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산, 솔바람길의 끝자락에 위치한 고정산

안녕하세요? 논산시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장수현입니다.

오늘은 논산시의 등산로 중에서 솔바람길 코스에 있는 고정산을 찾았습니다. 논산의 역사와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는 솔바람길은 돈암서원에서 출발해 수락산 - 충곡서원 - 백제군사박물관 - 김장생선생묘소 - 영사암 - 휴정서원까지 이어진 산책로인데요. 저와 함께 솔바람길의 끝자락에 위치한 고정산으로 떠나 볼까요?

솔바람길은 계백 장군의 혼이 살아 숨 쉬는 황산벌 일원인 논산시 부적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암서원부터 걷기 시작하는데요. 저는 반대로 휴정서원에서 출발했습니다.

휴정서원에 도착하기 전 솔바람길 이정표가 아주 작게 보입니다. 그냥 지나치면 고정산으로 오르는 길을 찾기 힘든데요. 입구를 찾더라도 중간 지점까지만 차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차할 곳이 없기 때문에 휴정서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정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이 영사암이라는 작은 암자입니다. 조선 세조 때 좌의정을 지낸 김국광과 김겸광 형제가 부모의 무덤을 지키며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로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4칸짜리 작은 건물이지만 처음 세웠던 성종 6년(1475년)에는 무려 26칸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찾는 발길이 뜸해서 허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데요. 영사암을 둘러보는 동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집은 사람의 온기가 빠져나가면 곧장 폐가로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영사암 오른 편의 대나무 숲에 작은 우물이 있고 그곳에 석불이 있습니다. 누군가 석불을 만들어 놓고 영사암을 기도처로 사용하는 듯했습니다.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잠시 대나무 숲에서 식힌 후 고정산의 명물인 '논산신풍리마애불'을 보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마애불은 바위 면에 새긴 불상을 이르는 말입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마애불로는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국보 '서산마애삼존불'일 것입니다. 논산신풍리마애불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측되지만 역사에 비해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가치라는 것이 현대인의 기준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텐데요. 불가의 가르침처럼 분별하지 않는 시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논산신풍리마애불'

국보도 보물도 아니지만 논산신풍리마애불에서는 불자의 불심이 느껴집니다. 세련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하고 서툰 솜씨로 바위에 조각했지만 두 손을 가슴에 가지런히 모은 모습에서 민중 불교의 근원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고정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 동안 되살아나는 초록의 생명력을 느끼게 됩니다. 5월부터 한 달에 한두 번은 등산을 하자고 마음먹은 이유가 바로 자연이 주는 생명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인데요. 고정산도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논산의 이름 없는 산을 누가 찾을까 싶었지만 고정산을 오르는 동안 전국의 산악회에서 다녀간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등산의 트렌드가 정상 정복이라는 목표보다는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성공, 또는 성취감을 맞보는 '소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고정산도 역사와 자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휴정서원에서 시작해 영사암과 논산신풍리마애불을 보고 고정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불과 15-20분 정도의 거리이지만 볼거리도 많고 자연의 싱그러움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해발 145m의 고정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2,744m에 이르는 백두산도 네 번이나 다녀온 저에게 고정산 정상은 작은 언덕처럼 느껴졌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논산신풍리마애불과 마주하고 주변의 휴정서원과 탑정호수변생태공원을 연계해 주말여행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 논산시 부적면 신풍길 87에 위치한 '휴정서원'

▲ 탑정호수변생태공원

논산의 고정산은 돈암서원에서 휴정서원까지 이어지는 솔바람길의 코스 중 하나이지만 주변에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한 번쯤 방문해 보셨으면 합니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에 만발한 꽃들을 구경한 후 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 맛집에서 봄철에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 것도 추천 항목 중 하나이니까요.

논산시 고정산 : 충청남도 논산시 신풍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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