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선비의 숨결,

칠곡향교를 가다

안녕하세요.

행복북구 블로그 기자단 이수이입니다.

대구 북구 칠곡지구 중심,

바쁘게 오가는 칠곡중앙대로 한복판

이 도심 속에 조용히 숨 쉬는

오래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칠곡향교입니다.

그저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도로변에서

전통의 기운이 느껴지는

고즈넉한 향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칠곡향교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마주하는 예(禮)의 상징,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하마비(下馬碑)입니다.

‘하마(下馬)’는 ‘말에서 내리라’는 뜻으로,

조선시대에는 관직이 높은 사람도 이 비석 앞에서는

반드시 말에서 내려야 할만치

이곳이 존중받아야 하는

신성한 공간임을 알리는 표시입니다.

하마비를 지나면

홍살문(紅箭門)이 기다립니다.

붉은 화살 모양이 박힌 홍살문은

속세와 성역을 구분하는 전통의 문입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고

마음가짐이 새로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하마비와 홍살문,

이 두 구조물은 칠곡향교의 품격과

선비정신을 지금도 조용히 지켜주고 있는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400년 시간의 무게를 가진 칠곡향교,

칠곡향교는 조선 태조 7년(1398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조선시대 향교입니다.

정확한 건립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인조 20년(1642년)에 완공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향교는 조선 시대 지방에서

국립 유교 교육기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두 개의 핵심 건물이 있습니다.

대성전는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공간

명륜당은 선비들에게

유교 경전을 가르쳤던 강학공간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교육을 담당했던

국립 교육기관입니다.

조선의 교육과

정신적 뿌리를 지켜오던 칠곡향교는

일제강점기에는 칠곡중학교 교실로도 쓰이며

지역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왔습니다.

살아 숨 쉬는 현재형 향교로 칠곡향교는

오래된 유적이지만 지금도 활발하게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칠곡향교는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닙니다.

현재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명륜당에서는 서예·충효 교육,

선비 문화 체험, 다도·민화 강좌, 전통혼례 진행 등

주민과 청소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습니다

또, 봄·가을 석전대제를 통해

유교 전통 제례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향교는 더 이상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교육·문화 공간이라는 사실

정말 인상적입니다.

칠곡향교의 시간의 증인 은행나무

향교 마당 한편, 수백 년의 시간을

함께해 온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약 380 ~ 400년 수령으로

향교의 역사만큼 오래된 존재였습니다.

‘벌레가 들지 않는

은행나무처럼 마음을 곧게 지켜라’는

유교적 상징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은행나무는

2018년 고사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방부 처리되어 형태만 남아 있지만,

이 나무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선비의 정신을 상징하고,

은행 열매처럼 많은 인재가 배출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긴 존재였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은행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던 선비’

떠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향교,

칠곡향교를 걸으며 느낀 건

이곳이 단순한 ‘옛 건물’이 아니라,

지금도 지역의 교육과 문화가 이어지는

현재형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향교 역시 시간이 흘러도

그 정신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국립 유교 교육기관이라는 점이

과거의 시간이었다면

지역 교육·체험·문화행사 거점이 되는 현재의 시간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은행나무 아래 잠시 멈춰 서서

과거와 현재를 함께 바라보는 시간

칠곡향교는

그런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주는 곳입니다.

도심 속 선비의 향기를 느끼고 싶을 때,

칠곡향교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입니다.

〈 대중교통 이용 시 〉

3호선 칠곡운암역·칠곡경대병원역 하차

버스(칠곡3, 527, 급행3 등)

칠곡중학교 정류장 하차 후 도보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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