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장과 함께 한 옛 우리네 삶 이야기 '태양마을&청자마을'

하늘은 맑고 구름이 예쁘지만,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은 시원한 곳을 찾게 만드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대덕구의 일부인 이곳을 틈틈이 찾아와 기록하기 위해 오랜만에 찾아온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을 둘러보는 시간 동안 온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야만 했습니다.

대전에 담배 이름을 딴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왠지 모르게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라면 정겨운 이 이름들 뒤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가 담겨 있답니다.

바로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 신탄진 연초제조창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이곳 신탄진 연초제조창과 함께 울고 웃었던 태양마을, 청자마을의 숨겨진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지금의 KT&G는 사실 아주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말인 1883년, 서양식 담배를 만들려고 '순화국'이라는 국영 회사가 생긴 게 시작으로 대한제국 때는 나라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던, 직접 특정 물건(담배, 인삼, 소금 같은 것들)을 만들고 파는 '전매(專賣)' 제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도 이 전매 제도는 이어졌고, 해방 후에는 '전매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살림에 큰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1987년에 '한국전매공사'로 바뀌면서 공기업이 되었고, 1989년에는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2년, 우리가 아는 (주)KT&G라는 이름으로 완전한 민간 기업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진 KT&G의 핵심 제조창 중 하나가 바로 1965년에 지어진 신탄진 연초제조창이었다고 하는데, 당시 동양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합니다. 신탄진 연초제조창이 들어서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이 커지니 직원들도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이 직원들이 편하게 출퇴근하고 살 수 있도록 공장 근처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생겨났는데, 그 마을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입니다.

이 이름들은 당시 전매청에서 만들던 아주 유명한 담배 브랜드인 '태양'과 '청자'에서 따왔다고 하며, 특히 태양마을에는 1970년대에 지어진 직원 사택들이 있는데, 마치 일본식 가옥처럼 똑같은 모양의 집들이 줄지어 있는 독특한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공장과 마을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짐작하게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굴뚝 연기 피어오르던 시절, '담배마을'의 삶은 어땠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당시 연초제조창은 수천 명이 일하는 큰 공장이었고, 많은 마을 주민이 이곳에서 일하며 안정적인 월급을 받았습니다. "담배 공장에 다니면 굶어 죽을 일은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꽤 괜찮은 직장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 시절에는 담배가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었으니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1960년대는 우리나라가 막 산업화를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농업 위주였던 나라가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면서 급속도로 발전하던 때로 신탄진 연초제조창과 태양마을, 청자마을은 바로 이런 산업화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시골에서 도시로, 농사에서 공장으로 삶의 터전이 바뀌던 시기, 이곳은 새로운 형태의 주거지와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곳이었답니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담배마을을 알리기 위한 벽화가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곳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조용한 마을이 되었고, 얼마 전 대덕구 평촌지구도시개발사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낙후되어 누리지 못했던 도시가스가 들어와 주민의 삶이 조금은 편리해졌습니다.

청자 마을 끄트머리에서 평촌지구도시개발사업단지 조성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젠 펜스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예전에 집과 뒷산 산책로가 있었던 곳 역시 확장 공사하느라 모두 사라진 상태였으며, 시대의 변화 속 이곳 대덕구 평촌동 역시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담배 산업도 많이 변했고, 마을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지만,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은 여전히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제는 벽화마을로 새롭게 단장하며 지나간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은 소박한 마을의 풍경 속에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옛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안성진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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