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논산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강경 채운산 근린공원 (채산근린공원)
논산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강경 채운산 근린공원 (채산근린공원)
강경읍은 철길을 따라 북쪽과 남쪽으로 나뉩니다. 철길 넘어 북쪽은 상업지구로 강경에서 그나마 번화한 편입니다.
하지만 철길 넘어 남쪽은 그에 비하면 고요합니다. 강경역에 서 있을 때마다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저기 저 산을 뭘까? 저기 얼핏 계단도 보이는데 오를 수 있는 산일까?"
지도를 보니 해발 57.4m에 달하는 채운산입니다. 타박타박 발길을 옮깁니다.
강경역에서 내려 왼편으로 걸어갑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초록색의 그늘막이 있는 육교가 보이죠.
이 육교를 지나면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슨 슈퍼 하나가 보입니다.
그 슈퍼 위에는 '강경로66번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제대로 오고 있는지 내내 의심을 했지만, 이 길을 보는 순간 제대로 왔다고 깨달았죠.
슈퍼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잘 다듬어진 계단길이 보입니다.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오르는 데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황산 전망대가 빼꼼 보입니다.
이곳은 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근린공원인 것 같습니다. 오르는 내내 몇 명의 주민과 마주쳤거든요.
그렇게 조금 오르다 보면 말끔한 느낌이 드는 벤치가 보입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가뿐히 내 곁은 지나갔지만,
운동과 담을 쌓은 지 오래된 저는 잠시 벤치에 퍼질러 앉아 심호흡을 합니다.
"그래, 이렇게 쉬라고 만든 벤치겠지?" 혼자 중얼거리며 앉아 쉬다 보니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엉덩이는 의자에 탁 달라붙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지만,
불현듯 이러다 너무 늦어질 것 같아 힘겹게 다시 길을 나섭니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멀리서 봐도 큼직한 나무 한 그루가 언덕배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직 새싹이 돋지 않아 앙상한 가지뿐인데 그 덕분에 실루엣이 더 멋스럽게 다가옵니다.
조금 더 걸어서 위로 올라가니 나무를 둘러싼 의자가 보입니다.
의자가 다 나무 방향이 아니라, 나무를 등진 방향입니다. 도시를 바라보는 방향이죠.
나무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 금강과 강경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한적하게 쉬었다 가기 좋겠죠?
채산근린공원 한가운데에는 순국지사 충혼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충혼탑에 존함이 새겨진 순국 영령들은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혼연히 바쳐 풍전등화격인 조국의 난국을 타개한 구국간성의 열사들입니다.
처음 이 공원에 왔다면 충혼탑 설명문을 한번 읽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담하고, 공원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가파른 곳이 여기 채운산 채산근린공원이죠.
한편에 자리한 흙먼지 털이기로 여기까지 끌고 온 흙먼지를 훌훌 털어 버립니다.
그리고 흙먼지 털이기 바로 옆에는 화장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던 한 아주머니가 이곳에 와서 쿨하게 먼지를 털고 사라지십니다.
저도 이제 발길을 돌릴 시간입니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려는데 오르느라 보지 못했던 풍경이 이제야 눈앞에 보입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것을 보면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앙상한 가지가 아쉬워 초록의 계절에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하며 타박타박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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