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전
[명예기자] 오래된 정겨움이 살아 있는 곳 '남부골목시장'
서울 강서구 화곡동.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 냄새나는 골목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남부골목시장이다.
1970년에 문을 연 이곳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삶을 함께 해온 전통시장으로 요즘도 여전히 활기차고, 따뜻한 정이 가득한 공간이다.
오늘은 남부골목시장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으며 만난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려 한다.
남부골목시장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등촌로5길 62-4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정도 거리라서 접근성이 좋다. 버스를 타고 오기에도 괜찮은데, 바로 앞에 화곡본동시장 정류장이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다.
운영 시간은 대략 오전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정확한 영업시간은 가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이 시간대 안에서는 대부분 활발히 문을 열고 장사를 한다.
휴무일도 점포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상점을 꼭 방문하고 싶다면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차를 가져오시는 분들을 위해 시장 중앙 3번 입구 근처에 공용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요금은 10분당 500원. 카드 결제 전용이라 현금은 필요 없고, 비교적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는 편이다.
다만, 장날이나 주말에는 주차 공간이 빠르게 찰 수 있으니, 조금 여유 있게 움직이시는 걸 추천한다.
남부골목시장은 이름처럼 골목골목 작은 상점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구조다. 크고 번듯한 대형 시장은 아니지만, 바로 이 소박함 덕분에 오히려 더 정겹고 친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전해오는 갓 튀겨낸 튀김 냄새, 고소한 찹쌀도넛 향, 싱싱한 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흙 내음까지. 오감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여기서는 신선한 채소, 과일은 기본이고, 생선가게, 정육점, 건어물 가게, 옷 가게, 잡화점까지 없는 게 없다. 한약방도 몇 군데 있어서, 필요한 한약재를 소량 구매할 수도 있다.
가게마다 붙어 있는 손글씨 가격표도 너무 정겹다. ‘감자 한 봉지 3천 원’ 같은 걸 보면,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보람도 느껴진다.
시장에서 구경만 하고 지나칠 수 없는 법!
남부골목시장에는 의외로 숨은 맛집들이 많다.
그 외에도 즉석에서 부쳐내는 김치전, 오징어튀김 같은 간식거리들도 많으니, 그냥 가볍게 하나씩 사 먹으면서 시장을 둘러봐도 좋다.
남부골목시장은 그냥 식재료를 사고 음식을 먹는 곳만은 아니다. 걷다 보면 작은 문구점, 오래된 의류점, 레트로 감성 가득한 잡화점들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구점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옛날 학용품들이 눈에 띈다. 종이 인형, 색연필 세트, 고무줄총 같은 걸 보면 괜히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또, 철물점에서는 요즘 대형마트에서는 잘 팔지 않는 세숫대야나 전기코일 같은 생활용품들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시장 안 골목길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길을 잃어도 괜찮다. 어디로 걸어가든 다시 큰길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둘러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부골목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결국 ‘사람’이 아닐까 싶다.
장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오랜 단골손님들과 편하게 인사를 나누고, 초행길인 저 같은 사람에게도 “천천히 둘러봐~” 하며 반갑게 말을 걸어준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눈인사해 준다. 이런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시장이 더 정겹게 느껴졌다.
어떤 할머니는 옆집 반찬가게 사장님께 반찬 하나를 부탁하고 가신다.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끼리는 이렇게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구나’ 싶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남부골목시장은 요즘 핫한 대형 쇼핑몰이나 복합문화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곳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필요한 게 다 있고,
세련되진 않았지만 사람 냄새나는 따뜻함이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서울 속에서,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시장은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바쁘게 살다가 문득 소박한 하루가 필요할 때, 남부골목시장 같은 곳을 찾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서울의 작은 골목 어딘가에서는 따뜻한 하루가 흐르고 있다.
그 골목을, 남부골목시장을 걸어보고 싶다면,
편한 마음으로 한 번 들러볼 것은 강력 추천한다.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이황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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