인 577년 검단선사가 커다란 연못에 살던 용을 내쫓고 선운산 돌을 메워 창건한 절이 선운사입니다.

쫓기던 용이 바위를 뚫고 지나가며 생긴 굴이 용문굴인데요. 그곳에 살던 이무기가 백성을 괴롭혀 이무기를 물리치기 위해 도솔암 나한전을 세웠다고 하니 모두 하산하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천마봉까지

왕복 8.6km 4시간 소요

오늘 낮 기온이 최대 32도까지 올라간다고 해 아침 일찍 서둘러 선운산 트래킹에 나섰습니다. 오전 9시에 주차장을 출발했는데요. 도솔암까지는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할 정도로 숲이 우거져 시원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선운사 템플스테이에서 차량 통행로와 보행 탐방로로 길이 나뉘는데, 저는 보행 탐방로를 따라 걷습니다. 차량 통행로는 쉬운 길이고 길이 넓어 숲이 우거졌어도 햇빛이 들어오기에 시원한 숲 그늘을 택한 것입니다.

산행 안내도가 있는 도솔암 찻집에서 직진하면 도솔암과 마애불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 용문굴로 오를 수 있습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천마봉으로 직등하는 코스와 용문굴로 오르는 코스가 갈리는데요. 도솔암을 패스하려면 도솔암 찻집에서 좌측으로 내려가 계곡 따라 오르면 되겠습니다.

낙조대와 소리재 그리고 도솔암으로 세 갈래 갈림길입니다. 계곡을 건너면 낙조대까지 직등하는 코스(0.47km)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용문굴(0.45km)로 갈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용문굴 방향이 쉬운 코스이고 낙조대 방향은 경사가 가팔라 곳곳에 난간 길이 있으니 자신의 체력에 맞게 가면 되는데요. 많은 사람이 거리가 조금 긴 소리재 방향(1.14km)으로 천마봉에 올라 내려올 때 낙조대 직등 코스로 하산합니다.

낙조대 직등 코스 거리는 소리재에 비해 3분의 1로 짧지만, 그만큼 매우 가파릅니다. 무릎이 좋지 않은 분들은 낙조대 코스로 올라 용문굴 코스로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4년 전 무릎 연골 수술로 6개월마다 관절 주사를 맞는데요. 등산할 때는 늘 오르막보다 내리막을 조심해 걸어야 합니다.


천년고찰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

송악, 장사송, 진흥굴 등 볼거리 풍성

낙조대 직등 코스는 중간 중간 뒤돌아보면 환상적인 뷰를 볼 수 있습니다. 체력적 한계에 다다를 때쯤 '짠~'하고 나타나는 곳곳의 뷰포인트에서 가슴 탁 트인 풍경을 보며 힐링하려고 산에 오르는 것입니다.

왼쪽으로 용문굴을 거쳐 소리재로 오르는 계곡이 보입니다. 어디가 길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숲이 우거졌는데요. 가을이면 환상적인 단풍 숲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정면으로 도솔암 마애불이 보입니다. 선운산 단풍 뷰를 보려면 도솔암 마애불 뷰포인트가 제격인데요. 11월 말쯤 오르면 환상적인 단풍 뷰를 볼 수 있으니 선운산 등산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른쪽으로 천마봉이 보입니다. 천마봉은 높이가 284m로 멀리서 보면 거대한 수직 절벽입니다. 선운산 어느 코스로 오르든 천마봉은 통과의례인데요. 그만큼 천마봉에서 보는 파노라마 뷰는 압권입니다.

낙조대 능선에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60도 가까운 계단도 아찔하지만, 그 아래 펼쳐진 풍경도 아찔합니다.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 천마봉 정상입니다. 장군봉이라고도 하는데요. 발아래는 천인단애 (千仞斷崖) 낭떠러지입니다. 안전 난간은 없으니 천마봉 정상 부근에서만 사방을 파노라마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선운사 매표소에서 등산 앱을 켰기에 실제 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차장부터 매표소까지는 약 700m로 10분 정도 걸렸기에 천마봉까지 낙조대 직등 코스로 오르면 4.34km에 1시간 54분이 소요됩니다.

보통 체력의 성인이 중간에 몇 번씩 쉬고 올라왔기에 젊고 혈기가 왕성한 분들은 1시간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겠습니다. 기록표를 보면 오르막은 0.8km이고 나머지는 거의 평지에다 평균 경사도 역시 6.6% 밖에 되지 않아 트래킹 코스로 딱 입니다.

