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겨울 낭만 카페 l 보령 우유창고

설날 눈 온 풍경 맛집

보령 우유창고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하만리 375-7

젖소들이 눈 덮인 들판에 앉아 있습니다. 온 세상이 함박눈으로 포근해 보이는데요. 말 그대로 하늘색 하늘과 하얀 구름은 파스텔 그림을 한 폭 보는 것 같습니다. 눈 위게 앉아 있으면 추워서 어쩌냐고, 아이들은 지레 소 걱정이 앞섭니다. 보온 덮개라도 하나씩 입혀야 하는 거 아니냐고...

▲ 보령 우유창고 목장

이 곳은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 위치한 독특한 카페로 유명해진 우유창고입니다. SNS에서 정말 많이 봤는데요. 충청 수영성 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쳐 버렸습니다. 우유팩 모양의 건물도 유명하고 우유를 주제로 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요즘은 여행 가면 '뭘 볼까?'보다 '어느 어느 카페가 유명해?'가 더 큰 관심사라고 합니다.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금세 유명세를 타기 일쑤죠.

▲ 우유팩 모양의 보령 우유창고

설 연휴가 추가 휴일까지 더해서 무려 6일이나 된다고, 인천공항에 해외여행객이 사상 최대라고 하는데요. 뜻하지 않게 펑펑 쏟아진 함박눈으로 오히려 먼 길 나서기 어려운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설날 오전에 눈을 맞으며 보령으로 향했습니다. 놀랍게도 성주산을 넘어서니 눈 내리던 날씨가 갑자기 맑은 하늘이 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얀 눈에 덮여 있으니 첫 발자국을 남기려는 분들이 눈밭으로 향하고, 벌써 큼직한 눈사람은 목도리까지 감고 서 있습니다. 오랜만에 눈 쌓인 풍경을 본다며 아내는 잔뜩 신이 났습니다.

▲ 보령 우유창고 눈 덮힌 풍경

그리고 창고 건물처럼 지은 대형 카페가 보입니다. 이곳이 우유창고 카페입니다. 길 반대편 목장에서는 젖소 체험, 우유 체험을 주로 하는 곳이고 이곳에서는 여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밖에는 소먹이를 보관하는 대형 통이 보입니다. 축산 농가에서 소에게 먹일 건초를 발효시켜 만든 사료를 '엔실리지'라고 합니다. 일반 풀을 말린 것이지만 가축에게 좋은 영양소를 많이 담고 있죠. 이 사료를 보관하는 통을 '사일로'라고 합니다. 소의 먹이 창고에 불과한 것이지만 예쁘게 색깔을 칠하니 인증숏 장소가 되네요.

▲ 보령 우유창고

▲ 보령 우유창고 카페 - 소 먹이 사일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넓기도 한데 손님들도 정말 많습니다. 설날 오후이니 나들이 나오신 분들입니다. 보통 때는 젊은 분들만 보이는 곳인데,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도 가족들과 함께 호사를 누려 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쇠 파이프 건조물은 바로 축사입니다. 2018년 복합공간 우유창고가 문을 열었고, 그 해 월 방문객이 무려 2만 명이나 되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2022년 현재의 장소로 확장해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 보령 우유창고 카페

사람들은 외양간, 시멘트 위에 앉아서 우유박스 위에 음식을 놓고 먹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우습기도 하네요. 요즘은 인기 많은 특이한 카페도 많은데요. 방앗간 카페나 정미소 카페, 농협 창고 카페 등등 신기한 곳도 많습니다.

음료를 주문하며 보니 이곳에서 만든 유기농 잼 등도 판매합니다. 외형만 보아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네요. 옛날 꽃무늬 쟁반에 담긴 모습도 싼 티가 나기보다 정겹습니다. 커피 맛은 어떨까요? 라테가 정말 맛있는데요. 라테에 들어가는 우유가 정말 고급이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 보령 우유창고 카페 - 판매 제품

▲ 보령 우유창고 카페

창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밖의 풍경이 한눈에 보입니다. 오늘은 눈이 제 몫을 다했습니다. 눈밭에서 신이 난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여유를 부려 봅니다. 눈사람을 만들어 본 게 언제였는지, 눈밭에 발자국을 남겨 본 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면서도 어릴 적 추억 속에 잠시 잠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