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전북 농업의 미래를 만나다 –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탐방기
청년 농업인들의 꿈과 미래,
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곳
최근 우리 농업은 농촌인구 감소, 이상기후 등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 해결책으로 스마트팜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데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균등한 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스마트팜 영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 농업의 현장을 가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있는 농업현장을 찾아 우리 농업이 발전해가는 모습과 미래 농업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김제시 백구면에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방문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김제를 포함하여 경북 상주·경남 밀양·전남 고흥 이렇게 총 4개의 스마트팜이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데요.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 부지면적 총 21.3h에 이르는 면적에 사업비 829억 원을 들여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2021년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먼저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온실 작물인 토마토와 파프리카 조형물과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원센터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지원센터 1층 내부는 스마트팜 관련 장치들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원 기관별 사무실과 작물에 대한 환경정보, 경영정보, 생육정보 등이 수집·관리되고 있는 빅데이터센터가 입주해 있습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크게 청년창업보육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 빅데이터센터로 구성되어 기능별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엄청난 크기의 온실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서 그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맨 먼저 방문한 곳은 청년창업보육센터입니다. 방역 등의 문제로 출입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 방문 시간을 사전에 조율한 후 센터를 방문했는데요. 농식품인력개발원 스마트팜팀 이창희 주무관님의 안내로 실습 현장과 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청년창업보육과정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선발이 이루어지는데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매년 총 52명을 모집합니다. 전공과 상관없이 만 18세 이상부터 39세 이하의 스마트팜 분야의 취·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이라면 선발 과정을 거쳐 20개월 동안 국비(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센터는 온실과 연결되어 있어 실습환경이 매우 우수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네요. 통로 좌우의 투명창으로 보이는 온실 안에서는 열심히 실습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교육과 실습이 모두 진지합니다. 농사용 기계를 다루는 일에서부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선별작업과 포장작업은 물론 벌을 이용한 수정 작업까지 실습 과정에 포함되어 있어 매우 섬세하고 깊이 있는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형 실습 과정으로
농업 도전에 희망을
교육은 입문교육, 교육형 실습, 경영형 실습과정으로 구분하여 크게 3단계로 진행되는데요, 첫 2개월 동안은 스마트팜 농업 기초, 스마트팜 관련 정보통신기술 및 데이터 분석 교육 등 입문교육이 이루어지고, 입문교육이 끝난 다음 6개월은 보육 센터 실습 온실에서 전문가 지도하에 육묘, 관리, 수확 등 경험을 축적하고 벤치마킹하는 교육형 실습이 이루어집니다.
나머지 12개월은 경영형 실습으로 교육생 자기 책임하에 영농경영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경영 실습 온실 제공, 영농 전 주기별 실습교육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경영형 실습인데요, 실습 기간 중 500평 온실을 5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자기 책임하에 계획수립단계부터 재배와 판매까지 직접 수행하고 그 소득을 본인이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장 전문가가 1년 동안 영농지도와 컨설팅을 해주고 실습비 월 70만 원, 재료비도 연 360만 원까지 지원해 줘 종자대와 비료대, 전기료 등의 비용도 어느 정도 충당이 가능해 초보 농사꾼에게는 큰 비용 부담 없이 스마트팜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500평에서 올린 소득이 1억이면 평균선인데 출하 시기를 잘 맞추고 품질관리를 잘한 결과 1억 5천만 원까지 소득을 올린 팀이 2팀이나 나왔다고 귀띔합니다.
경영형 실습 1년과 임대팜 3년을 운영하면서 능력에 따라 종잣돈 마련도 가능하므로 스마트팜농사에 뜻이 있는 청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농교육으로는 최고의 프로그램이에요.
농사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경영형 실습과정으로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손상운(26) 씨를 만나 보았습니다. 정읍이 고향인 그는 농과대학 졸업 후 농사에 뜻은 있었지만, 기반이 없어 고민하던 중 교수님 추천으로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알게 되었는데 센터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된 것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센터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다양한 혜택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론 중심의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실습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바로 농사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만족스러운 점으로 꼽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농교육으로는 단연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농사 기반이 없지만, 농사에 뜻이 있는 젊은이에게 강력히 추천한다”면서 향후 임대형 팜에 들어가 농사지은 경험을 토대로 공동출하할 수 있는 법인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임대형 스마트팜인데요, 20개월의 전문 보육과정을 마친 예비 청년 농업인 중에서 시험 성적과 면접을 거쳐 매년 10명씩 우선 선발해 3년 계약으로 임대하고 있습니다.
1인당 연간 약 33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 충분한 재배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쌓고 수익 창출을 하면서 창업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임대형 팜은 과채용 임대형 팜과 복합용 임대형 팜으로 나누어지는데 과채용 임대형 팜은 딸기, 토마토 등의 과채류를 재배할 수 있는 시설이며 복합용 임대형 팜은 과채류를 포함한 다양한 작물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재배할 수 있습니다.
임대형 스마트팜을 방문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스마트팜을 임대하여 과채류를 생산하고 있는 청년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임대형 스파트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작 단계에서 자본이 부족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청년창업자가 큰 부담 없이 3년 동안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팜 농사는 현실적으로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위험도 큰 만큼 농사가 저절로 지어진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땀 흘려 일하고 끊임없이 배우겠다는 각오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스마트팜 실증센터인데요,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실증센터는 우리나라 유일의 농업용 기계 인증기관인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위·수탁 협약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 김제에서는 신품종과 ICT 자재에 대한 실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증’이란 단어가 쉽게 와닿지 않으실 텐데요 스마트팜 기자재나 기술을 출시하기 전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실증공간은 총 20개 구획으로 유리온실 10구획, 연동형 비닐 3구획, 단동형 비닐 5구획, 식물공장 2구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팜 혁신벨리별로 실증분야가 다 다른데요, 이곳 김제는 신품종과 ICT 자재 분야에 대한 실증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증서비스 운영방법은 실증 전 과정을 본인 책임하에 운영하는 자율 실증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협의하여 추진하는 위탁 실증의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위탁형 17사와 자율형 7사가 입주하여 기자재 등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자재 등에 대한 국가 표준을 마련하여 회사가 다르거나 없어지더라도 부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돌아보고 완전한 자동화까지는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스마트팜 농업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농업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열정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우리나라 청년 농업의 희망의 씨앗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리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거라는 기대를 담아봅니다.
글, 사진=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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