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민미대


이국적인 열대 섬이나 봄꽃이 만발한 들판에 누워있는 사람들.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장면인데요! 잠시 시간이 남는 오후나 휴일이 있다면 다녀오기 좋은 잠실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호주 출신의 예술가 엘리자베스 랭그리터는 이번 전시에서 일상 속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 : 매일이 휴가> 개인전

✔️장소 :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3층 잠실 뮤지엄 209

✔️ 기간 : 2025년 5월 1일(목) ~ 9월 28일(일)

✔️관람 시간 : 오전 10시 ~ 19시까지

✔️입장료 : 성인 18,000원 (20세 미만 15,000원)

✔️ 대중교통 : 잠실역 10번 출구 도보 3분

✔️주차 : 최초 1시간 6,000원 이후 10분당 1,000원

MUSEUM 209 전시 공간은 크게 여름의 바다, 봄의 꽃밭, 겨울의 설원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중 여름 섹션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 1시간 정도면 충분히 관람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나만의 낙원(Paradise) 찾아보기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Hold on for better days)

끝없이 펼쳐진 청록빛 바다에 두 사람이 누워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서로에게 집중하는 순간의 평화. 즉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사랑의 본질'을 조용히 보여주는데요.

손을 잡고 (Hand in Hand)

아무 말 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순간. 그곳이 바로 '낙원' 아닐까요? 엘리자베스에게 낙원은 그리 멀거나 추상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삶을 경이롭게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찰나들'. 그 속에 낙원이 함께하고 있죠. 어린 시절의 따듯한 기억이나 웃음이 넘치는 순간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 순간처럼요.

이곳에 너를 데려오고 싶어 (This Is Where I Want to Take You)

이 작품은 한 커플이 보트를 타고 꿈속에서나 나올법한 여행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작품명 아래에는 작가의 설명이 충분히 적혀 있어서 다음 관람 방법을 추천해 봅니다.

① 작품을 충분히 감상한다.

②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하면 작품 설명을 자세히 본다.

③ 설명을 보고 느낀 점을 더해 다시 작품을 바라본다.

④ 그리고 나의 낙원은 어떤 작품과 가장 가까운지 찾아봅니다.

잠실 뮤지엄 209 전시관은 벤치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쉼과 여유를 갖고 전시를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여름 섹션에는 아기자기한 포토존도 있는데요. 포토존 앞에는 작가의 인터뷰 영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 (Elizabeth Langreiter)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 엘리자베스의 작품은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3D 혼합 매체 -항공 샷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점)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작가는 원래 예술에 문외한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테니스를 치다가 머리에 공에 맞는 사고가 있었고, 그 이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이 강하게 솟구쳤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취미 미술로 시작해서 지금은 호주를 넘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 개인전을 열고, 아트페어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글로벌 예술가가 되었죠.


새의 시점 (Bird's-eye View)으로 바라보기

자연의 아름다움과 환상을 살짝 더한 '열대 섬' 구간을 지나, '여름의 해변' 전시 구간에 도착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석촌호수가 보여서, 왠지 상쾌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여름의 파도 (Heat Waves)

엘리자베스의 작품은 '비행기 시점' 또는 '새의 눈으로 바라본 시점'에서 그려진 풍경이 주를 이루는데요. 마치 새가 숲 위를 날다가 나무 가까이 다가가듯- 작품 전체를 먼저 감상한 뒤, 한 걸음 더 다가가 그림 속 요소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 위의 여름 방학 (Summer Break) 속 일부분

문득 1987년 영국에서 출간한 '윌리를 찾아라'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푸른 바다에 밀려오는 하얀 파도, 그 속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사람들 모습이 아기자기합니다.

가라앉거나 떠오르거나 (Sink Or Swim) 속 일부분

작가는 아크릴과 모델링 페이스트 그리고 임파스토라는 기법을 사용해 입체감을 풍부하게 살립니다. 때로는 모래와 자갈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하기도 하죠.

