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래봉은 2022년 ‘산성의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한 산성종합정비사업의 첫 발굴 조사 이후,

숨겨진 역사의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바로 이곳이 흑석동 산성입니다.

산성의 존재는 흑석리역 인근, 커다란 시멘트 공장 근처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매노3동 경로당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黑石山城(흑석산성)'이라 적힌 표지와 함께

산성의 과거 모습을 재현한 벽화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조용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명한 딱따구리 소리와 함께 깊어지는 숲의 정적,

그리고 중간쯤에 이르면 작고 예쁜 연못 하나와 진달래가 핀 묘지가 나옵니다.

묘지에서 바라보는 풍경 참 아름답지 않나요?

사실, 흑석동 산성은 발굴된 지 오래되지 않아 길이 다듬어지지 않아 야생 그대로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지만,

중간중간 거리 표지판과 벤치가 잘 마련돼 있어 길 찾기가 수월합니다.

산성은 약 1km 미만의 거리라서 천천히 쉬며 다녀와도 왕복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상인 고무래봉에 도착하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산성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돌무더기들이 산줄기를 따라 이어져 있는 모습은 당시의 산성 구조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중간중간 돌이 끊긴 부분은 출입구(문지)로 추정되며,

성벽은 돌을 원래의 모양대로 깎아 맞춰 쌓는 그랭이공법으로 매우 견고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흑석동 산성은 백제 사비도성(부여)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던 전략적 요충지로,

삼각형 형태의 산성은 전체 둘레 478m로 비교적 아담하지만, 그 역사적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대전에 40여 개 산성이 있지만, 축조 시기가 명확히 밝혀진 유일한 산성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상당합니다.

발굴 과정에서는 명문 기와 등 유물이 발견되었고, 현재까지도 복원을 위한

야자매트 포설 작업과 함께 지속적인 조사와 정비가 진행 중입니다.

​산성을 따라 한 바퀴 돌다 보면 멀리 도농교류센터도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백제 시대와 현재가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흑석동 산성은 우리에게 말없이 오래된 시간을 들려줍니다.

백재의 도시 대전에서 생생히 발굴된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흑석동 산성은 정말 꼭 가볼 만한 답사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흑석동 산성에 오르면, 단순히 오래된 돌무더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지나온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지나쳤을 작은 나무와 흔적들 속에도, 백제의 기운은 여전히 살아 있죠.

역사는 늘 먼 곳에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걷는 길 위에, 우리가 바라보는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머물고 있을 뿐이죠.

그런 점에서 흑석동 산성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걷기 좋은 5월 흑석동 산성에서 과거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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