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봄 산행 가볼만한 곳 –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변산
봄 마중 하러
변산반도로 떠나보자
호남 5대 명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내변산
싱그러운 봄바람 맞으며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변산에 왔습니다. 긴긴 세월 우리 일상을 죄었던 코로나19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이제 종식을 눈앞에 둔 것 같은데요. 그래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그 시기는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친구들 산악회를 이끌고 찾은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변산은 3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불예방을 위해 5개 구간이 통제되었습니다. 사전에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 문의한 결과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내소사 방향은 입산이 허가된 구간이라 이쪽으로 왔는데요. 내변산 등산 코스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을 정도로 순탄한 코스라고 합니다.
오늘 오를 내변산 등산 코스 안내입니다. 사자동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자연보호헌장탑 → 직소폭포 → 재백이 고개 → 관음봉 삼거리 → 내소사 코스로 5.9km에 2시간 45분 걸립니다.
코스를 보면 알겠지만 재백이 고개까지는 최대 경사각 6.6%로 비교적 쉬운 코스인데요. 내소사로 넘어가지 않는 한 대부분 직소폭포를 관람하고 다시 내변산 탐방지원센터로 되돌아갑니다. 재백이 고개에서 관음봉 삼거리를 거쳐 내소사까지는 2km는 조금 난이도가 있는 코스여서 보통 체력 이상의 등산인에게 적합한 코스로 보입니다.
내변산(內邊山)이란 이름은 변산의 안쪽이란 이름으로 변산반도 해안선은 외변산(外邊山)이라고 부릅니다. 1988년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이 되면서 산악지대와 해안지대를 구분하기 위해 불러지만 원래 이름은 변산(邊山) 또는 능가산(楞枷山), 영주산(瀛洲山), 봉래산(蓬萊山)으로 불렸습니다. 실제로 오늘 종착지인 내소사는 내변산 내소사가 아니라 능가산 내소사인데요. 오랫동안 사용하던 변산이란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합니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실상사가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창건해 조선시대 효령대군이 중창과 삼존불사에 관여했다고 알려졌고 임진왜란 때도 피해를 입지 않아 그때까지만 해도 변산에는 꽤 큰 사찰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사찰 소유 토지 대부분을 토지 조사로 빼앗기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모든 전각이 불타버려 폐사지로 남았던 곳에 1995년부터 다시 불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따라가는 사람들은 직소폭포까지만 다녀온다고 합니다. 아이를 업기도 하고 걷게도 하며 가족의 봄맞이 내변산 산책은 여유로운데요. 오늘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씨라 복장이 무거워 보여 안타깝습니다. 보통 산행 시 땀이 나기 시작하면 그제야 무거운 겉옷을 벗는데요, 산행 시작 전 벗어 배낭에 넣고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엔 다소 추울 수 있어도 걷다 보면 금세 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거든요. 그리고 쉴 때 배낭에 넣어 두었던 옷을 꺼내 입고 몸을 보온하고 출발할 때 다시 벗으면 됩니다.
어느덧 자연보호 헌장탑까지 왔습니다. 남여치 탐방지원센터에서 월명암을 거쳐 내소사로 가는 코스와 합류하는 지점입니다. 현재 이 코스는 4월 30일까지 산불예방으로 탐방 금지입니다.
국립공원은 산불예방을 위한
통제 기간에 통제구간을 등산하거나
비법정 등산로를 등산하다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5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습니다.
또한 국립공원에서는 흡연도 할 수 없는데요.
1차에 적발돼도 6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소호입니다. 내변산 각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가둬 부안댐으로 흘려보내는데요, 봄가뭄이 절정이지만, 직소호는 거의 만수입니다. 그만큼 내변산은 깊은 골짜기가 많고 갈수기에도 끊임없이 물이 샘솟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상류에 있는 직소폭포가 가물지 않았다는 증거도 돼 안도합니다. 내변산을 흐르는 중심 하천은 백천(百川)으로 중계 계곡, 회양 계곡, 봉래 계곡 등의 물을 합하여 서해안으로 흘러간다
수려한 광경의 직소호, 직소폭포
오늘 박무가 끼어 산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오늘 가야 할 내소사 코스가 확연하게 보입니다. 왼쪽으로 높은 봉우리는 관음봉(433m)이고 오른쪽으로 두 번째 고개가 재백이 고개입니다.
