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시간 전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자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봉화 '백두대간 생태숲' | 박수진 님
자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봉화 '백두대간 생태숲'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경북 봉화에 위치한 아주 특별한 공간, 백두대간 생태숲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아직은 초록이 무르익지 않았지만, 바람 끝에 실려 오는 봄 내음과 벚꽃이 소박하게 피어난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었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에 자리한 백두대간 생태숲은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곳이죠. 사실 처음 발을 들였을 때는 온통 연두빛으로 물든 풍경을 기대했지만, 막 겨울을 털고 일어선 듯한 맑은 공기와 담백한 대지의 숨결이 오히려 이곳만의 매력을 강하게 느끼게 해주었어요.
백두대간 생태숲은 생명을 그대로 품은 숲입니다.
길게 이어진 오솔길을 걷다 보면 아직 초록이 가득하진 않지만, 길가마다 수줍게 핀 벚꽃이 작은 인사를 건네고, 산등성이를 따라 부는 봄바람은 아직은 쌀쌀해서 더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어요.
걷다 보면 느껴지는 건, 만개한 꽃길은 아니지만 텅 빈 듯하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기운이 숨어 있다는 거예요. 길가에는 겨우내 잠들었던 나뭇가지들이 햇살을 받아 깨어나고 있었고, 자그마한 들꽃들이 조심스럽게 꽃망울을 맺고 있었습니다.
생태숲 안에서는 자생식물구역과 복원구역을 자연스럽게 이어 걸을 수 있어요.
자생식물구역에선 백두대간에 실제로 살아가는 식물들을 볼 수 있는데, 아직은 초록 잎이 우거지진 않았지만 진달래 몇 송이, 노란 생강나무꽃이 소박하게 피어 있었어요.
여름에는 풍성하게 자라날 숲이겠지만, 지금은 비워진 공간 속에서 새로 움트는 생명의 시작을 바라보는 기쁨이 더 컸어요. 걷다 보면 생태 복원구역이 이어지는데요.
이곳은 자연 훼손지를 복원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구간입니다. 부드러운 풀밭 대신 아직은 거칠고 황량한 흙바닥 위에 조심스럽게 싹을 틔우는 새순들이 보였어요. 생명은 단숨에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조심스럽게 단단하게 쌓여간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었죠.
봄이 곧 온다는 약속처럼, 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언덕을 물들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푸른 초원이 펼쳐지지 않아도, 그 빈 공간이 주는 설렘과 여백의 미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백두대간 생태숲을 걷는 동안 가장 좋았던 건, 빠르게 걸을 필요 없이 천천히, 자연과 같은 속도로 숨을 고르며 걸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나무 하나, 꽃 한 송이, 가지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길. 아직은 푸른 물결이 일렁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눈길이 가고, 작은 생명에도 감동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백두대간 생태숲은 화려한 초록이 펼쳐진 공간이 아니라, 생명이 막 깨어나는 순간을 오롯이 보여주는 곳입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생명의 신호들을 발견하고, 아직 채워지지 않은 풍경 속에서 곧 다가올 생명의 물결을 상상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었어요.
가득 찬 것보다 비워진 것이 주는 깊은 울림, 아직은 덜 채워진 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 그 자체가 큰 선물이었어요.
조금 있으면, 이 숲길도 언덕도 수백 종의 야생화로 물들겠지만, 오늘 이곳에서 느낀 이 담백한 봄날의 풍경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자연은 늘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마저도 아름답다는 걸 이곳 백두대간 생태숲이 조용히 알려주었거든요.
지금 이 순간의 봉화 백두대간 생태숲은, 모든 게 만개하기 전 고요하고 담백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 작은 쉼표가 필요할 때, 이곳을 걸으며 자연의 숨결과 함께 마음을 내려놓아 보세요.
언젠가 이 길 위에 가득 피어날 초록과 꽃들을 기대하며, 오늘을 충분히 느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행이 될 테니까요.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박수진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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