이제 천마봉에서 낙조대를 거쳐 용문굴로 하산합니다. 낙조대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최상궁이 자결한 장면을 촬영한 곳이지만, 자결할 만큼 무서운 곳은 아닙니다. 오히려 천마봉에서 자결하는 장면을 찍었다면 어떠했을까? 란 생각이 드네요.

용문굴로 하산하는 곳도 긴 데크길이 이어지지만, 경사도는 그리 가파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려가는 사람들은 부담 없어 좋네요.

선운산 용문굴입니다. 거대한 암벽 아래로 여러 갈래로 구멍이 뚫렸는데요. 어떤 사람은 용암이 뚫고 지나간 자리라고 하고 전설은 선운사 터에 살던 용이 검단선사에 쫓겨 도망가다 바위에 부딪치며 뚫린 굴이라고도 합니다. 용문굴에는 mbc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 어머니 돌무덤이 그대로 보존되었는데요. 용문굴 자체가 신비로워 아주 멋진 촬영장면이 나왔다고 합니다.

용문굴 아래 도솔암 방향은 지질구조가 특이합니다. 다양한 지층을 만날 수 있는데요. 선운산이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에 포함되었기에 이러한 지질구조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 보물 도솔암 마애불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백제 위덕왕이 선운사를 창건(577년) 한 검단선사에게 요청해 암벽에 마애불을 새기고 공중누각을 설치했다는데요. 그렇다면 조성 시기는 580년경이 되겠습니다. 공중누각은 조선 영조(재위 기간 1724~1776) 때 부서졌다고 하니 1200년 가까이 모진 비바람으로부터 마애불을 지켜온 것인데요. 250년 정도 비바람에 노출돼 풍화작용이 진행되기에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현재 마애불에서 기도하는 신자들을 위한 법당을 마애불 바로 앞에 조성하는 불사가 진행 중인데요, 차라리 옛 모습대로 공중누각을 지은다면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옛 공중누각도 1200년을 버텼는데, 현대 기술이라면 2천 년 이상 무너지지 않은 누각을 짓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솔암 나한전과 윤장대입니다. 나한전은 용문굴에 살던 이무기를 내쫓기 위해 세웠다는 전설이 있고 윤장대는 불경을 읽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넣은 책을 넣은 성보로 한 바퀴 돌리면 한번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생긴다고 합니다. 나한전에 가면 최소 세 바퀴는 돌려 모든 사람의 업장소멸(業障消滅 : 망상, 분별, 집착을 버리는 )로 해탈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도솔암 내원궁까지도 300계단은 올라야 합니다. 법당에는 보물 금동 지장보살이 있는데요. 내원궁이란 미륵불이 사는 곳이지만, 마애불로 미륵불이 내려갔기에 비어버린 내원궁을 지키는 지장보살이 주불로 봉안된 것입니다.

도솔암을 나와 이제 주차장까지 차량 통행로따라 내려가는데요. 천연기념물 장사송을 봅니다. 수령 600년 정도 되는 노송으로 높이 23m에 이르는 멋진 소나무입니다.

장사송 옆에는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 진흥굴이 있습니다. 신라 진흥왕이 말년에 왕위를 내주고 백제 땅까지 와서 선운산에 오르다 동굴을 만나 하룻밤 묵었다는데요. 꿈속에 삼존불을 현몽해 선운사를 지었다는 전설이 있는 굴입니다.​

진흥굴은 전설 외에도 지질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굴인데요. 천정과 옆면에 절리가 잘 발달해 절리가 침식하고 융기에 의한 압력 감소나 냉각에 의한 수축으로 발생한 박리작용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하니 잘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솔천 따라 길게 펼쳐진 선운사 녹차밭 길을 따라 하산합니다.

하산할 때는 거리는 짧고 시간은 더 걸린 것으로 나오는데요. 중간에 핸드폰 배터리가 떨어졌고 한참 후에 전원을 연결해 종료했기 때문입니다. 출발할 때 낙조대 직등 코스가 아니라 약 700m 정도 긴 용문굴 방향으로 하산했기에 거리는 약 4.4km이며 시간은 오히려 적게 걸렸습니다. 중간에 도솔암과 선운사를 돌아보느라 약 30분 정도 지체되었는데요. 천마봉에 오른 뒤 도솔암을 둘러보고 선운사를 패스하면 2시간 정도 걸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7월 무더위에 시원한 숲 그늘 따라 고창 선운산 천마봉까지 트래킹하며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도 만날 수 있는 건강한 여름 나기 지금 떠나보세요.


글, 사진=심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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