직소호 주변 산자락에는 심지 굳은 소나무가 여럿 보입니다. 내변산에서 자란 소나무는 곧고 단단해 고려 때부터 궁궐을 짓는데 사용했고 1274년과 1281년 두 번에 걸쳐 원나라가 고려를 거쳐 일본 정정길에 만든 800여 척의 전함도 내변산의 소나무로 만들었다는데요, 울창했던 소나무 산림은 벌목으로 대부분 사라졌지만, 등산로 주변에 20m는 되어 보이는 굵고 단단한 소나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직소호 전망대와 함께 보는 선인봉(264m)입니다. 선인봉 아래에 실상사가 있는데요, 실상사에서 직소호 전망대까지는 10분 정도 걸립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딱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는데요. '산천의 경치가 아주 아름답다'라는 산자수명(山紫水明) 입니다.
직소폭포 전망대입니다. 직소호 전망대에서 호수 따라 1km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호 전망대까지만 왔다 돌아가는데요.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 전망대까지는 2.4km에 35분 (왕복 4.8km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고 직소호 전망대에서 직소폭포 전망대까지는 조금 오르막이 있지만,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니 보통 체력이라면 꼭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멀리 직소폭포가 보입니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직선거리로 170m 정도 되는데요, 점심때가 되다 보니 많은 등산객이 식사할 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전망대 바로 아래는 분옥담인데요. 직소폭포에서 흐르는 물이 다시 두 번에 걸쳐 조그마한 폭포를 이루는 구간입니다. 분옥담 못미처 선녀탕도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분옥담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직소폭포만 조금 확대했습니다.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인데요. 내려가서 관찰할 수 없어 먼발치에서 보지만, 시퍼런 소를 보니 겁부터 납니다. 직소(直沼)라는 이름 자체가 곧바로(直) 소(沼)로 떨어진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요. 얼마나 낙차가 크고 물줄기가 센지 폭포 아래는 돌개구멍도 있고 주변에는 주상절리도 보입니다.
직소폭포 근처에서 바라본 직소폭포 전망대입니다. 직소호 전망대에서 직소폭포 전망대까지는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인데요, 그래도 못 갈 길은 아니랍니다.
직소폭포부터는 조금씩 오르막입니다. 직소폭포 자체가 주상절리이듯이 주변은 모두 주상절리로 이루어졌습니다. 내변산은 백악기 부안 화산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산 응회암으로 구성되었는데요. 다양한 주상절리와 수직단면이 잘 발달된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구간은 일부가 떨어져 너덜을 이룬 구간인데요,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가 된 것도 모두 직소폭포 주상절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릿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직소천과 나란히 걷습니다. 그냥 흙길이었으면 어떨까 싶은데요, 야자 매트가 깔려 오히려 미끄럽군요.
직소폭포 상류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흐르는 물은 폭포를 이룰 만큼 풍부하지 않지만, 놀랍게도 직소폭포는 엄청난 물을 쏟아냅니다. 그만큼 직소폭포로 흐르는 물이 여러 곳에 많다는 뜻이겠죠.
관음봉이 보입니다. 가야 할 코스는 관음봉 중간쯤인 관음봉 삼거리에서 오른쪽 내소사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직소폭포에서 관음봉 삼거리까지는 2.3km밖에 되지 않지만, 오르막이 상당합니다.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계곡도 깊고 내려가는 길도 험하다는 것은 진리인 듯합니다.
재백이 고개입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원암 통제소가 나오고 관음봉 삼거리는 산으로 계속 올라갑니다. 재백이 고개에서 내소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2.6km로 1시간 15분이 소요된다는데요, 지금부터 은근히 걱정됩니다. 오늘 산행에 앞서 산악회 공지에 3분의 2는 쉬운 코스 3분의 1은 보통 코스라고 소개해 모두 따라오게 되었는데요, 체력이 바닥난 친구 둘이 재백이 고개에서 관음봉 삼거리까지 24%에 이르는 경사각을 어떻게 오를지 걱정이 앞섭니다.
직소폭포 전망대 부근부터 보이기 시작한 진달래가 재백이 고개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힘든 친구들이 진달래를 보면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돼 없던 힘도 솟기를 기대해야겠습니다.
관음봉 삼거리로 오르는 철계단입니다. 밑에서 보면 까마득하게 보이지만, 사실 크게 힘든 구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체력 저하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에겐 거대한 난관의 벽이기도 합니다.
철계단 끝에서 보는 풍경은 압권입니다. 내변산의 수많은 봉우리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요, 힘들게 올라오는 친구들도 탁 트인 조망에 힘이 다시 솟구쳤으면 합니다.