- 임파스토 (impasto) : 붓이나 나이프로 물감의 특정 부분을 두껍게 올려 질감을 살리는 기법

- 모델링 페이스트 (modeling paste) : 입체적 질감을 위해 사용하는 두꺼운 페이스트 형태의 재료


작가는 행복한 기억을 그림 속에 재현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기분 좋게 미소를 지을 수 있길 바라는데요. 덕분인지, 작품을 보는 내내 따듯하고,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봄과 겨울의 낙원 (Paradise) 모습은?

푸르게 빛나는 여름 바다를 지나면, 봄과 겨울이 알록달록 펼쳐지는 마지막 전시 공간이 나옵니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는 색을 감정처럼 사용하면서, 작품 속 인물의 배치가 마치 음악처럼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겨울 섹션에서 색채와 리듬의 조화로움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럼, 겨울에는 어떤 일상 속에서 낙원의 순간이 펼쳐지는지, 살펴볼까요?

얼음 위에 그린 순간들 (Ice Bliss)

저 멀리 우뚝 솟은 산맥에서 고요한 겨울날이 표현되지만, 사람들의 모습에는 웃음소리가 즐겁게 들리는듯합니다. 이 작품은 스케이트장 위에서 사람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스노우볼처럼 느껴지도록 표현했습니다.

눈을 가르는 사람들 VII (Ski Bliss VII) 속 일부분

새하얀 눈밭에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남겨진 '선' (보드나 스키의 자국)이 따듯한 연결로 남아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듯한 온기를 나누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지요.


몇 가지의 색으로 계절감을 시원하게 나타낸 여름과 겨울과 달리, 엘리자베스의 봄 작품에는 다양한 색감이 사용되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특히 들꽃이 만발한 들판을 한 송이씩 수작업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입니다.

꿈꾸는 꽃밭 (Fleld of Dreams)

이 작품은 긴 겨울이 끝나고 처음 맞이하는 봄날의 기쁨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꽃밭에 누워서 하늘 멍- 때리며, 햇살을 느끼고 싶은 그런 날 말이에요.

꿈꾸는 꽃밭 (Fleld of Dreams) 속 일부분

사진 속 두 커플처럼, 봄에는 공기가 달콤해지고 모든 것이 다시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커플은 아무 할 일도, 어디 갈 곳도 없이, 그저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말보다 더 깊은 연결로 서로의 낙원을 평온하게 즐기는 모습이죠.

햇살 아래 맨발로 걷는 봄 (Barefoot in Spring)

따뜻함이 절로 느껴지는 이 작품은 작가가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 마법 같았던 하루를 겪으면서 완성되었습니다. 들꽃으로 둘러싸인 어느 봄날, 한 커플이 신발을 벗은 채 자유로운 마음으로 그 순간을 온전히 몰입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석촌호수의 벚꽃 (Cherry Blossoms Seokchon Lake)

아름다운 봄날, 낙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는 송파구에도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석촌호수의 벚꽃길이 대표적인 장소였죠! 작가는 벚꽃으로 둘러싸인 석촌호수도 마법 같은 풍경 중 하나라고 표현했는데요. 가족, 연인, 친구들이 벚꽃 아래를 천천히 거닐며 그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는 모습을 상상했다고 합니다.

석촌호수의 벚꽃을 끝으로, 엘리자베스 랭그리터가 전하는 <매일이 휴가> 전시 관람을 마칩니다. 마지막 방에는 작가가 경험한 봄의 낙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포토존이 예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나가는 길에 굿즈샵도 마련되어 있으니 함께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는 창작 활동 내내, 네덜란드 출신 신학자 앙리 J.M. 누웬 (Henri J.M. Nouwen)의 말이 마음에 머물러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쁨은 저절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쁨을 선택해야 하며, 매일같이 기쁨을 선택해 나가야 합니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는 작은 순간의 기쁨일지라도 여러분께 선사할 수 있다면 예술가로서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가오는 여름, '행복한 여름휴가를 미리 맛보고 싶으신 분들', 또는 '한여름 무더위에 지쳐 시원한 일상 탈출이 필요하신 분들', 또는 '송파구 데이트코스'로 잠실 뮤지엄 209 전시회를 추천합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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