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미내다리

논산시 채운면 삼거리 강경천에는 충남유형문화재 제11호인 ‘미내다리’가 있습니다, 차량 한 대만 겨우 지나가는 천변 길을 달려 찾아간 ‘미내다리’는 생각보다 상태가 좋아 놀랐는데요, 1997년 폭풍우로 무너진 것을 2003년 논산시가 복원한 다리입니다.

3경간 무지개다리 형태로 남아있는 ‘미내다리’는 조선 영조 7년인 1731년 지역 유지들이 세운 다리로 길이 30m, 폭 2.8m, 높이 4.5m의 아담한 크기입니다. 하지만, 호남과 충청을 잇는 당시 최대 규모의 다리였으니 논산 강경을 방문했다면 꼭 보고 가야 할 곳이지요.

다리 옆에는 '강경 미내다리'에 대한 설명이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습니다. 옛날에는 강경천이 있었던 하천명을 ‘미내천’라 불렀는데, ‘미내다리’는 여기서 착안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장마철과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릴 때면 교통이 두절되고 인명피해가 자주 발생해 강경촌 사람들이 이 구불구불한 강경천을 동서로 이어 다리를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다리는 유로변경으로 제내지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강경천 고수부지로 옮겨 복원한 곳입니다. 강경천을 찾는 분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길을 내고, 디딤돌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미내다리 주변에는 주차장도 완비되어 있어 낚시를 하러 오시는 분들도 종종 보입니다.

미내다리는 ‘삼남 제1교’라 불렀는데요, 화강암의 밝고 튼튼한 기운이 아직도 느껴집니다. 특히, 3개의 무지개 모양이 연상되는 다리 전체 형상에 미적인 감각도 느껴지는데요, 강경의 융성과 쇠락을 묵묵히 지켜본 다리라 더 의미가 있습니다.

다리 안쪽을 살펴보면 돌들 사이에 뾰족하게 돌출된 돌도 보입니다. 가지런한 형태는 아니지만 아귀를 맞춰 단단하게 세워둔 다리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당시의 강경포구의 모습도 연상케 합니다. 다리 주변의 물은 사라지고 없지만 오랫동안 물에 잠겨있었던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리를 연결한 돌 사리로 물이 스며들면서 백화 현상이 있어났는데요, 이들이 굳어져 종유석이 만들어졌습니다. 종유석은 탄산가스의 방출과 탄산칼슘의 침전으로 생기는 것인데, 석회동굴에서만 보았던 종유석을 보니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는지 짐작이 갑니다.

미내다리 사적비에는 다리에 얽힌 전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산은 신선이 있어 유명해지고 물은 용이 있어 유명해진다. 다리의 이름을 '미내'라고 한 것은 용과 연관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용을 순우리말로 '미르'라고 부르는데 처음에는 '미르다리'라고 불리다가 어느 순간 '미내다리'로 부르게 되었다'라는 내용입니다. 촘촘한 글씨로 적힌 긴 내용이라 그냥 지나치기 쉬우니 간단한 요약 설명이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미내다리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미내다리 위에서 인증샷을 많이 남기고 있었는데요, 문화재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곳이 신기할 뿐입니다.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대다 보존 상태가 좋아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리 위에 올라서니 눈앞으로 강경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보이고, 주차장과 강경천 모습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미내다리 위에서 확 트인 주변 경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그 옛날 강경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았던 미내다리는 지금 경경천 옆에 오롯이 남아 오는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다리만 보았다면 초원에 지어진 근사한 출입구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강경을 방문했다면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미내다리도 꼭 한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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