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아이와 산책하기 좋은 남해 미조항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에 위치한 미조항은 생각보다 넓어서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미조항에 오면 주로 스페이스 미조와 팔랑마을 해상 산책로가 있는 미조 남항만 산책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미조 북항을 걸어보았습니다.
남해 미조 북항 주차장은 몇 곳이 있지만 저는 미조 북항 입구 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주차장 주변에는 정자 쉼터가 있고 화장실도 있어 아이와 산책을 시작하기에 좋았습니다.
화장실 방향으로 방파제와 섬이 있어 걸어보았습니다. 방파제 앞으로 보이는 섬은 '미조도'입니다. 미조도는 18세기에 만든 <해동지도>에 미조항진 앞바다에 처음으로 표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규모로 봐서는 사람이 여러 명이 살지 않았을까 싶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과거 주민 거주 여부가 없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미조도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라고 합니다.
섬의 이름은 처음에는 모양이 누에처럼 생겼다 하여 누에섬이라 하다가, 지금은 미조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미조항을 걷다 보면 미조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산책하시면서 섬의 모양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미조항을 걷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29호로 지정된 <남해 미조리 상록수림>이 있습니다. 바닷가 앞에 설치된 나무들은 주로 해풍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미조리의 상록수림은 마을 앞 바닷가 언덕의 경사면에 암벽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바위가 유난히 많은 걸 발견할 수 있답니다.
남해 미조항은 아이와 산책하기 좋게 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함께 길을 걷던 아이가 킥보드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을 만큼 걷고 뛰기에 좋은 해안 공원입니다.
미조항에는 바다에서 자라는 생물들의 모습을 조형물로 만든 곳이 있습니다. 아이는 보자마자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옷이 지저분해지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온몸을 날려 자신만의 컨셉에 맞춰 포즈를 취해 줍니다.
아이와 자주 사진을 찍지만 늘 느끼는 점은 얼굴이 예쁘게 나오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미조리 상록수림이나 해산물의 설명이 있는 조형물도 엄마의 마음과는 달리 그저 놀이로만 생각합니다. 이날도 역시나 특이한 모양의 해삼을 설명하려다 아이의 주먹 사진으로 설명은 끝이 났습니다.
미조항을 산책하다 보면 전망대처럼 생긴 특이한 건물이 나옵니다.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건물인가 싶었더니 1층은 공중화장실, 2층은 카페이며 전망대는 누구나 방문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1층에는 특이하게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쉬어가기 좋은 의자도 있습니다. 2층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들리고, 따뜻하기까지 합니다. 추운 겨울에 방문했다면 쉬어가기 좋은 겨울 쉼터였습니다.
외부로 연결된 전망대를 오르니 미조 북항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반대편에서는 보이지 않던 갈매기들이 이곳에서는 쉴 새 없이 지저귀며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새우깡을 들고 있으면 갈매기가 먹으러 올까?" 하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조항의 바다 풍경을 잠시 감상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산책하며 걸어온 미조 북항의 모습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부드러운 곡선이 이어진 계단이 아름답습니다. 시원한 여름이면 계단에 앉아 바다를 보며 수다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반대편은 주차장과 조선소가 있습니다. 원래 전망대에서 보이는 하얀 등대가 있는 방파제를 직접 가보고 싶었는데 걸어서 가기에는 조선소 건물이 막혀 있는 듯해서 이날은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와 산책이 아니라면 다음에는 미조 북항부터 방파제, 남항까지 전체를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미조>라는 이름은 수행을 하러 왔다가 남해의 물이 불어 오도가도 못하게 된 부처님 앞에 마을 앞 섬 하나가 자진해서 엎드려 디딤돌이 돼주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미조 마을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남해의 아름다운 국가 어항 <미조항>. 바다를 보며 아이와 산책하기 좋은 곳이니 남해 봄나들이하실 때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
- #남해여행
- #미조항
- #아이와산책
- #남해미조
- #걷기에좋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