재백이 고개로 오르기 전 마당바위가 있었지만, 그곳은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는데요. 관음봉 삼거리로 가는 방향 인근에 사방이 탁 트인 바위가 나오는데, 이곳도 역시 마당바위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날이 좋았다면 곰소만 너머 고창 선운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데요. 아쉬운 조망입니다.
관음봉 삼거리입니다. 관음봉과 세봉을 거쳐 세봉 삼거리에서 입암마을로 하산할 수 있지만, 약 2km에 1시간 정도 더 걸리기에 오늘 예정된 코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혹시 관음봉만 다녀올 사람들은 관음봉 삼거리에서 관음봉까지도 왕복 1.2km라는 것 참고하세요.
이제 하산합니다. 힘들게 올라왔듯이 내리막도 힘든데요. 경사각은 25.3%로 내소사에서 반대로 등산 코스를 잡는다면 1.2km만 오르면 되니 오히려 내소사에서 출발해 직소폭포를 거쳐 내변산 탐방지원센터로 가는 코스도 가볼만하겠습니다. 하지만, 내소사를 들르지 않아도 내소사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한다는 것은 부담일 수 있겠습니다.
하산길에 보는 능가산 내소사입니다. 백제 무왕 34년인 633년 혜구두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해 임진왜란 때 많이 소실되었던 것을 1633년 중건했는데요. 보물 4점과 전북 유형문화재 3점이 있는 사찰입니다. 오늘 비록 산행이 많이 늦어 점심시간도 빠듯하지만, 내소사까지 가보도록 합니다.
재백이 고개 탐방로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났습니다. 4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직소폭포와 재백이 고개를 거쳐 관음봉 삼거리에서 내소사로 하산했는데요. 이곳에서 등산 앱을 종료해야 하지만, 대부분 내소사를 경유해 주차장으로 이동하기에 일주문까지 시간과 거리를 기록했습니다.
정규 탐방코스는 5.9km에 2시간 45분이 걸리지만, 내소사까지 전나무 숲길 따라 왕복했더니 1.1km 정도 추가되었습니다. 시간은 3시간 16분이 걸려 30분 정도 추가되었는데요, 내소사 관람시간이니 대략 정규 탐방코스를 걷는 시간은 비슷하겠습니다.
중간에 점심시간 없이 이동했기에 식사를 한다면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는데요. 대신 거리는 비교적 정확하니 산행계획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 결과표에서 보듯 평지 4.1km, 오르막 1.5km, 내리막 1.4km인데요, 평지 구간에 내소사 왕복이 있기에 전체적인 산행코스 중 3km 정도가 평지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 거리는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로 아주 쉬운 코스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제 내소사까지 전나무 숲길을 지납니다. 재백이 고개 탐방로에서 내소사까지 전나무 숲길은 짧고 대신 벚나무길이 볼만한데요. 아직 깊은 산중이라 산행하는 날 벚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633년에 창건해 1400년 고찰 능가산 내소사입니다. 소래사에서 언제 내소사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시주하러 왔다고 해서 소정방이 방문한 절, 내소사(來蘇寺)라고 고쳐지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내소사의 성보문화재는 모두 7점으로 보물은 대웅보전, 영산회 괘불탱, 고려 동종, 법화경 절본 사본 등 4점이고 전북 유형문화재는 삼층석탑, 설선당,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입니다. 그중 영산회 괘불탱과 법화경 절본 사본을 제외한 5점은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재는 아니지만, 대웅보전 꽃 문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무늬라고 하는데요. 문을 공부하고 제작하는 사람들은 성지순례처럼 와서 보는 꽃살문이라고 합니다.
비록 벚꽃은 피지 않았어도 내소사의 봄은 화려합니다. 홍 벚꽃도 몽글몽글 맺혔고요. 목련도 금방 만개할 것 같습니다. 수형이 매우 아름다운 산수유 한 그루가 내소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큰 힐링을 선사하는데요, 사방을 다 둘러보고 아무렇게 담아도 예술이 되는 산수유나무입니다.
이제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을 지납니다. 오대산 월정사, 포천 국립수목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데요. 150년 역사를 가진 숲길로 500여 그루가 일주문까지 이어집니다.
제가 내변산에 오른 날은 3월 19일 일요일이었는데요, 아마 지금쯤이면 전나무 숲길 지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는 코스를 똑같이 걸어 산행하거나 전나무 숲길을 걸어 내소사를 탐방하는 관광객 모두 봄을 맞이해 전라북도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변산과 내소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화창한 봄날 산행 및 산책 일정을 세워보시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심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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