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식물이야기'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전북 식물 도감 시리즈 통해,

무궁무진한 자연과 식물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물 이야기 #3

새천년 밀레니엄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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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나무 "느티나무"

지난 1999년 12월 27일 산림청에서는 2000년을 출발하면서 21세기 새천년을 상징하는“밀레니엄(millennium) 나무”로 느티나무를 선정한 바 있다. 밀레니엄 나무를 선정하기 위해 국민들로부터 밀레니엄 후보나무를 추천받아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구상나무, 주목, 노각나무, 이팝나무, 물푸레나무를 후보로 선정한 후,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밀레니엄 나무 선정위원회’에서 여러 후보나무 중에서 당당하게 느티나무를 밀레니엄나무로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하였다.

느티나무를 새천년 상징나무로 선정한 이유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을 마을의 안녕과 화합 그리고 태평성대를 누리고자 마을 어귀나 성황당 등에 느티나무를 심어 왔으며, 이를 통해 지역 간의 화합, 우리의 소원인 통일 조국의 무궁한 번영과 발전을 그리고 선진국으로 비상을 추구하는 역사성과 문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밀레니엄 나무 선정사례를 보면 독일은 장수성과 빙하기 이전 자생 수종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은행나무를, 캐나다는 대기오염 감소, 지구온난화 예방 등 환경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가문비나무를 새천년 상징나무로 선정한 바 있다.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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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는 어떤 나무인가?

느티나무는 늘 한결같이 푸르러“늘 티내는 나무”, 50년 이상의 고목이 되면 나무껍질이 벗겨지면서“늦게 티가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느티나무는 흔히 괴목(槐木-귀신이 붙은 나무), 또는 규목(槻木-바른나무, 모범나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자랄 수 있는 느티나무는 마을 어귀에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는 정자나무이다. 시골 마을마다 느티나무가 없는 마을은 거의 없을 정도이니 수백 년간의 희로애락을 간직한 우리의 나무이다. 때로는 옛날 서당 훈장이 느티나무 아래에서 학문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또한 마을 입구에서 지금도 마을을 수호하는 당산나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소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근한 나무로 여겨져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소나무가 겨울이 되어도 푸른색이 변치 않는 힘찬 기상과 꼿꼿한 선비정신을 대변한다면, 느티나무는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어머니의 푸근하고 따뜻한 자애로움이 묻어나는 나무다.

단풍이 드는 가을에는 노랗거나 빨간색의 향연을 펼치고, 깊은 휴식에 들어가는 겨울에는 나뭇가지와 줄기에 하얀 눈이라도 쌓이면 한 폭의 멋진 풍경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보호받고 있는 오래된 노거수 중에서 절반 이상이 느티나무이며, 가장 오래 생존하고 있는 느티나무는 현재 부산광역시 기장군 함안읍에 소재하고 있으며 수령은 약 1,3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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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쓰임새

느티나무 목재는 무늬와 색상이 좋고 재질이 단단해서 고급 목재로 쓰인다. 예로부터 느티나무는 고궁이나 사찰 또는 양반의 집을 만드는 건축재로 쓰였으며, 기구, 가구, 악기, 선박 등을 만드는 재료로 널리 쓰인다. 실제로 천마총이나 가야분에서 느티나무로 짜인 관이 나왔다. 특히, 느티나무는 그늘을 제공해 주고 관상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과 병충해에도 강하여 가로수, 정원수, 조경수 등으로 많이 식재한다. 특히, 느티나무는 은행나무, 이팝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심어진 가로수 종이다.

또한, 어린 연한 잎을 삶아서 무쳐 먹거나 살짝 말려 멥쌀가루와 팥과 섞어 시루에 쪄서 사월 초파일에 느티나무 잎 시루떡을 해 먹기도 하며, 최근에는 껍질과 잎을 약재로 이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등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느티나무 탁자 / 느티나무 도마

느티나무 잎 시루떡 / 느티나무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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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꽃과 열매가 있나요?

느티나무 꽃과 열매를 보신 적이 있나요? 느티나무는 잎이 많이 달려 무성하고 거대하게 자라지만 꽃과 열매는 매우 작고 화려하지 않아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자손을 남기기 위해 매년 꽃도 피우고 열매(종자)도 맺는다.

