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철쭉 l 만개한 조팝나무 l 태안 안면도 수목원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는

태안 안면도 수목원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31-1

▲ 안면도수목원

완연한 봄이 지나고 있습니다. 짙은 벚꽃이 흩날리던 자리에 연두빛 잎사귀가 무성해졌고, 안면도 수목원에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초록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 자리한 안면도수목원은 지금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중입니다. 봄꽃의 절정을 지나 여름의 초입을 준비하는 이 시기, 수목원은 고요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소나무숲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키 큰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뻗어 있는 숲입니다. 수직으로 솟은 줄기와 청명한 하늘을 배경 삼아 걷는 이 숲길은 단숨에 도심의 피로를 씻어내 줍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바늘잎 사이로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음악처럼 느껴집니다. 사진 한 장을 찍기에도, 긴 호흡으로 숲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 무장애나눔길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무장애길은 이 수목원의 자랑 중 하나입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관람객도 불편 없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자연과 사람이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길 위에는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주변에는 풀벌레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끊이지 않습니다. 정말 힐링 그 자체입니다.

▲ 동백나무

동백나무 구역에 이르면 시선은 다시 한번 머뭅니다. 봄을 지나며 대부분의 꽃잎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윤기 나는 잎과 붉은 꽃잎 몇 송이가 바닥에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붉은 꽃으로 가득하던 공간이지만, 지금은 조용히 계절의 중간지점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계절을 떠올리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 지피원

▲ 지피원 포토존

지피원(地被園)은 다양한 풀과 관목이 낮게 퍼져 있는 정원입니다. 계절 따라 색과 질감이 달라지는 이곳은 마치 거대한 그림 캔버스 같습니다. 지금은 푸른 잎들이 대지를 덮으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조용히 걷다가도 발끝에 피어 있는 작은 꽃들을 발견하면 어느새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지난 여름에 방문했을 땐 없었던 핑크색 조형물도 생겼는데요.

초록의 잔디와 주변에 식재된 튤립과도 잘 어울려 아기자기 하며 마치 웨딩 분위기도 납니다.

예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 조팝나무존

▲ 조팝나무와 벤치

조팝나무원에서는 순백의 조팝꽃이 작은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꽃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자연이 만든 레이스 같습니다. 조팝꽃은 늦은 봄의 정취를 마지막까지 머물게 해주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그 아래 서 있으면 어느새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 차산재

▲ 아산원 연못과 정자

▲ 아산원

고즈넉한 정취를 머금은 전통 한옥 건물이 있는 아산원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입구에는 차산재 현판이 달린 대문이 있는데요. 차산재는 전통 한옥의 현판에 자주 사용되는 명칭입니다.

나무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주변의 울창한 숲은 함께 어우러져 옛 선비의 기운을 떠올리게 합니다. 앞마당에서는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공간에서 고요함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한 연못과 그 옆을 지키는 정자가 있습니다. 연못 위에는 수련이 자리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고, 물빛은 고요하게 나무 그림자를 비추고 있습니다. 정자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면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이 듭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며, 지금도 운이 좋다면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배경으로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철쭉원과 그 앞의 조형물

더 걷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산책을 마쳐야 했는데요. 돌아가는 길에 아까는 지나쳤던 포토존을 발견했습니다.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철쭉원과 배경이 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끕니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문 모양 조형물이나 자연 속 벤치와 프레임 구조물은 봄 소풍의 낭만을 완성시켜 줍니다.

▲ 철쭉원

철쭉원은 아직 준비 중입니다. 수많은 철쭉나무들이 5월 초순쯤이면 일제히 꽃을 피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곳은 분홍빛과 붉은빛으로 수놓인 또 하나의 절정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늦봄과 초여름이 맞닿는 시기, 아산수목원은 다시 한 번 그 화려함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계절의 전환기 속에서 자연의 고요한 흐름을 느끼며, 봄을 맞이하고 있는 안면도 수목원으로 힐링 산책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