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신록과 무더운 한낮의 열기,

초여름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초여름의 공기는 어쩐지 사람을 걷게 만듭니다.

뜨겁지는 않지만 선명한 햇살,

그리고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머무는 계절.

이 아름다운 날,☀️

저는 인천 서구 석남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인천 석남 가볼만한 곳

조서강 묘와 중식 맛집 만흥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를 안고 있는

석남완충녹지 도시바람길숲을 따라 걷다 보면

언덕 위의 작은 숲이 나오는데요.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식재된 테마숲길과

운동 및 놀이, 전망 및 휴게 공간 등으로 조성이 된

지역 커뮤니티, 이음숲입니다.

이음숲이 내뿜는 초록빛 호흡을 느끼며 걷다 보면

고요한 골목 끝자락에서

낯선 위엄을 마주하게 됩니다.

야트막한 돌계단에 위치한

무덤이 하나 보이는데요.

이곳은 어떤 사연이 있는 곳일까요?

바로 조선 후기 문신이자 학자였던

조서강 선생의 묘소, 조서강 묘 입니다.

조서강은 조선 영조, 정조 시기를 거치며

벼슬길에 있었던 실학 계열의 학자인데요.

이곳은 그의 사후,

제자들과 후손들이 정성을 모아 조성한 묘역으로

도심 속에 숨겨진 사적 공간이자

그의 사상과 철학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그의 묘는 크진 않지만

엄숙한 질서감이 느껴집니다.

고이 잠든 문신을 엄호하듯

우직하게 서있는 문인석들,

바람결에 따라 흔들리는 나무들,

그리고 적막의 시간.

이곳은 무언의 이야기를 건네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곳입니다.

이 묘역은 유명 관광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항구도시로 유명한 인천의 끝자락에

근대 이전 지식인의 삶과 죽음을

마주하게 하는 흔적입니다.

그렇기에 더 조심스레 다가가고

오래 보존을 해야 할 공간이지요.

소란한 일상에서 벗어나

비밀스럽게 떠나는 작은 여행.

조서강 묘는 그런 사유의 장소입니다.

조서강의 묘를 나와 뜨끈한 짬뽕 한 그릇,

여운의 걸음 끝에 시장기가 느껴집니다.

문득 골목 끝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불향이

발걸음을 붙잡는데요.

오늘의 저녁은 ‘만흥’이라는

석남 대표 착한가격업소 중국집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만흥’은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착한가격업소

늦은 시간까지 단골손님들로 가득 찬 곳입니다.

맛있고 저렴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지요.

‘만흥’의 화려한 역사를 대변하는

각종 상패와 상장들을 보니 더더욱 입맛이 당깁니다.

빠르게 해물짬뽕과 탕수육을 넉넉히 주문해 봤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식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요.

혼자 짬을 내서 오는 직장인,

다 함께 모여 왁자지껄 식사를 즐기는 가족들,

술 한 잔을 기울이는 친구들.

이곳에선 모두가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됩니다.

먼저 나온 짬뽕은

국물을 한 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는 맛입니다.

진한 불향 국물에 홍합, 오징어, 채소

아낌없이 들어있어 씹는 재미까지 있었습니다.

탕수육은 얇고 바삭한 튀김옷

새콤달콤한 소스가 인상적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탱글탱글한 돼지고기도 기름기가 적당

신나게 먹고 나서도 속이 편했습니다.

‘만흥’의 맛난 메뉴들을 즐기고 나니

오늘 하루의 피로함도,

앞서 들린 조서강 묘의 여운도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엄숙한 묘소에서 시작해

얼큰한 짬뽕과 바삭한 탕수육으로 이어진

오늘 하루.

인천의 서구는 그렇게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로 완성됩니다.

<조서강묘/만흥>

※ 본 게시글은 제13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박지현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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