꽃은 암수한그루(자중동주)로 4~5월에 잎과 함께 꽃이 피는데 연노랑 빛이 도는 녹색으로 화려하지 않고 작아 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꽃에도 '운명'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열매는 일그러진 공 모양으로 매우 작고 딱딱하며 10월쯤에 익는다.

잎은 홑잎(단엽)으로 가지에 어긋나고 긴타원형~달걀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나무껍질은 어릴때는 수피가 밋밋하지만 오래될수록 껍질이 비늘처럼 벗겨지며 떨어진다.

느티나무 잎 / 느티나무 꽃

느티나무 미성숙 열매 / 껍질 20년 내외 / 껍질 50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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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유명한 느티나무

1) 느티나무 천연기념물(자연유산)

우리 전북 특별자치도 내 천연기념물(자연유산)로 지정된 느티나무는 3건으로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0호),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1호), 장수 봉덕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396호)이다.

전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는 미래의 예측할 수 없는 태풍, 낙뢰, 번개 등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악화로 인한 소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들 느티나무로부터 접수를 채취하고 접목하여 모수와 똑같은 유전자(DNA)를 가진 후계목을 2000년 초에 육성하였다. 그후 2009년 산림환경연구원 대아수목원(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에 천연기념물 후계목 동산을 조성하여 귀중한 느티나무 유전자원을 보전하고 있다.

< 전북특별자치도내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현황 >

지정명칭(지정번호)

소재지

지정일자

비고

1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제280호)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230-2

‘82.11.09.

약 600살

가슴높이둘레 8.5m

2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

(제281호)

남원시 보절면 진기리 495

‘82.11.09.

약 600살

가슴높이둘레 8.25m

3

장수 봉덕리 느티나무

(제396호)

장수군 천천면 봉덕리 336

‘98.12.23.

약 500살

가슴높이둘레 6.13m

◆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제281호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보절면 진기리 495번지 신기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단양 우씨가 마을을 이룬 유래를 알 수 있는 자료로서 문화적 가치가 있고, 오래된 나무로서 생물학적 보존가치도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신기마을의 정자나무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느티나무는 약 6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나무높이는 23m, 가슴높이둘레는 8.25m이다. 단양 우씨가 처음 이 마을에 들어올 때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조선 세조 때 힘이 장사인 우공(禹貢)이라는 무관(武官)이 뒷산에서 나무를 뽑아다가 마을 앞에 심고 마을을 떠나면서 나무를 잘 보호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우공은 나라에 큰 공을 세워 관직을 얻었다고 전해지며, 후손들은 그의 말대로 나무를 보호하고 따로 사당을 지어 한식날에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마을에서도 매년 정월 대보름날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과 화합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모시고 있다.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 - 천연기념물

2) 느티나무 보호수

2024년말 현재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총 659본이며, 이중 느티나무가 459본(69.7%)으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전체 보호수 중 가장 큰 나무도 무주군 적상면 포내리에 소재한 느티나무로 가슴둘레직경(흉고직경)이 약 3.5m에 달한다.

진안군 주천면 용덕리 산제마을 느티나무 - 보호수

3) 주인의 목숨을 구한 “임실 오수 의견 느티나무”

김개인이라는 사람은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 사람으로 기르는 개를 매우 귀여워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하루는 나들이 길에 개와 함께 다녔는데 주인이 술에 취하여 돌아오는 길에 취기를 못 이겨 쓰러져 깊은 잠이 빠졌을 때 들에서 불이 일어났다. 번져오는 불길에 주인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낀 개는 가까운 개울에 뛰어들어 몸을 적셔 주인의 주변을 뒹굴기를 여러 차례, 불길을 끊어 놓고는 기진맥진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 후 잠에서 깨어난 주인은 자기의 생명을 구해주려다 처참하게 죽어간 개의 모습을 보고 슬픔과 감동을 노래하면서 개를 묻어주고 무덤의 표시로서 자기의 지팡이를 꽂아 두었다. 새봄이 되자 그 지팡이에서 싹이 텄고 세월이 흘러 큰나무(느티나무)가 되자 사람들이 그곳의 지명을 개의 화신이라고 생각하여 개나무란 뜻으로“오수(獒개오 樹나무수)”라 불렀다.

임실 오수 의견상 / 임실 오수 의견공원

의견공원 느티나무 / 느티나무와 의견상

느티나무와 의견상



글, 사진 = 박준모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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