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철암 탄탄대로 산책기
탄탄대로 초입은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에 '샛들2길 2'를 찍고
몇 번이나 돌다 겨우 찾았다.
철길 건널목을 지나자 '탄탄대로'라는
정겨운 표지판이 나타났다.
푸르른 녹음 속, 머리 위로
나무다리가 길을 가로지르고 있다.
나무 계단을 지나 터널 입구에 서니
서늘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
마치 시간의 틈새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터널 안은 생각보다 밝았지만
습기 찬 냉기가 피부에 닿았다.
광부들이 매일 아침 저녁 오갔을 이 길을 걸으니,
저절로 그 시절의 무거운 발걸음이 떠오른다.
발 아래 오래된 철로가 조용히 잠들어 있다.
자갈을 밟는 소리가 울리며
걸을 때마다 묘한 감정이 들었다.
한때 석탄을 나르던 철로 위에 내 발자국이 겹쳐진다.
터널을 나오자 '광부의 출근길 공원 B'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광부들의 이야기가
작은 바람 속에 묻어나오는 듯하다.
숲길은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초여름의 풋풋한 공기와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 덕에
걷는 내내 마음이 밝아졌다.
붉은 단풍잎 하나가
초록 숲속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른 계절보다 이르게 물든 단풍이
왠지 모르게 반갑고 따뜻했다.
바닥을 유심히 보니 작은 인장이 있다.
"강원탄광"이라고 적힌 이 인장은,
이곳이 탄광 노동자의 삶과
역사가 깃든 장소임을 말해준다.
잠시 발을 멈추고 과거를 생각했다.
강원도 소방학교 건물이 나타나면서
길은 끝을 향해 간다.
트레킹길의 끝에서 마주한 현대적인 건물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소방학교에서 되돌아섰다.
되돌아오는 길에 석탄을 나르던
기차가 천천히 지나갔다.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 소리와 함께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았다.
기차가 지나자 기다렸다는 듯
호랑나비가 날아와 꽃 위에 앉았다.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처럼,
과거의 아픔도 이 길 위에서
조금씩 치유되는 것 같았다.
탄탄대로를 걷는 동안 느낀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천천히 녹아내렸다.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곳을 더욱 특별한 장소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이 길을 걸을 이들에게도
탄탄대로는 단순한 산책길 이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 본 게시글은
태백시 SNS 기자단이 직접 작성한 글로
태백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블로그/ 카페로 스크랩을 원하실 경우
링크와 출처를 표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 #태백시SNS기자단
- #태백
- #태백여행
- #산책길
- #산책
- #탄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